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4.18 06:07최종 업데이트 22.04.18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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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집계 결과가 스크린에 표시되고 있다. ⓒ AP=연합뉴스


지난 4월 10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치러졌다. 2주 뒤, 결선에 나설 두 명의 주자는 현직 대통령 마크롱(27.8%)과 RN(국민연합)의 마린 르펜(23.2%)이다. 또 다시 콜레라와 페스트 사이의 선택이다.

표면적으론 5년 전과 같은 장면의 반복이지만 두가지 면에서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첫 번째는 3위를 차지하며 결선 진출이 좌절된 멜랑숑(22%)의 탈락을 많은 이들이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며, 두 번째는 큰 표차로 마크롱의 승리가 예견됐던 5년 전과 달리 이번 결선 투표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여론조사 기관들은 현재 52 : 48 정도의 오차범위 내에서 마크롱의 우위를 점치고 있다.


선거 기간 중 가장 맹렬히 울리던 슬로건은 "마크롱만 빼고"였다. 마크롱 5년을 겪고, 무슨 수를 쓰든 이 지옥을 피하고 싶지만, 차마 극우 프랑스를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의 선택지는 멜랑숑이었다.

파리에서 열린 그의 첫 유세에는 10만 인파가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어떤 후보의 유세장에서도 볼 수 없는 역동적 현장이었고, 전국으로 이어진 유세 투어 내내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선거 1주일 전 실내 경기장에서 치러진 유일한 마크롱의 대중 유세가 경품 제공 등을 통한 힘겨운 노력에도 자리를 절반만 채우며 조롱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선거 직전 줄줄이 터져 나온 '맥킨지 게이트', '로스차일드 스캔들', '알스톰 스캔들'은 외국 자본에 나라를 팔아넘겨온 금융자본가의 '주구' 마크롱의 민낯을 들췄다. 단 한 차례도 후보 간 토론에 참석하지 않은 마크롱의 토론 기피는 이러한 스캔들에 대한 타 후보의 공격을 피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관련기사: 프랑스판 국정 농단? 대선 강타한 맥킨지 게이트 http://omn.kr/1y12y).

특히 선거 막바지에 터져 나온 알스톰 스캔들은 마크롱이라는 인물의 작동 방식과 정계 진출의 계기 자체를 설명해주는 열쇠를 제공한다.

프랑스판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재선 도전에 나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4월 10일 파리 포르 드 베르사유 6관에서 열린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 발표 후 연설에 앞서 지지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 프랑스 알스톰(Alstom)을 매각한 것은 2014년 올랑드 정부 때다. 알스톰은 고속열차 테제베(TGV)를 생산하는 업체며 '알스톰 에너지'는 원전 건설을 담당하는 프랑스의 핵심 기간산업 시설이다. 2014년 매각 당시 알스톰은 해외 여러 나라와 500억 유로 규모의 계약을 수주한 상태로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태에 있지 않았다.

그런 알스톰에 부이그(프랑스 이동통신업체)와 로스차일드 은행이 GE 매각을 주선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다. 2012년 엘리제궁엔 전 로스차일드 은행 직원 마크롱이 대통령 비서실 경제부수석으로 있었다. 그는 알스톰 매각을 반대하는 당시 재경부 장관 몽트부르에 맞서 일을 진행했고, 2014년 9월엔 몽트부르를 대신하여 재경부 장관에 임명돼 매각을 승인한다.

그에 앞서 미국에선 알스톰이 여러 나라와 계약을 맺으며 건넨 뇌물이 포착되어 법무부가 부패 혐의 수사를 시작한다. 특히 당시 알스톰의 사장이었던 파트리크 크롱(Patrick Kron)은 그 표적이 되어 징역형까지 갈 수 있는 위기에 놓였다. 그를 압박하려는 듯 측근 프레데릭 피에루치(Frédéric Pierucci)가 뇌물 혐의로 체포돼 수감되기도 했다.

미 법무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전쟁을 효과적으로 이끄는 데에 해외부패방지법(Foreign Corrupt Practices Act, FCPA)을 이용하는데 이를 외국인들에게도 적용한다. 알스톰의 수장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이 취한 행동은 경제전쟁을 성공으로 이끄는 그들의 전형적인 전략이다. 위기에 처한 알스톰 대표는 이미 GE 편에 서 있던 대주주들의 압력에 둘러싸여 서둘러 GE에 유리한 매각 조건을 수락했다.

