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의정부 컬링경기장에서 개최되었던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경기의 모습. 이번 대회는 3년 만에 정상 개최되는 동계체전이다.

지난 2020년 의정부 컬링경기장에서 개최되었던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경기의 모습. 이번 대회는 3년 만에 정상 개최되는 동계체전이다. ⓒ 박장식

 
바이애슬론·빙속 등 사전 종목이 진행되고 있는 제104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이번 대회는 2020년 대회 이후 3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되기에 선수들에게도 의미가 퍽 남다르다.

아예 치르지도 못했던 2년 전 대회, 관중 입장도 불가능하고, 선수단의 코로나19 확진으로 경기 운영 자체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 대회와는 달리 올해 대회에는 관중 입장이 가능해지고, 대회 운영에서도 정상 진행이 이어진다. 예년 체전에 비해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

2월 10일부터 19일까지 의정부 컬링경기장에서 열리는 컬링 경기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지역예선부터 대학 팀이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실업 구단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고, 현 국가대표는 '팀 킴'에 밀려 전국체전 본선을 밟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시작도 전에 경쟁 열기가 거센 형국이다.

본선 못잖게 뜨거운 지역 예선

각 시·도마다 예선을 거쳐 남자 1개 팀, 여자 1개 팀만이 지역 대표로 출전할 수 있는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종목. 특히 일반부에서는 대학 팀과 실업 팀이, 그리고 실업팀끼리 동계체전 출전권을 두고 일전을 펼쳤다. 현장에서는 "국가대표 선발전 포인트 쌓는 것보다 체전 선발전이 쉽지 않다"는 반응도 나올 정도다.

여자 컬링 현 국가대표인 춘천시청(스킵 하승연)도 이번 동계체전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12월 말 펼쳐진 강릉시청 '팀 킴'(스킵 김은정)과의 3판 2선승제의 지역 예선전에서 합계 스코어 2-1로 패퇴했기 때문. 매 경기가 한두 점 차이로 갈렸을 만큼 치열한 승부였지만, 결국 간발의 차로 동계체전 출전을 '팀 킴'에 넘겨줘야 했다.
 
 '베테랑' 경북체육회를 꺾고 컬링 동계체전 지역 예선을 통과한 경일대학교 선수들.

'베테랑' 경북체육회를 꺾고 컬링 동계체전 지역 예선을 통과한 경일대학교 선수들. ⓒ 박장식

 
남자 컬링 베테랑 경북체육회(스킵 김창민)도 동계체전 예선전에서 후배들에게 일격을 당했다. 같은 컬링장에서 함께 훈련하는 후배 경일대학교(스킵 이재범) 선수들과 가진 지역 예선전에서 패배했기 때문. 경일대학교는 이번 동계체전에서 오래간만에 대학 이름을 내걸고 출전하는 대학 팀이 되었다.

이번 시즌 여자 컬링에서 투어 랭킹 4위까지 오른 경기도청(스킵 김은지)도 지역 예선전을 피할 수 없었다. 경기도청 선수들은 자신들의 고등학교 후배들로 구성된 경동대학교 선수들과 5판 3선승제의 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관록과 경험을 이길 수는 없었다. 경기도청은 3승을 셧아웃으로 따내며 체전 출전을 확정지었다.

4인조 컬링만큼 뜨거운 경쟁도 믹스더블에서 펼쳐졌다.

강원도는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이 강원도청(스킵 정영석) 선수들과 조를 짜 대결을 펼쳤고, '팀 킴' 선수들끼리, 강원도청 선수들끼리 맞붙는 치열한 예선 끝에 김선영-정영석 조가 강원도 대표로 나서게 되었다. 경기도에서도 경기도청·경기도연맹 선수들끼리의 '집안 싸움' 끝에 경기도청 김수지 선수와 경기도연맹 김정민 선수가 함께 경기도 대표로 나선다.

단판 토너먼트... 본선도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종목의 특징이라면 '단판 토너먼트'에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봐도 예선 없이 바로 토너먼트에 진입하는 대회는 찾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잘 하는 팀이라도 운이 나쁘면 메달은커녕 빈손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런 긴장감 탓에 이변들 역시 적잖게 속출하기도 한다.

당장 남자부 첫 경기부터 그렇다. 동계체전 컬링 종목 개막일인 2월 10일 저녁 7시부터 펼쳐질 첫 예선전에서는 현 국가대표인 서울시청(스킵 정병진)이 비실업팀 중 가장 최강으로 꼽히는 경기도컬링경기연맹(스킵 김정민)을 만난다. 첫 경기부터 '지옥의 토너먼트'가 완성된 셈이다.
 
 지역 예선전 끝에 동계체전 출전권을 따낸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

지역 예선전 끝에 동계체전 출전권을 따낸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 ⓒ 박장식

 
여자부 역시 마찬가지다. 2월 11일 저녁 7시 열리는 8강전에서는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이 경기 대 인천의 승자와 맞붙는다. 인천 대표로 나서는 인천컬링경기연맹이 동호인 팀이기에 경기도청의 승리가 유력한데, 8강전에서부터 한국 컬링을 대표하는 라이벌 두 팀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용호상박의 맞대결이 기대된다.

더욱 좋은 점은 이번 대회가 교통이 비교적 편리한 의정부 컬링경기장에 열린다는 것. 3년 만에 자유롭게 개방되는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한국 컬링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명승부를 직접 지켜보는 것도 좋을 법하다. 특히 여러 시트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경기의 모습은 장관일 테다.

특히 일반부 선수들이 참가하는 4인조·믹스더블 경기는 주말을 전후해 열린다. 일반부 4인조 남녀 결승전이 열리는 2월 12일은 일요일이고, 믹스더블 남녀 결승전이 열리는 2월 19일 역시 일요일이다. 2월 주말에 시간이 난다면 '컬링 한 경기' 보러 의정부를 찾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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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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