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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묘역 유해 발굴 작업
 선감묘역 유해 발굴 작업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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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화위)가 추진하는 선감묘역(경기 안산 단원구 선감동 산 37-1, 배꼽산) 시굴이 26일 시작됐다.

선감묘역은 소년 강제 수용소로 알려진 선감학원 입소 아동 유해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다. 지난 2016년 8~9세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 허일동씨의 유해가 발굴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무덤에서 나온 꽃신은 선감박물관에 전시됐다.

지난 2018년 경기도는 유해 발굴을 위한 사전 조사에서 유해 150구 정도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선감묘역 시굴 기간은 오는 30일까지 5일간이지만, 실질적인 시굴은 4일(29일까지)간 진행된다. 시굴은 지난 2018년 유해가 묻혔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된 4~6봉분에 대해 이루어진다. 

유해 발굴은 굴착기 등의 장비를 동원하지 않고 삽, 호미 등을 이용한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유해가 40cm 정도 깊이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굴에 앞서 진행된 개토제에서 김영배 경기도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회장과 정근식 진화위 위원장, 소설 <남한산성>등을 펴낸 김훈 작가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들과 함께 선감학원 피해자, 경기도 인권담당 공무원, 진화위 관계자 등 30여 명이 개토식에 참여했다.

정근식 위원장 "조사 거의 완료, 희생자 확인 절차 남아"
 
정근식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정근식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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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훈
 소설가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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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회장은 "이번 시굴이 선감학원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곧 이뤄질 진화위의 선감학원 사건 진실규명 결정 발표를 통해 선감학원에서 벌어진 폭력과 인권침해로 고통받은 희생자와 피해생존자, 그 가족에 대한 국가 차원의 사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정근식 진화위 위원장은 "신청인과 참고인 조사를 거의 완료하고 이제 희생자들을 확인하는 절차가 남았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공식 기록에는 24명의 사망자가 있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생존자 증언에 따르면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상당수가 이곳을 탈출하다 파도에 휩쓸려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이 차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유해 발굴에 돌입한 이유를 밝혔다.

김훈 작가는 "지난 2010년 경기창작센터(선감학원 옛터) 입주작가로 와 있으면서 이곳 주민들한테 선감학원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며 "그런 사실도 모르고 그곳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어 이곳(선감묘욕)에 와 술을 따라놓고 절을 하고 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과거의 악과 화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거의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지만 그게 가능하다면 오직 사실의 바탕 하에서만 가능할 것"이라며 "개토제에서 많은 사실이 확인돼 사실의 힘에 의해서 화해의 단초가 잡히기를 기원한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익사, 병사, 구타 등으로 사망한 어린 시신 묻었다는 진술 많아
 
김영배 경기도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대표
 김영배 경기도선감학원아동피해대책협의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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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은 지난 1942년부터 1982년까지 경기도 안산 선감도에 있었던 소년 강제 수용소다. 40여 년 동안 수많은 소년이 끌려가 강제노동과 구타, 굶주림 등의 인권유린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화위는 지난 2021년 5월부터 선감학원 피해 사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진화위가 유해 발굴을 결정한 이유는 익사, 병사, 구타 등으로 사망한 어린 시신을 선감묘역에 묻었다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있어서다.

김진희 진화위 조사 팀장은 개토제에서 "신청인 19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해오던 중 수용아동 중 익사, 구타, 병사 등으로 인한 사망자를 적절히 조처하지 않고 선감묘역에 매장했다는 진술이 다수 나왔다"며 시굴에 착수한 이유를 설명했다.

진화위는 오는 10월 중에 시굴 결과와 함께 진실규명 결정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태그:#선감학원, #선감묘역, #유해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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