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토트넘은 아쉽게 무승부에 그쳤지만 손흥민은 자신의 커리어 통산 최초로리그 20호골을 터뜨린 의미있는 경기였다. 이와 함께 득점랭킹 1위 모하메드 살라와의 격차를 2골로 좁히면서 득점왕에 대한 희망도 함께 키웠다.

토트넘이 8일 새벽(한국시각) 안 필드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19승 5무 11패의 성적을 기록해 5위를 유지했고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승점 동률을 만드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손흥민이 선제골 넣었지만... 아쉽게 승리놓친 토트넘
 
 손흥민이 득점을 터뜨린 토트넘이 리버풀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손흥민이 득점을 터뜨린 토트넘이 리버풀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 토트넘 핫스퍼 공식 트위터 캡쳐


경기는 시종일관 팽팽한 양상으로 치러졌다. 볼 점유율(65대 35), 슈팅 수(22대 8)에선 리버풀이 압도적으로 우위였지만 유효슈팅에선 3대 3 동률을 기록하였으며 xG(예상 골)에선 0.98대 0.79로 토트넘이 근소우위를 보였다.

실제로 이날 전반전 찬스에서도 두 팀은 엇비슷했다. 리버풀이 전반 2분 사디오 마네의 슈팅과 27분 마네와 루이스 디아즈의 2대 1패스 이후 나온 디아즈의 슈팅이 토트넘 위고 요리스 골키퍼 선방에 막힌 것과 36분 코너킥 기회에서 버질 판 다이크의 헤더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이 전부였다.

토트넘 역시 전반 6분 문전 앞 혼전상황에서 흐른 루즈볼을 벤탄쿠르가 슈팅까지 가져갔으나 리버풀 알리송 골키퍼 선방에 막힌 것을 비롯해 42분엔 호이비에르의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유의미한 공격을 만들어냈다. 특히 전반전 토트넘이 슈팅수 3개를 기록했다는 점을 상기해봤을 때 이는 분명 의미있는 장면이었다.

이 원인에는 토트넘의 실리적인 경기운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3백 수비를 중심으로 양쪽 윙백과 중원이 간격을 좁힌 채 공간을 차단한 토트넘은 다이즈-마네-모하메드 살라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제한함과 동시에 중원에서 공급되는 양질의 패스기회를 차단시켰다. 이러다보니 자연스레 리버풀의 공격은 측면으로 치우쳐 토트넘 수비를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팽팽한 흐름을 깬 것은 손흥민의 득점이었다. 리버풀의 압박이 느슨해지자 롱 패스 위주로 공격을 펼쳐나간 토트넘은 후반 10분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스테판 세세뇽이 낮게 올려준 볼을 손흥민이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시켜 리드를 가져갔다. 이 득점은 손흥민의 커리어 사상 최초로 리그 20호골이었다.

일격을 당한 리버풀 위르겐 클롭 감독은 후반 19분 로버트슨 대신 치미카스를 투입한 데 이어 1분뒤에는 조던 핸더슨을 빼고 디오구 조타를 투입해 4-4-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주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이 의지는 결실을 맺었다. 후반 29분 중원에서 티아고 알칸타라의 패스를 받은 디아즈가 안으로 돌파한 뒤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토트넘 수비맞고 굴절되어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가 동점이 되자 토트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다빈손 산체스와 해리 윙크스를 투입해 수비와 중원을 강화하며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펼쳤다. 이에 클롭 감독은 나비 케이타를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살라의 슈팅이 빗나간 데 이어 찬스에선 마무리 패스에 문제를 드러내며 더이상의 득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리그 20호골 손흥민, 의미있었던 이유
 
 후반 11분 선제골을 넣고 골 셀레브레이션을 펼치는 손흥민. 이 득점으로 손흥민은 커리어통산 최초로 리그 20골을 기록하게 됐다.

후반 11분 선제골을 넣고 골 셀레브레이션을 펼치는 손흥민. 이 득점으로 손흥민은 커리어통산 최초로 리그 20골을 기록하게 됐다. ⓒ 토트넘 핫스퍼 공식 트위터 캡쳐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첫 시즌 족저근막염 부상에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혹독한 데뷔시즌을 치렀다.

이 어려움을 이겨낸 손흥민은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했다. 포체티노 감독의 지도와 관리속에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DESK' 라인을 구축한 손흥민은 2016-2017시즌 리그 12골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올시즌까지 6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명실상부한 해결사로 올라섰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올시즌 리그 20골 달성으로 이어졌다. 연말연초 코로나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손흥민이었지만 몰아치기 본능을 발휘하며 지난주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리그 19호골로 단일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을 경신한 손흥민은 불과 1주일도 안 되어 또다시 새로운 기록을 수립했다.

손흥민의 20호골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첫 번째로는 득점왕에 대한 희망이 커졌다는 점이다. 이날 경기는 득점랭킹 1위 모하메드 살라(22골)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는데 살라가 한 차례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반면 손흥민은 자신에게 찾아온 유일한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살라와의 차이를 2골차로 좁힌 손흥민은 최근 자신의 득점페이스, 살라의 폼 저하 등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그 기록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는 리그 우승 경쟁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맨시티와 승점 1점차로 첨예한 우승경쟁을 펼치고 있는 리버풀로선 이날 경기가 우승경쟁에 마지막 고비가 되는 경기였다. 최근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있었던 리버풀은 경기를 주도했으나 토트넘 수비에 막히면서 확실하게 리드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거기서 손흥민이 일격을 가해 리버풀은 졸지에 승점 1점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이날 무승부로 인해 리버풀은 9일 새벽 맨시티와 뉴캐슬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맨시티가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남은 일정, 리버풀 선수들의 체력저하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맨시티의 우승으로 올시즌 리그 우승경쟁은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리버풀-맨시티 남은 경기일정(리그)

리버풀: 아스톤 빌라(A)-사우샘프턴(A)-울버햄튼(H)
맨시티: 뉴캐슬(H, 9일 0시 30분 킥오프)-울버햄튼(A)-웨스트햄(A)-아스톤빌라(H)
 

세 번째로는 필드골로만 리그 20호골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올시즌 손흥민의 득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페널티킥 득점이 없다는 점이었는데 살라가 22골 중에 5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8골 중에 3골을 페널티킥으로 넣은 데 반해 손흥민은 순수 필드골로만 20호골을 달성하면서 그 의미가 상당히 컸다. 이로써 손흥민은 2012-2013시즌 가레스 베일(21골)이후 토트넘 선수로는 두 번째로 PK없이 리그 20호골을 기록한 선수가 되었다.

이렇듯 매시즌 성장을 거듭하면서 의미있는 기록들을 남긴 손흥민은 올시즌 전무후무할,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다. 남은 3경기에서 손흥민이 이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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