이미 권력 상층부에는 그와 손을 맞춰 일을 진행할 사람이 자리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에마뉘엘 마크롱. 당시 알스톰 에너지 매각으로 이득을 취한 개인과 기업들은 2017년 대선에서 마크롱에게 선거자금을 댔고, 이는 검찰 수사가 필요한 부패 사건이라는 것이 2018년 6개월간 이 사건을 조사하여 결과 보고서를 발표한 상원 조사단(위원장 올리비에 마를렉스 의원)의 결론이다. 이에 따라 2019년 1월 검찰은 마크롱의 뇌물 혐의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당시 알스톰 매각을 반대하다 경질된 몽트부르 장관은 2021년 9월 26일 프랑스 앵테르(France Inter)와 한 인터뷰에서 "마크롱이 당시 행한 역할은 명백한 국가 반역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이때부터 정부는 지나치게 컨설팅 업계에 의존해 왔으며, 특히 맥킨지는 거의 행정부의 수뇌부를 대신하고 있는 상태다. 이 미국계 컨설팅 업체는 국가 기밀에 접근할 권리를 사버렸다"라고 비판했다.
  

알스톰을 GE에 매각하는 것을 반대하다 경질된 몽트부르 장관은 2021년 9월 26일 프랑스 앵테르(France Inter)와 한 인터뷰에서 "마크롱이 당시 행한 역할은 명백한 국가 반역 행위"라고 말했다. ⓒ GE리포트 코리아

 
검찰 조사가 또렷한 결론을 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2022년 새삼 이 사건이 회자되는 까닭은 EDF(프랑스 전력회사)가 7년 전 GE가 사들였던 알스톰의 에너지 부문을 당시 매각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사들인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다.

이는 IMF 외환 위기 시기에 있었던 외환은행-론스타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국가 위기 상태에서 외국의 금융자본가들과 손잡고 주머니를 채운 매국노 엘리트들의 이야기는 같은 패턴으로 여기서도 반복된다. 문제는 이 사건을 대중매체들이 크게 떠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탐사 전문기자들이 책이나 유튜브, 라디오, 독립 저널들을 통해 전 장관, 전 상원의원, 기자들을 인터뷰하고 있을 뿐 금융자본가들과 합세한 사회당 정부, 마크롱의 치부를 조명하는 데 대중매체들은 무성의하다.

팬데믹을 빌미로 국가 비상 사태를 연장하며 독재를 행해온 마크롱 정부는 임기 중 1만 7천 개의 공공병원 병상을 축소하기도 했다. 이는 국민 건강을 염려하는 정부가 팬데믹 중에 취할 수 있는 조치와 거리가 멀기에 정부가 강제해 온 백신 패스가 국민 보건을 위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 조치였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프랑스인들이 의구심을 갖는다.

마크롱은 또한 로스차일드 은행원 시절 기업 합병과 매각을 성공시켜 받은 엄청난 커미션들을 세금 도피처에 두고 재산 신고에서 재산 대부분을 누락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상원 조사위원회가 4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밝혀낸 맥킨지 게이트(프랑스 정부가 핵심 개혁 전략의 수립과 시행을 미국계 컨설팅사에 외주를 줬고, 맥킨지는 10억 유로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도 탈세했다는 사건. 마크롱-맥킨지 공동정부라는 조롱을 받음)에 대해서는 3월 말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거의 모든 지표들이 그의 몰락을 가리키고 있었다.
  

2022년 4월 10일 열린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연령대별 지지 성향 붉은색은 멜랑숑(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후보), 노란색은 마크롱(현직 대통령), 보라색은 르펜(국민연합 후보). 극좌의 멜랑숑 후보는 청년층에서, 극우 르펜 후보는 중장년 층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노년층에서 높은 지지를 빋았다. ⓒ ELABE

 
이런 현실을 조명해볼 때 마크롱이 1차 투표에서 얻은 27.85%의 표와 가장 뜨거운 지지를 받는 것으로 보인 멜랑숑이 얻은  21.95%는 미스터리하다. 13일 소르본 대학에선 학생들이 총회를 연 후 '마크롱도, 르펜도 거부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점거 시위에 들어가기도 했다. 멜랑숑은 10대·20대·30대에서, 마린 르펜은 40대·50대에서, 마크롱은 65세 이상에서 각각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의 지지는 상대적으로 덜 시각화 되고 덜 역동적인 대신 투표에서는 높은 충성도를 보인다는 사실이 투표 결과의 미스터리를 설명해주는 한 단서다. SNS보다 전통 뉴스 매체에 익숙한 노년층이 마크롱의 다양한 스캔들 보도에 소극적이었던 TV 뉴스만 보며 마크롱의 스캔들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일각에선 일종의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펼치며 마크롱이 공포로 나라를 통치하는 동안 건강에 가장 취약한 노년층이 공포에 길들여지며 자신들을 다스려온 자를 향해 감정 이입하게 되었다는 가정이다.

