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이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을 맞이한다. 정부가 출범하면 6개월 정도 허니문 기간을 갖는다. 또한 지지율도 기대감이 반영되어 70~80%의 고공행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그렇지 못했다. 정부 출범 전부터 각종 의혹이 터졌기 때문이다. 의혹으로 또 다른 의혹을 덮는 수준이다. 의혹의 중심에는 대통령실이 있다. 5개월 동안 어떤 의혹이 있었을까?

지난 9월 30일 KBS 1TV <시사 직격>에서는 '은밀하게 수상하게 위기의 대통령실' 편이 방송되었다. 관저 공사 의혹으로 시작한 이날 방송에서는 대통령실 공사 업체 선정 의혹, 사적 채용 논란,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욕설 및 비속어 논란 문제까지 다각도로 살펴보았다. 취재 이야기가 궁금해 '은밀하게 수상하게 위기의 대통령실' 편을 연출한 신민섭 PD와 지난 4일 전화 통화했다. 다음은 신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나 해명 내놔야"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KBS 1TV <시사 직격>의 한 장면 ⓒ KBS

 
- 지난 9월 30일 방송된 KBS 1TV <시사 직격> '은밀하게 수상하게 위기의 대통령실' 편 연출하셨는데 방송 끝낸 소회가 어떠세요?
"취재도 잘 안 되고 이게 편집하고 하는 과정에서도 많이 힘들었기에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근데 생각보다 좋아서 유튜브 조회 수나 시청률이나 괜찮아 그거로 위안을 삼는 중입니다."

- 어떤 게 가장 아쉬워요?
"우리가 모르고 시작했던 건 아닌데 취재가 되게 잘 안 됐어요. 얘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어요. 공사든 채용이든 당사자들은 당연히 거절해요. 그러니 이게 기존에 나왔던 얘기들을 반복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면 구성이라든지 방향을 새롭게 잡아보는 고민이 필요했던 것 같은데 그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 이거는 다른 언론에서도 하지 않았나요?
" MBC <스트레이트>에서도 공사 관련해서 했었고 저희가 다뤘던 것들이 단신으로는 다 나왔어요. 그런 것들을 종합해서 이 논란의 근원은 대통령 및 대통령실인데 이들이 제대로 된 설명이나 해명 내놓지 않고 논란만 키우고 있다는 식으로 방향 잡았던 거죠."

-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시공 의혹에 대한 거잖아요. 이건 어떻게 취재하게 됐어요?
"<시사 직격> 챙겨보셔서 아시겠지만 요 근래 권력에 대한 비판이 없었어요. 다른 아이템들도 물론 중요하고 좋은 방송들이었는데 팀장님이나 부장님께서 권력에 대한 견제나 비판이 부족한 걸 아쉬워하시더라고요. 마침 대통령 공사나 아니면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들이 뉴스에서 나오고 있을 때여서 한번 해보자고 했습니다."

- 취재하기 전 대통령실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그리고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들이 합리적인 비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해명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계속해서 새로운 이슈들이 나오는데 그 어느 것도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나 해명을 대통령실에서 내놓지는 않았잖아요. 그 부분들이 아쉽기는 했었어요."

- 이번 방송은 대통령실의 의혹 여러 가지를 다루었는데 차라리 한두 개에 포커스를 맞춰서 더 깊게 다루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저희가 굉장히 고민 많이 했던 부분이고요. 처음에 저희가 취재 시작한 건 공사 관련해서 들어간 거였어요. 저희의 원래 기획 의도는 공사를 통해서 일단 숨겨진 연결고리를 파내보자고 했는데 막상 취재 들어가 보니 쉽지 않고 그런 연결고리를 우리가 증명해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방송 분량상 공사 얘기만으로 50분을 채우긴 어려울 것 같았어요. 그러면 문제의식을 대통령실로 넓혀보자고 했어요. 그렇지 않아도 계속 새로운 논란들이 나오고 있었죠. 시의성과 방송 분량 그리고 취재의 현실적인 한계 같은 것들 고려해서 방향을 틀었습니다. "

- 지금 대통령실 얘기 듣기 어려우면 예전 청와대에 계셨던 분들 이야기 들어도 의미 있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저희가 방송에서 박관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인터뷰했고 사실 그분 외에도 저희가 인터뷰를 한 두 분 정도 더 했어요. 그런데 자칫하다가는 너무 인터뷰이 내보내는 것 자체가 편향성을 띨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어요. 박관천 행정관은 정치를 하시진 않으셨잖아요. 근데 저희가 인터뷰했던 다른 두 분은 정치에 몸 담으셨던 분이라서 그런 분들 인터뷰를 내는 게 시비가 붙을 것 같아서 뺐습니다."

- 지금 대통령실 의혹 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세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가장 비판 받아야 되고 또 설명이 필요한 건 결국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이죠. 단순히 어떤 업체와 공사했는지 문제를 넘어서 애초에 이전이라는 결정 자체가 너무 성급하게 이루어졌죠. 그러고 보니 496억이면 할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계속 예산이 늘고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정확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 용산 주민들 만나셨던데 주민들은 뭐라고 하나요?
"주민들은 딱 하나로 반응이 모이진 않고요. 환영한다는 사람들도 있고 무관심한 사람들도 있고 왜 오는지 모르겠다는 거로 나누어져 있어요."

