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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국민의힘 선대본부 조직통합총괄단(전 선대위 조직총괄본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게인SNS소통위원회' 카카오톡 채팅방을 입수했고, 그 중 윤석열 대선후보가 참여해 있는 '20번방'의 내용을 집중 분석했다.[편집자말]
국민의힘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는 '어게인SNS소통위원회' 카카오톡 채팅방 중 윤석열 후보도 포함돼 있는 '20번방'에 올라온 부정선거 음모론 및 사전투표 조작설 관련 사진들.
 국민의힘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는 "어게인SNS소통위원회" 카카오톡 채팅방 중 윤석열 후보도 포함돼 있는 "20번방"에 올라온 부정선거 음모론 및 사전투표 조작설 관련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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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사전투표에 이미 손을 다 써놨다고..."
"중국인 가짜들 대거 한국에 와서 투표장(특히 사전투표 2일 간) 찍고 돌아가도 세 시간이면 충분히다."
"우리는 무조건 사전투표 NO, 당일투표 OK."


스스로를 '특전사'라 칭한 이들이 모인 국민의힘 카톡방 '020-어게인SNS소통위원회(이른바 20번방)'에선 부정선거 음모론과 사전투표 조작설이 대세였다.

20번방을 비롯한 120여 개 카톡방은 1월 4일 주호영 당시 선대위 조직총괄본부장으로부터 '윤석열 직인' 임명장을 받은 A씨가 주도해 만들었는데, 특히 20번방엔 윤석열 후보를 비롯해 국민의힘 현역 의원 및 선대본부 핵심 인물들이 포함돼 있었다.

이 20번방에선 부정선거 음모론, 사전투표 조작설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수도 없이 올라왔다.

"단계별 부정선거 계략. ㅇㅈㅁ(이재명 지칭 - 기자 주) 선거캠프 전략. 주사파 대가리 결론. (중략) 1. 사전투표 늘리자." - 1월 18일 오전 8시 49분 'TF선별'

"20대 민주당 당원이 ◯◯◯ 변호사에게 (이재명 후보가 사전튜표에 손을 써놨다고) 제보했습니다. 역시 이번 39대 대선도 부정선거가 되겠군요." - 1월 22일 오전 10시 16분 김◯◯

"● 벌써 대선 부정선거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대위를 왜 중국에다 만드냐? 이건 부정선거 준비 중인 증거다. 참고로 산동은 인천과 배로 한 시간 정도 거리다. (중략) 우리가 투표한 진짜는 다 태워버리고 중국인들이 조작한 배춧잎 투표지. (중략) 꼭 많은 공유 부탁드립니다." - 1월 24일 오전 7시 23분 남◯◯

"사전투표 하지 말라는 움직임이 민주당 놀라 자빠지다. 그렇게 되면 계획한 것이 모두 무산되기 때문에 놀랄만 해. [◯◯◯TV]" - 1월 26일 오후 7시 10분 김△△

"사전투표 NO 확산, 은밀한 계획이 탄로나고 말았다." - 1월 28일 오전 10시 10분 나◯◯


특히 채팅방에선 "사전투표 조직설을 부인했다"며 이준석 대표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준석의 정체를 보여주는 자료 요약> (중략) □ 사전투표를 독려했고 사전투표 조작을 극구 부인하고 사전투표 조작설을 제기하는 유튜버들을 고소하겠다는 자. (중략) 이 자료 막 퍼 날라 주세요." - 1월 3일 오전 3시 34분 김□□

윤석열도 무시 못한 음모론, 이준석은 비교적 강경
 
국민의힘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게인SNS소통위원회' 카카오톡 채팅방. 채팅방 이름 앞에 붙은 숫자에 따르면 120여 개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게인SNS소통위원회" 카카오톡 채팅방. 채팅방 이름 앞에 붙은 숫자에 따르면 120여 개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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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음모론과 사전투표 조작설은 20번방에서만 대세인 게 아니었다. 한 인물이 다른 번호의 방에서 같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3.9대선 사전투표 조작 방지를 위해 당일 투표하고 투표지를 여러 번 접은 후 도장 찍기 바랍니다." - 68번방 1월 28일 오전 8시 33분 나◯◯

