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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한 찻집
 교토의 한 찻집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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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한 찻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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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교토 시내의 한 유명찻집을 찾았습니다. 이곳에선 커피를 팔지 않습니다. 차나 차와 같이 먹는 과자와 떡만 있습니다.
     
일본에서 차 문화가 시작된 곳은 교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히 차를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누구나 차를 즐겨 마시고 차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산업이 시작되고 유행·보급된 곳입니다.

차는 처음 사람이 마시는 음료가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 삼국유사 찬기파랑가에도 나오는 것처럼 차는 다려 부처님께 공양하는 제물이었습니다. 스님들이 차를 다려 부처님께 올리고, 남은 차를 스님들이 나누어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불교는 최초의 교육기관이었습니다. 학교가 시작되기 전에 스님들이 불경을 읽고 외우기 위해서 불경이 쓰인 글자인 한자를 익히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불교 스님 가운데 글자를 익히고, 배움을 넓혀 왕이나 정치가의 측근으로 조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왕이나 왕족, 귀족 가운데 스님이 많았습니다. 처음 불교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서 문자를 익히고 배워 스님이 되기도 하고, 그들이 지닌 세력으로 절을 짓기도 했습니다. 특히 현실에서 귀족이나 왕족으로 부귀 영화를 누리던 귀족들이 자신의 영화를 다음 세대로 이어가기 위해서 불교에 귀의하기도 했습니다.

불교에서 차를 부처님께 올리고, 스님들 사이에서 마시던 습속이 규칙과 형식을 지니면서 귀족적 이미지로 굳혀지다가 센리큐의 등장과 더불어 누구나 마실 수 있고 향유할 수 있는 생활 습속으로 자리잡습니다. 
     
차나무 잎으로 만든 차는 탄닌 성분을 지니고 있어서 쓴맛이 납니다. 사람들은 차의 오묘한 맛의 기원인 탄닌의 쓴맛을 즐기면서도 그 맛을 없앨 수 있는 단맛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다름 아닌 차과자입니다. 차와 더불어 먹거나 차를 마시기 전에 먹기도 합니다.

차와 차과자의 결합은 일본 차문화의 특징입니다. 차과자의 단 맛은 차의 떫은 맛을 없애 주기도 하고, 입 안에서 두 가지 맛을 더불어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차 과자는 일본에서 계절에 따라서 나는 여러 가지 남새와 푸새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오래 전 냉장고가 없던 시절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차과자는 쌀이나 팥, 콩 등이 적극적으로 사용됩니다. 설탕이 수입되면서 단맛에 날개를 달았습니다. 그래도 요즘 설탕이 담당하던 단맛 보다는 남새와 푸새가 지닌 단맛이나 제철 맛을 적극 활용하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차, #찻집, #단팥죽, #교토, #옥로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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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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