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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 연산호
 제주바다 연산호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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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급격한 수온상승으로 제주바다의 깃대종인 연산호의 서식지가 잠식당하고 있다. 서귀포 남부 해역인 섶섬, 문섬, 범섬 일대에서 열대-아열대 경산호인 '빛단풍돌산호' 서식지가 대규모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22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제주바다 산호 서식지 모니터링 결과를 밝힌 뒤 "해양생태계 변화에 의한 영향과 그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산호의 영어 표기는 'soft coral'이다. 부드러운 산호라는 뜻이다. 제주 바다의 대표적인 산호 중에 연산호류(바다맨드라미류)는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가시수지맨드라미, 부채산호류는 빨강별총산호, 둥근컵산호, 꽃총산호 등이다.

열대-아열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산호 군락지가 돌산호 중심의 '경산호(hard coral)'인데 반해서 서귀포 문섬과 범섬 등 제주 남부 해역은 경산호보다 연산호 군락지가 뛰어나며 국제적으로 희귀하다. 연산호는 제주도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한 깃대종이다.

하지만 녹색연합은 이날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바다 모니터링 결과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빛단풍돌산호는 기존 제주바다에 특징적으로 잘 형성된 연산호(산호충류 분류 상의 '해계두목'에 포함되는 바다맨드라미류와 부채산호류)와의 서식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제주바다 산호생태계는 온대 연산호 서식지에서 열대/아열대 경산호 서식지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상승이 원인으로 추측된다." 
 
빛단풍돌산호
 빛단풍돌산호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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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빛단풍돌산호는 수심 10m 전후 구간의 제주바다 대표적인 갈조류인 감태의 뿌리를 완전히 덮어버리거나, 수심 20m 전후 구간의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등 바다맨드라미류와 꽃총산호, 둥근컵산호, 측맵시산호, 빨강별총산호, 둔한진총산호 등 부채산호류의 서식지를 석회질의 군체로 덮어버리면서 서식지를 확장하고 있었다.

따라서 녹색연합은 "이러한 추세라면, 기존 제주바다에 독특하고 희귀한 연산호 생태계는 빛단풍돌산호 등 열대-아열대 경산호 생태계로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제주 남부해역인 서귀포 섶섬, 문섬, 범섬 등 서귀포 해역과 형제섬 일대의 송악산 해역은 2004년에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연산호군락'으로 지정된 곳이다. 제주 남부 연안의 연산호 군락을 구성하는 산호충류는 무척추 동물로 '바다의 꽃'이라 불린다. 특히, 연산호류는 육상의 맨드라미를 닮았고 부드러운 동물체로 수축·이완상태에 따라 크기 변화가 심하다.

따라서 문화재청은 연산호에 대해서 "특히 송악산 및 서귀포 해역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연산호 군락의 자연 상태를 전형적으로 잘 보여주는 특징적인 곳으로 분포상 학술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녹색연합은 "제주바다는 일반적으로 연산호 군락지가 풍부하게 관찰되며 열대-아열대 지역에서 산호초를 만드는 일부 경산호와 공존하는 양상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열대-아열대 경산호 생태계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서식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빛단풍돌산호 분포도(파란색 부분)
 빛단풍돌산호 분포도(파란색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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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은 또 "서귀포 문섬과 범섬, 법환마을 앞 산호정원 등에서 난대성 해양생물 지표종인 담홍말미잘이 꽃총산호, 둥근컵산호, 해송, 빨강별총산호, 둔한진총산호에 부착해 성장을 방해하는 현상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녹색연합은 "최근 10년의 제주바다 수온변화는 비정상적으로 급격하다"면서 연산호 잠식의 주요 요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제주지방기상청의 2022년 제주의 기상-기후 관련 보도는 매번 역대급이었다. 지난 8월 10일 제주 일최고기온은 37.5℃를 기록하여 제주 기상관측 99년 중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하였다. 서귀포 평균기온은 과거 30년(1961~1990) 대비 최근 10년(2011~2020) 동안, 평균 15.9℃에서 16.9℃로 1℃ 올랐고, 제주도의 표층수온도 최근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2년 올해, 제주도 표층수온 일최고값은 마라도(8월 7일)와 서귀포(8월 15일)에서 30.0℃까지 올랐다."(기상청 기후정보포털, 국립해양조사원 수온 통계 참고) 

녹색연합은 "지금 현재, 제주도 남부 해역은 열대-아열대와 온대 해양생태계의 서식지 경쟁이 치열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제주바다 산호 생태계는 바다맨드라미류같은 연산호에서 돌산호류의 경산호로 옮겨갈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제주바다의 수온 상승폭이 지속된다면 열대/아열대 경산호 서식지 확산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녹색연합은 마지막으로 "환경부, 문화재청, 해양수산부 등 정부부처는 빛단풍돌산호, 담홍말미잘 등 열대-아열대 산호류를 기후변화 국가 생물지표종 목록에 포함시키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연구를 통해 제주바다 해양생태계 변화에 의한 영향과 그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산호충류는 전 세계에 7,500종, 한국 해역은 170여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 중 120여종이 이상이 제주바다에서 발견되고 있다.
   

태그:#연산호, #제주바다, #기후변화, #녹색연합, #경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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