"[코로나 확진자 100만 명 이상 투표 못할 위험 발생] (중략) 이재명 측은 기회는 이때다 싶은 듯 사전투표일 하루 더 늘리자고 제안. 또 코로나로 대선판 뒤집으려 수작 부리는 것 아닐까." - 111번방 2월 6일 오후 10시 01분 김△△

"승리하기 위해서는 첫째 사전투표 하지 말고 (후략)" - 13번방 1월 17일 오전 9시 24분 김▽▽


윤석열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힘은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음모론을 무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윤 후보는 3일 충남 아산 유세에서 "우리 당이 공명선거, 부정감시 조직을 튼튼하게 만들어 철저하게 감시하겠다"라며 "3월 4일, 5일, 9일 열심히 투표해 달라"라고 밝혔다.

또 "우리 시민 여러분 중엔 재작년 4.15선거에 대한 부정 의혹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는 걸로 안다. 그래서 당일 투표를 고집하는 걸로 안다"라며 "저희 당을 믿고 저도 내일 사전투표를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준석 대표의 목소리는 좀 더 강경하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대구 유세에서 "많은 분들이 사전투표하면 본인의 한 표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지만 걱정하지 말라"며 "절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안다. 이기기 위해 오는 4일 사전투표부터 해달라"라고 지적했다.

<오마이뉴스> 첫 보도 이후 박형준 부산시장은 20번 방 나갔지만, 윤석열 후보는 유지
 
국민의힘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게인SNS소통위원회' 카카오톡 채팅방 중 20번방 참여자 목록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포함돼 있었다. 해당 프로필에 적힌 휴대전화 번호는 윤 후보의 것과 일치했다.
 국민의힘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게인SNS소통위원회" 카카오톡 채팅방 중 20번방 참여자 목록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포함돼 있었다. 해당 프로필에 적힌 휴대전화 번호는 윤 후보의 것과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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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번방 참여자 목록엔 윤석열 후보를 비롯해 권영세·박수영·서병수·조경태·김미애 등 국민의힘 현역 의원 및 선대본부 핵심 인물은 물론, 박형준 부산시장처럼 정치적 중립을 요구받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윤 후보는 1월 16일, 나머지는 2월 16일 초대).

지난 2일 20번방에 대한 <오마이뉴스>의 보도 이후 박 시장 등은 20번방을 나갔지만, 같은 날 오후 7시 기준으로 윤 후보는 나가지 않고 머물러 있는 상태였다(관련 기사 : [단독] 윤석열 포함된 '020' 카톡방, 특전사 자처한 그들이 벌인 일 http://omn.kr/1xk2l).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본인이 원해서 들어가기도 하지만 상당 부분 (단체 카톡방에) 끌려 들어간다"라며 "정치인은 (카톡방에서) 막 나가는 것도 부담스럽다. 단체 카톡방에서 일어난 일이 (윤 후보) 책임이 있다는 건 맞는 얘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1월 4일 주호영 당시 조직총괄본부장에게 직접 임명장을 받고 20번방 등 120여 개 카톡방을 만드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한 A씨는 "카친(카카오톡 친구)들과 건전하게 활동하는 사람을 악의적으로 모함하면 안 된다"라며 "제가 그 백 몇십 개 카톡방에 무슨 내용이 오가는지 어떻게 다 확인하겠나. 자기들끼리 그냥 소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20번방에 "20번방은 총괄본부 중역들이 계신다" "국민의힘에서 (채팅방을) 만들어줘서 영원히 없어지지 않는" "우리 (국민의힘 조직)통합본부에서 전체 (채팅방을) 통합 관리하게 되었고 이영수 본부장님이 중앙당직자 외에는 모두 통솔한다" 등의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

태그:#윤석열, #국민의힘, #카톡방, #사전투표,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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