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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TV '뉴스9'이 1일 뉴스 보도 전에 새로운 표기법을 설명하는 장면
 KBS1 TV "뉴스9"이 1일 뉴스 보도 전에 새로운 표기법을 설명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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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올린 우크라이나 지명 표기법. 여기서 '옳은 표현'은 우크라이나어 표기이고, 틀린 표현은 러시아어 표기이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올린 우크라이나 지명 표기법. 여기서 "옳은 표현"은 우크라이나어 표기이고, 틀린 표현은 러시아어 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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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국 언론과 정부 기관 등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지명을 '키예프' 등 러시아어 발음으로 표기해왔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지명은 우크라이나어 발음으로 정정해서 표기하자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침략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언어, 역사와 문화를 왜곡 비하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국권을 빼앗으려 한다"라며 "우크라이나 여러 지역의 지명이 침략국인 러시아의 발음으로 한국에서 표기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커다란 상처와 아픔이 되어 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의 계기로 우크라이나의 지명을 우크라이나식 발음으로 표기해줄 것을 간청드린다"라며 직접 예시 단어를 제시했다. 대사관 자료에 따르면 키예프는 '키이우', 크림반도는 '크름반도', 하르코프는 '하리키우', 리보프(리비프)는 '르비우' 등으로 표기해야 한다.

KBS 역시 지난 1일 KBS1 TV '뉴스9'에서 "오늘부터 우크라이나 지명을 러시아어가 아닌 우크라이나어를 기준으로 전해드린다"라며 "외래어는 그 나라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표기한다는 국립국어원과 KBS 한국어연구부의 자문을 거쳤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KBS는 이날 보도부터 키예프는 '키이우', 하리코프는 '하리키우'로, 리비프(리보프)는 '리비우'로 쓰고 있다. 정부 역시 2일 우크라이나 지명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발음으로 표기하거나, 러시아어 발음과 병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된 '키이우' vs. '크이우'

우크라이나 지명을 러시아어가 아닌 우크라이나어 발음에 따라 표기해야 한다는 데는 많은 시민들이 공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수도 지명에 대해서는 대사관 측에서 '옳은 표기'로 공지한 '크이우'가 맞을지, KBS가 사용하는 '키이우'가 맞는지에 대해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요청한 표기이므로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국립국어원이 정한 한국의 외래어표기법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논란이 된 키이우(크이우)의 경우 우크라이나 뉴스 등에서의 발음을 들어보면, 키와 크의 중간 발음이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 측은 "관행적으로 사용한 러시아어 표기에서는 키예프로 썼는데, 현재 국립국어원에서는 외심위(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에서 '키이우'를 키예프와 병기가 가능하다고 결정했다고 (시민들에게) 안내 드리고 있다"라고 밝혔다.

언어학자인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오마이뉴스>와 한 서면 질의응답에서, "키예프라는 표기는 현재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매우 치욕적인 일이다"라며 "이 기회에 키예프(키이우)를 현지의 발음대로 쓰고 정착시킬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키이우'와 '크이우' 중 어느 쪽이 적절한 표기냐는 질문에는 "한국어이기 때문에 국립국어원의 입장을 따르는 것이 좋다. 우크라이나어를 한글 음성 기호로 적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온 단어를 한국어에 맞게 적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예를 들어 최근 먹방이 영어 사전에 올라갔는데, 한국어랑 똑같이 [먹빵]이라고 발음하지는 않는다. 발음대로 로마자를 음성 기호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측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키예프가 아니라 크이우"라면서도, '키이우'라고 표기하거나 발음해도 문제가 없냐는 기자의 물음에는 "그것도 맞다"라고 밝혔다.

태그:#키이우, #키예프, #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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