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멸의 여자> 포스터

영화 <불멸의 여자> 포스터 ⓒ 영화사 소요


 
 
감정 노동자의 고충은 더이상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제법 높은 내공을 지닌 서비스직 종사자들도 눈물을 쏙 빼게 만드는 빌런(악당 같은) 고객은 늘상 존재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 등에선 이런 고객을 슬기롭게 대처한 직원의 무용담이 심심찮게 올라오곤 한다.
 
오는 4월 5일 개봉하는 영화 <불멸의 여자>는 고급 화장품 판매업에 종사 중인 여성 감정 노동자 두 명을 등장시킨다. 단 하루 안에 온갖 황당한 이유로 제품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 겉으론 친절해 보이지만 또다른 속내를 감춘 의뭉스러운 고객 등에 응대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형식 면에서 이 영화의 큰 특징은 연극 무대 그대로를 스크린에 옮겼다는 점이다. 동명의 원작 연극을 토대로 했는데 무대 위 정해진 동선 안에서 연기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초반엔 낯설게 보인다. 인물의 미묘한 표정과 어투, 그리고 조명 활용을 통해 감정과 사건 흐름을 전하고자 하는데 영화 시작 후 10여 분이 흐르면서 그 낯섦이 꽤 상쇄된다.
 
그만큼 서사 면에서 흡인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진상 고객인지 아니면 본사에서 보낸 일종의 모니터링 직원인지 모를 대상을 두고 두 여성 노동자는 최선을 다해 웃으며 응대하고, 그럴 이유가 없음에도 무릎까지 꿇어가며 사과한다. 후반부엔 점장으로 등장하는 남성의 성폭력 사실까지 더해지며 갈등이 극에 달한다.

영화적인 것 혹은 연극적인 것
 
 영화 <불멸의 여자>의 한 장면.

영화 <불멸의 여자>의 한 장면. ⓒ 영화사 소요


  
 영화 <불멸의 여자>의 한 장면.

영화 <불멸의 여자>의 한 장면. ⓒ 영화사 소요


  
이야기 구성이나 배우들 연기력은 충분히 인정받아 마땅하다. 그간 여러 연극 무대와 상업영화 조, 단역을 맡아 온 배우 이음의 첫 영화 주연작이기도 하다. 마치 페이크 연극을 하듯 정확한 발성과 발음을 선보이는 이음이 영화에서 중심을 잘 잡고 있다.
 
다만, 촬영 자체가 지금과 같은 방식이었어야 하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연극 무대를 영화적으로 촬영한 것인지 아니면 말대로 페이크 연극으로 무대 작품과 다른 차원의 감상을 남기는지는 두고두고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밀도 높은 연기와 사건을 펼쳐놓는 방식은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서도, 장르성 면에서도 많이 활용되어 온 선택지다. 특히 서스펜스가 중요한 호러나 스릴러 액션 장르에선 더욱 그렇다.
 
그 선택이 <불멸의 여자>에서도 효과적이었을까. 한국영화 중에 처음 시도된 것으론 의의가 있다. 영화적인 것, 연극적인 것, 아니면 그 경계에서 이 작품을 두고 여러 논의가 나올 수도 있을 법하다.
 
한줄평: 흡인력과 연기력으로 관객을 끌고 간다
평점: ★★★(3/5)

 
영화 <불멸의 여자> 관련 정보

원작: 연극 <불멸의 여자>
감독: 최종태
출연: 이음, 윤가현, 안내상, 이정경, 윤재진
제공 및 제작: ㈜영화사 소요
배급: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공동배급: ㈜아크메
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87분
개봉: 2023년 4월 5일
 
불멸의 여자 감정노동자 서비스직 이음 안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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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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