페란 토레스 스페인의 페란 토레스가 이탈리아전에서 득점 이후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 페란 토레스 스페인의 페란 토레스가 이탈리아전에서 득점 이후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 UEFA(유럽축구연맹) 트위터 캡쳐

 

'무적함대' 스페인이 이탈리아의 A매치 37경기 연속 무패를 저지했다.

스페인은 7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신 시로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4강전에서 2-1로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2018년 9월부 포르투갈전 패배 이후 3년 동안 이어진 A매치 연속 무패행진을 종료하게 됐다. 

2골 합작한 오야르사발-페란 토레스 듀오

이탈리아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인시녜-베르나르데스키-키에사가 최전방을, 베라티-조르지뉴-바렐라가 허리를 맡았다. 포백은 에메르송 -바스토니-보누치-디 로렌초, 골문은 돈나룸마가 지켰다.

스페인도 4-3-3으로 나섰다. 스리톱은 오야르사발-페란 토레스-사라비아, 미드필드는 가비-부스케츠-코케, 포백은 알론소-파우 토레스-라포르트-아스필리쿠에타, 골키퍼 장갑은 시몬이 꼈다.

이탈리아는 강한 전방압박으로 스페인의 빌드업을 억제했다. 전반 4분 전방에서 에메르송이 공을 탈취한 뒤 중앙으로 패스했고, 키에사가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스페인은 점유율을 늘리는 평소의 기조를 유지하며 침착하게 공격을 풀어나갔다. 부스케츠가 미드필드에서 공을 배급하고 왼쪽 측면에서 윙어와 풀백들이 빠른 템포로 공간을 만드는 모습이었다.

결국 스페인은 전반 17분 결실을 맺었다. 마르코스 알론소가 측면으로 한 템포 빠른 전진 패스를 넣었고, 오야르사발이 문전으로 배달한 크로스를 페란 토레스가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스페인은 곧바로 무서운 기세로 이탈리아를 몰아세웠다. 전반 18분 알론소의 슈팅이 돈나룸마 골키퍼 손에 스치고 골대를 팅겨나왔다.

수세에 몰리던 이탈리아는 전반 27분 모처럼 세트피스에서 디 로렌초의 다이빙 헤더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이후 이탈리아와 스페인 모두 라인을 끌어올리고, 전방 압박 강도를 높여나가면서 경기 템포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전반 33분 빠른 역습을 전개한 이탈리아는 베르나르데스키가 박스 안 오른쪽에서 왼발슛을 날렸지만 시몬 골키퍼 손에 스치고 골포스를 맞았다. 전반 34분에는 에메르송의 크로스에 이은 인시녜의 결정적인 논스톱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경기의 최대 변수는 전반 42분에 찾아왔다. 보누치가 부스케츠에게 파울을 범하며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한 것이다.

수적인 우세를 점한 스페인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47분 알론소의 얼리크로스를 사라비아가 논스톱으로 내줬다. 오야르사발이 크로스를 띄워주자 페란 토레스가 헤더골을 성공시켰다.  

이탈리아는 후반 시작하자마자 베르나르데스키 대신 센터백 키엘리니를 투입하며 엷어진 수비를 보강했다. 포메이션은 5-3-1이었다. 인시녜를 원톱에 놓고 스리백은 바스토니-키엘리니-디 로렌초로 구성했다. 오른쪽 윙백은 키에사가 맡았다.

스페인은 후반 4분 부상 당한 페란 토레스 대신 피노를 교체 투입했다. 이탈리아는 후반 13분 인시녜, 베라티 대신 스피드가 뛰어난 켄과 기동성이 좋은 로카텔리를 넣으며 변화를 꾀했다.

후반 18분 피노가 올린 크로스를 오야르사발의 파 포스트에서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빗나갔다. 이탈리아는 중앙 미드필더 자원인 조르지뉴, 바렐라 대신 펠레그리니, 칼라브리아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이에 스페인도 후반 30분 메리노, 힐을 투입해 스리톱을 재정비했다. 최전방은 힐-오야르사발-피노로 구성됐다. 후반 32분 역습 기회에서 피노의 땅볼 크로스를 오야르사발이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돈나룸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탈리아는 한 차례 역습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후반 38분 아스필리쿠에타의 백헤더 패스를 키에사가 빠르게 쇄도하며 가로챘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옆에 있던 펠레그리니에게 내줬고, 펠레그리니는 빈 골문으로 밀어넣었다.

다소 쫓기는 처지가 됐지만 스페인은 실점하지 않고 공을 소유하는데 집중했다. 가비 대신 세르지 로베르토를 넣으며 미드필드를 두텁게 가져갔다. 결국 스페인은 한 골 차의 승리를 거뒀다.

한층 달라진 스페인, 유로 2020 이탈리아전 패배 복수

스페인은 지난 여름 유로 2020 4강전에서 이탈리아를 만나 승부차기 끝에 패한 바 있다. 당시 슈팅수 16-7, 70%의 높은 볼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의 탄탄한 수비 조직을 분쇄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탈리아는 기세를 몰아 결승에서 잉글랜드를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에게 이번 네이션스리그 4강전은 복수전 성격을 띠었다. 스페인은 올모, 페드리의 부상 제외로 전력누수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스페인은 지난 유로 2020과 비교해 다른 콘셉트의 전술을 운용했다. 볼 점유율을 늘리면서 하프라인으로 올라가는 것은 동일했으나 이후에는 이탈리아가 수비 조직을 채 갖추기 전에 빠른 전진 패스와 왼쪽 측면 공간을 십분 활용했다. 알론소는 윙어와 가까운 형태의 움직임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했으며, 오야스사발은 측면 뒷 공간을 쉴새없이 파고들었다. 오른쪽 윙어 사라비아도 왼쪽까지 넘나드는 움직임으로 숫자 싸움에 동참했다.

이탈리아 오른쪽 풀백 디 로렌초를 공략한 전술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스페인은 두 골 모두 왼쪽에서 알론소, 오야르사발을 거쳐 페란 토레스의 피니시로 연결되는 형태였다.  

이탈리아는 전반 42분 보누치의 퇴장마저 겹치면서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다. 이날 스페인은 75%의 높은 볼 점유율을 기록하며 내용과 결과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의 A매치 37경기 연속 무패 최다 기록을 스페인이 멈춰세웠다.

유럽 챔피언을 무너뜨린 스페인은 오는 11일 벨기에-프랑스 승자와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4강전
(산 시로, 이탈리아 밀라노 - 2021년 10월 7일)
이탈리아 1 - 펠레그리니(키에사) 83'
스페인 2 - F.토레스(오야르사발) 17' F.토레스(오야르사발)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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