악마적 이미지 탈출에 성공한 르펜?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에 오른 국민연합 후보 마린 르펜. 올해 53세로 2012년, 2017년에 이어 세번째 대선에 도전한다. ⓒ AP=연합뉴스

 
극우 후보가 대선 결선 투표에 처음 오른 2002년 프랑스인들은 마치 나치 깃발 한 자락을 목격한 듯 화들짝 놀라며, 사랑받지 못하던 당시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졌다. 1차에서 19.8%를 얻었던 시라크는 2차에서 82.2%를 얻으며 압승했다. 프랑스에서 극우라는 말은 인종주의자를 직설적으로 가리키며, 인종주의는 나치와 혹독한 야만을 야기하는 위험으로 간주된다.  

2010년 당에서 아버지를 '폐위'시키고 당권을 차지한 쟝 마리 르펜의 딸 마린 르펜은 당에서 아버지의 색깔을 지우는데 주력했다. 특히 지난 5년간 마린 르펜은 당명을 국민전선(FN)에서 국민연합(RN)으로 바꾸며 괴물 같은 극우 정당의 이미지를 탈색시키는데 역점을 뒀다. 

2012년 처음 대선 후보로 나선 이후 3번째 도전인 이번 선거에서 그는 여성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의 선거 포스터에 새겨진 슬로건은 '여성 대통령'이며 그의 공식 전단은 이렇게 시작한다.
 
엄마로서, 저는 제 아이들이 불안정하며 파멸로 나아가는 나라에서 자라게 할 수 없습니다. 여성으로서, 저는 우리가 쟁취한 것으로 여겨온 사회적 권리와 자유가 후퇴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낯선 극우의 언어를 접한 사람들은 '마린 르펜은 정말 극우인가?'라고 질문하기도 한다.  

그의 대표 공약은 구매력 상승과 유럽연합으로부터 프랑스 주권 확립이다.

20%이던 에너지(석유·가스·전기 등) 부가세를 5.5%로 내리는 것을 비롯해 100가지(식재료·생리대·기저귀 등) 생필품에 대한 부가세를 0%로 내려 서민들의 구매력을 증가시키고, 금융 소득에 대한 과세를 33%까지 강화하여 조세 정의를 실현한다는 것을 첫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럽연합의 독주에 끌려가던 태도를 바꿔 프랑스의 주권을 지키고, 국익을 먼저 고려하겠다는 것도 그의 핵심 공약이다. 5년 전 유럽연합 탈퇴를 말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많이 물러섰다. 프랑스 법과 유럽연합 법이 충돌할 때 프랑스 법을 우선 적용하며 유럽연합에 내던 분담금 규모도 (50억 유로 정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으로부터 에너지 주권을 확립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다국적 기업들의 로비에 휘둘려온 유럽위원회의 일방적 결정에 순응해 온 지금까지의 태도를 버리고 자국의 이해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면에서 대 유럽연합 정책은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대표 멜랑숑과 거의 일치한다. 20대 청년·학생들에게 월 200-300 유로를 직업교육과 학업 장려를 위해 지원하며 30세 이하에게는 소득세를 물리지 않겠다며 청년 세대에 대한 지원 의지도 피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러시아 제재에 관해서도 러시아로부터 가스 수입을 중단한다는 결정은 러시아가 아닌 프랑스인에 대한 고통이 될 것이므로 이런 자승자박의 제재엔 동참하지 않겠다는 것이 르펜의 공약이다.

65세부터 연금 수령이 가능하도록 연금법을 개정하려는 마크롱에 반해 르펜은 60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하자고 한다. 그는 시장과 금융자본가의 논리에 정치 권력이 한없이 물러서던 지난 30여 년간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브레이크를 밟겠다는 의지, 시민 경제를 돌보는 실리적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다각도로 표현한다. 농민들에 대한 최저 생계비 지원도 약속한다. 그의 지지층은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 수도권보다 지방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는 지지자들의 요구를 잘 간파하고 있는 셈이다.

극우 마린 르펜의 공약은 놀랍게도 극좌 후보 멜랑숑과 70% 겹친다. 그러나 이민자 정책에서 양 후보의 차이는 명백하다. 르펜은 이론의 여지없는 인종주의자, 순화해서 말하자면 국가주의자의 면모를 드러낸다.

