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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에 참석, 격려사를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에 참석, 격려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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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권을 위해 '안전운임제' 확대 정착을 요구하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12일째 접어든 가운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화물연대 파업을 두고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권성동 의원은 민주노총을 겨냥해 각각 "조선노동당 2중대", "제2의 이석기 사태"라고 했다.

지난 11월 30일 두 번째 만남을 끝으로 이렇다 할 교섭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정부·여당이 화물 노동자들을 향해 도 넘은 '색깔론'까지 편 것이다. 화물연대는 법원에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취소소송을 청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개입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비공개회의에서 "핵은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대북 정책을 펴왔다면 지금처럼 북핵 위협에 처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화물연대의 파업을 북핵에 빗댄 것으로 5일 언론에 알려졌다. 그는 당시 "불법 행위와 폭력에 굴복하면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참고로 지난 4일 윤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모두 법을 위반하는 범죄행위"라고 규정했었다.

여당도 일제히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색깔론을 쏟아내며 보조를 맞췄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노총 홈페이지에는 북한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가 '민주노총에 보내는 련대사'라는 제목으로 보낸 글이 자랑스러운 듯이 올라와 있다"며 "'조선노동당 2중대'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고 했다.

권성동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이번 사건은 단순한 파업이 아니다"라며 "'제2의 이석기 사태'"라고 규정했다.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은 화물연대 파업을 가리켜 "이태원 참사와 똑같이 사회적 재난"(11월 28일)이라고 말해 논란을 산 바 있다.

"하루 16시간 노동에 최저임금인데... '귀족노조 이기적 투쟁'으로 몰아가"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차종ㆍ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전방위적 탄압 중단 촉구하고 있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차종ㆍ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전방위적 탄압 중단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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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시민사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화물연대가 속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입장문을 내고 "윤 대통령이 파업에 대해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고 한 것은 일국의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언사"라며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의 배후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여당 인사들의 억지와 막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로 이뤄진 노조법 2·3조 개정운동본부도 5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는 하루 16시간 일하고 고작 최저임금에 준하는 임금을 받는 화물 노동자의 현실을 '귀족 노조의 이기적인 투쟁'이라고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정부가 지난 11월 29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데 대한 처분 취소 소송도 청구했다. 또 화물연대는 국가인권위원회에 "불법적 노동자 탄압과 기본권 침해를 중단시키라"며 개입을 촉구했다.

오남준 화물연대 안전운임추진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는 화물연대와의 대화와 사태 해결보다 화물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볼모로 잡고 위협만 하고 있다"라며 "업무개시명령과 그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즉각 철회하고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관련 기사]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취소 소송'... 건설노조 동조파업 http://omn.kr/21vf0

태그:#화물연대, #총파업, #윤석열, #성일종, #권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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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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