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하반기 <마이 스위트 러브(My Sweet Love)>란 앨범을 재즈 쿼텟으로 발표하며 재즈기타리스트로서 첫 디스코그래피를 세상에 내놓았던 뮤지션 김중회.
 
이후 그는 정규 앨범 발매와 여러 라이브 무대를 꾸준히 펼치며 자신의 음악영역을 넓혀 왔고,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하며 재능있는 후학을 양성하는 스승으로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하순에는 4번째 정규 작 <네버 페이딩 러브(Never Fading Love)>를 공개했는데, 실력과 경륜을 겸비한 뮤지션들인 김성수(베이스), 김윤태(드럼), 이한얼(기타)와 팀을 이룬 김중회 쿼텟으로 이 앨범을 완성해 낸 것이다.
 
무엇보다 김중회는 그가 뮤지션의 길을 걷는 데 묵묵히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부모님을 향한 헌정의 의미를 담아 8곡을 창작 수록했다고 한다. 앨범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던 와중에 코로나19로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던 재즈 기타리스트 김중회.
 
앨범 동명 타이틀 곡 '네버 페이딩 러브'를 어머니가 하늘에서 즐겨 들으며 무조건적 음원을 해줄 거라 말하는 그의 담담한 음성에서 애잔함이 느껴진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을 위한 앨범이 되었으면 한다는 김중회 뮤지션과 지난달 24일 오후 3시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
 
재즈 뮤지션 김중회 부모니믈 위한 헌정앨범을 발표한 재즈 기타리스트 김중회

▲ 재즈 뮤지션 김중회 부모니믈 위한 헌정앨범을 발표한 재즈 기타리스트 김중회 ⓒ 이종성

 
- 앨범 소개를 부탁한다.
"네 번째 정규 음반이다. 전작 발매 후 마음에 품고 있던 영감을 음악으로 옮겼다. 기획의도에 맞는 작곡, 함께 해 준 뮤지션들과 연습 및 녹음작업을 거쳐 2년 6개월만에 완성해 냈다."
 
- 헌정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어느 날 문득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음악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 잘 모르지만 뮤지션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헌신을 다하신 두 분을 위한 작품을 드리고 싶었다."
 
- 작업하면서 역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아무래도 곡 창작에 신경을 많이 썼다. 너무 억지스럽지 않게 자연스러움이 담겨 있는 멜로디를 만들려고 노력을 기울였다. 쉬운 작업과정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8곡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어 홀가분해졌다.(웃음)"
 
-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트랙은?
"아무래도 동명 타이틀곡 '네버 페이딩 러브(Never Fading Love)'다. 음반 작업을 한참 하던 중 작년 1월 초 어머니가 코로나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셨다. 병상에 계실 때 두 번 먼발치에서 지켜본 게 전부였다. 우리 가족처럼 그런 상황에 직면한 분들도 꽤 많았을 거다. 이 곡을 듣고 공감하고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하늘에 계신 어머니도 무척 흐뭇하게 들으실 것 같다.
"한동안 어머니의 부재가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인지하게 됐고, 아무 조건 없이 사랑을 준 분이 어머니란 것, 세상 모든 사람들도 그 소중함을 알 거다. 앞으로도 내가 음악하는 것을 응원해 주실 것 같다."
 
- 지금까지 4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되돌아 본다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 주위 뮤지션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창작활동을 하는 음악인들이라면 거의 공통적으로 드는 생각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앨범을 낼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끄집어 내려 했고, 꾸준히 노력을 해 왔다. 얼마나 많은 대중이 내 음악에 귀 기울일지 모르지만, 곡을 만들고 기타로 그것을 표현하는 재즈 뮤지션으로서 오랜 시간 활동하고 싶다."
 
재즈 기타리스트 김중회 김중회 쿼텟의 리더 김중회

▲ 재즈 기타리스트 김중회 김중회 쿼텟의 리더 김중회 ⓒ 이종성

 
- 음악 활동을 하면서 다소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역시 다수의 뮤지션들이 공감하는 부분이겠지만, 라이브 무대에 대한 갈증과 그리움이다. 코로나19로 지난 몇년간 공연시장은 그야말로 암흑기였고, 아티스트는 물론 관계된 일에 종사하는 분들도 꽤 힘든 시기를 견뎌내야만 했다. 재즈 신도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었다. 지난 달 모처럼 대구의 재즈 클럽에서 라이브를 할 수 있어 이번 앨범에 함께 해 준 뮤지션들과 행복한 무대를 가졌다. 더욱 자주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일 거다.(웃음)"
 
- 더 나아가 음악은 뮤지션에게 어떤 의미인가?
"음악은 내게는 '정교한 언어'이다. 내 감정을 고스란히 선율로 드러낼 수 있는 매우 디테일한 존재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도 내 자신을 표현해 낼 수 있는 섬세함 그 자체, 바로 음악이다."
 
- 음악을 하게 된 것, 후회한 적이 있나?
"음악을 하고 있는 것에 더욱 확신이 든다. (웃음) 연주자로서 다가서는 압박감도 계속 있고, 경제적 측면도 분명 따라 다니지만 음악인의 삶을 후회한 적이 없다. 대학에 몸담으면서 학생들에게도 언젠가 음악 동반자로 함께 했으면 하는 내 진심을 전하는 편이다."
 
- 아티스트 본인이나 동료 후배 뮤지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심으로 음악을 대해 왔는지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곤 한다. 진솔한 감정, 진실된 마음이 바탕이 되지 않는 한 거짓된 실체는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동료, 후배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모두 진실된 마음으로 음악과 조우하길 바란다."
 
- 모든 여건과 상황이 주어진다면 어떤 음악 활동을 꿈꾸고 싶나?
"먼저 많은 관객들이 관람하는 유명 재즈 페스티벌 무대에서 라이브 연주를 하고 싶다. 그리고 뮤지션이라면 서고 싶은 저명한 재즈 클럽에서 공연도 펼치고, 그곳을방문하는 재즈 팬들에게 내 이름이 기억됐으면 좋겠다.(웃음)"
 
- 2023년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면?
"클래식 소품을 재즈로 재해석해 발표하는 음악작업을 진행 중이다. 음악동료이자 후배 나훈주 뮤지션과 함께 하고 있고, 올해 계획대로 순조롭게 된다면 5번째 정규 앨범도 연말 이전에 공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세계인이 사랑하는 유명화가의 작품들에서 영감을 얻어 곡들을 구상하고 있는데, 예정대로 잘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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