- 많이 불편해하세요?
"구체적인 불편을 얘기하시지 않으셨어요. 만약 관저 입주한 이후에 근처에서 시위가 벌어진다면 불편을 겪을 수 있겠지만 지금 공사 과정에서는 그렇게 큰 불편을 겪지 않았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

- 아직 입주 안 했나요?
"제가 뉴스를 계속 챙겨봤는데 8월부터 입주 곧 할 거라고 기사가 나왔거든요. 그러나 아직 안 한 것 같습니다. 그게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관저 시공, 왜 하필 그 업체여야 했나"

- 관저 시공 업체가 21그램이잖아요. 김건희 여사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던데.
"관련은 확실히 있어 보이고요. 그거야 코바나컨텐츠 전시의 후원사로서 21그램이 참여했었고 그 21그램 대표가 대통령 취임식에 김건희 여사의 추천으로 초청받지 않았습니까. 그걸 보면 확실히 관계는 있는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의문을 제기하는 거죠."

- 21그램은 원래 그런 일 하는 데가 아니죠?
"전시 인테리어나 카페 인테리어 그리고 주택 인테리어를 하기는 했어요. 포트폴리오를 보니까 전혀 무관하다거나 이상한 업체라고는 저희가 말을 할 수 없어요. 다만 왜 하필 그 업체냐에 대해서 계속 물어야 되겠죠."

- 관저도 그렇고 대통령 집무실도 수의 계약을 했던데 수의 계약이 관례인지 아님, 이례적인 건가요?
"수의 계약 자체는 국가계약법상의 조건들이 있어요. 거기 보면 원칙은 경쟁인데 경쟁이 불필요하다거나 경쟁하는 게 오히려 비효율적이든지 아니면 경쟁할 여유가 없다거나 그런 사유들에 해당이 되면 수의 계약은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저희가 조달청 쪽에서 관급 공사 현황을 저희가 봤는데 이전 정부들도 수의 계약이 많이 있어요. 그래서 수의 계약했다는 자체를 저희가 강하게 비판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다만 수의 계약의 의미는 이미 계약 당사자를 점 찍어두고 있었다는 거고 이 업체와 사전에 얘기가 됐다는 거죠. 그러면 수의 계약을 다른 업체와 할 수 있는데 왜 하필 김건희 여사와 관련이 있는 21그램과 수의 계약했냐죠. 어떤 과정에서 21그램을 최종 선정하게 됐는지를 대통령실에서 명확히 해명해줘야 될 부분인 거죠."

- 사적 채용도 나오던데 이건 언론에서 많이 다루지 않았나요?
"많이 다뤘습니다. 그래서 그걸 한번 정리하고 싶었고요. 정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또 새로 발견한 내용이 있으면 넣어보고 싶었는데 이번 방송에서는 황아무개씨의 아버지 황 회장 관련해서는 주로 얘기가 나갔고 그 외에 황아무개씨의 자질이라든가 능력 면에서는 취재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달 해외 순방 중 논란에 대해서도 다루셨잖아요. 그러나 이건 진행 중인데.
"그건 저희가 볼 때 대통령실이나 대통령 쪽에서 의도적으로 정리 못 하게 계속 물을 흐리고 있다고 보는 거죠. 그러니까 대통령이 본인이 어떤 얘기했는지를 모를 리가 없을 텐데요. 그럼 그거 대해서 명확하게 어떤 얘기했다고 밝히고 사과할 건 사과하고 해명할 건 해명하면 되는 거잖아요. 그렇지 않고 계속 조작이라고 하면서 언론의 잘못으로 포인트를 계속 돌리는 거죠."

- 이 문제 언론인 입장에서 어떻게 보세요?
"사실 누가 들어도 그렇게 들렸고 그러면 그렇게 들린 이상 언론 입장에서는 문제 제기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이게 무슨 사인이 일상에서 욕을 한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라는 국가 권력의 수장이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 당연히 문제 제기 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취재 전부터 뉴스 보면서 느꼈던 거지만 이번 정부는 아직 6개월이 되지 않았음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논란이 나오고 그 부분이 아쉽고요. 그래서 취재는 그거를 다시 재확인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 지금 보면 논란을 또 다른 논란으로 덮는 것 같거든요.
"계속 논란 하나 정리하려고 하면 새로운 논란이 나오고 맞습니다. 논란 명확하게 해명하고 설명해서 의혹을 해소하는 게 아니고 다른 논란이 터지면서 그 논란이 잊혀지고 있어요. 그것도 정상적인 상황은 아닌 거죠."

- 취재했는데 방송에 담지 못한 것 있나요?
"방송에 안 나온 것들이 있죠. 예를 들어 관저 공사나 대통령 공사 관련해도 되게 의문스러운 수의 계약들이 저희가 봤을 때는 몇 건 더 있었거든요. 그런 사무실도 찾아가 봤는데 사무실도 일종의 공유 오피스에 방 한 칸 얻어서 필요할 때만 나오는 식의 사무실이었어요. 왜 하필 이 업체를 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면서 취재한 것도 있었는데 그런 게 반영이 안 됐죠. 그 외에도 저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이나 논문 표절에 대해서도 다뤄보자고 취재 중간에 결정했었거든요. 물론 그 후에 다시 그 부분들은 빼기로 했지만 논문 표절 부분들도 저희가 취재했지만, 방송에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신민섭 시사 직격 대통령실 김건희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