▲ 범행을 저지르는 외국인은 감옥 대신 본국으로 송환한다. ▲ 이민의 자격을 강화하기 위한 이민법 전면 개정을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 외국인의 국적 취득 요건을 강화한다. ▲ 사회적 지원은 우선 프랑스인에게 한다(지금까진 프랑스인과 프랑스에 합법적으로 거주 중인 외국인 사이의 제도적 차별은 금지되어 있었다). ▲ 역사 교육과 불어 교육을 교육의 중심에 둔다. ▲ 히잡(혹은 부르카) 금지를 철저히 적용한다.

이중 히잡 착용은 특히 엄청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다. 프랑스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정교분리의 원칙(laïcité)은 공공 장소에서 종교적 신념을 드러낼 수 있는 복장의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슬람 탄압으로 해석되면서 거센 저항을 야기해왔기에 그간 법이 실제 적용되지는 않았다.

마린 르펜은 이슬람 공동체에 속한 여성들의 히잡을 착용하지 않을 자유를 억압한다며 히잡 착용 시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한다. 이 법 적용이 현실화 할 경우 사회적 갈등이 들불처럼 번질 것은 명확하다.

캐스팅보트 쥔 멜랑숑 지지층 
  

극좌 정당의 후보로 3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장뤼크 멜랑숑. 가장 활기찬 선거 운동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1차 투표에서 22%를 득표하며 3위에 그쳐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사진은 프랑스 파리의 노동법 개정 반대 집회에 참석한 장 뤼크 멜랑숑 하원의원 ⓒ 연합뉴스

 
1차 투표 결과가 또렷해지던 지난 10일 저녁 결선 진출 좌절을 시인하며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던 자리에서 멜랑숑은 마린 르펜에겐 단 한 표도 주지 말 것을 호소했다. 22%를 얻은 그의 목소리는 2차 결선의 향방을 가를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5년 전 그는 같은 호소를 했고 그의 지지자들은 마크롱에게 표를 던지거나 백지 투표 혹은 기권을 택했다. 그러나 이번 멜랑숑의 발언은 당 안팎에서 격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5년 전 프랑스인들은 마크롱을 겪지 않았고, 이젠 모두 그 혹독한 지옥의 맛을 본 상태였기 때문이다. 마크롱이 마련한 지옥은 극우를 덜 두렵게 만들었다.

멜랑숑과 르펜은 정치공학상으론 먼 거리에 있지만, 앞서 살폈듯이 구체적 정책 제안에선 유사점이 누구보다도 많다. 특히 현재는 중단된 상태이나 언제든 필요하다면 다시 적용할 수 있다고 마크롱이 밝히고 있는 백신 패스에 둘 다 반대한다.

백신 접종 거부로 지난 9월 중순부터 해직된 수만 명의 의료인들을 복직시키겠다는 것도 두 후보가 나란히 내놓은 약속이다. 코로나라는 전쟁터에서 열심히 싸운 전사들을 버린 마크롱 정부에 대한 분노와 실직 의료인들에 대해 미안함을 가진 시민들에게 큰 호소력을 가진 공약이기도 하다. 멜랑숑 지지자들이 어떤 점에서 그를 지지했느냐에 따라 선택의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프랑스를 통치해 오던 부르주아 양 당 사회당과 공화당이 각각 1.75%. 4.78%를 득표하며 존립 불가의 상황으로 내려앉은 대신 극좌와 극우 정당이 20% 이상을 얻었다. 이런 극단적인 변화로 24일의 결과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24일의 결과가 무엇이든 평화를 약속하진 않을 것이다. 금융자본가들의 충실한 친구가 이어갈 익숙한 지옥의 2.0 버전이냐, 노골적 국가주의자가 운전할 색다른 공기의 프랑스냐. 일주일 뒤에 뚜껑은 열린다.  
 

훼손된 두 후보의 포스터 이번 선거에선 유난히 훼손된 포스터를 자주 목격할 수 있었다. 마크롱 포스터(왼쪽)에는 “나도 너를 괴롭힐거야” 라고 적혀있다. 이는 마크롱이 백신 패스 적용을 앞두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난 비백신자들을 끝까지 괴롭히고 싶다"고 말한 것을 비꼰 것이다.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그 놀라운 발언은 두고두고 많은 시민들이 마크롱을 향해 사용하는 문장이 되었다. 괴물스러운 극우의 이미지를 여전히 가지고 있는 마린 르펜의 포스터(오른쪽) 역시 훼손되어 있다. 'Prout'는 유아어로 방귀 나오는 소리를 뜻한다. ⓒ 목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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