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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노동조합연대 출범식. 김성호 포스코 노조연대 초대 의장은 "55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코에 그룹사 노조연대가 탄생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포스코그룹 노동조합연대 출범식. 김성호 포스코 노조연대 초대 의장은 "55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코에 그룹사 노조연대가 탄생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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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본사와 4개 계열사 등 포스코그룹 5개 노조가 참여하는 연대체가 출범했다. 55년의 역사를 지닌 포스코에서 그룹의 문제를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본사 노조와 계열사 노조들이 연대한 것은 처음이다. 김성호 포스코노조위원장은 "55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코에 그룹사 노조연대가 탄생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인없는 회사' 오명 벗고, 정경유착 근절"

한국노총 포스코그룹 노동조합연대('포스코 노조연대')는 31일 오후 2시 한국노총회관 6층 대회의실에서 출범식을 열고 경영진의 부조리 적극 대응, 그룹사 이슈 공동 대응, 정경유착 근절 등을 약속했다. '주인없는 회사'라는 오명을 벗고, 지주사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경유착을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 노조연대는 이날 출범선언문에서 "1만여 명의 노동자가 하나된 포스코연대는 지주사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대 간의 유기적 연결과 투명한 노조 운영을 통해 포스코연대 고유의 'K-노사문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천명하기 위해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상징인 이곳에 섰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날의 노동운동은 사회적 공감대 형성 없이는 그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사회현실과 마주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급변하는 사회 대전환 속에서 합리적 K-노사문화를 조성하고 사회적 담론을 주도하고자 한다"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내놓은 '6개항의 약속'에는 '경영진의 부조리 및 무책임한 경영에 적극 대응', '지주사 체제의 한계 극복 위해 그룹사 이슈 공동 대응', '부적절한 외압으로부터 노동자.회사 보호', '포스코그룹과 유착해 사리사욕 채우는 정치인 근절' 등이 포함돼 있다. 

포스코 노조연대에는 한국노총 금속노련과 화학노련에 소속된 포스코노조(본사)와 포스코DX노조, 포스코엠텍노조, SNNC노조, 포스코인터내셔널노조 등이 참여하고 있다. 총 6개의 포스코그룹 노조 가운데 5개가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초대 의장은 김성호 포스코노조위원장이 맡았다. 

포스코 노조연대는 지난 2022년 10월 포스코그룹 노조연대체 방안을 발의한 뒤 '그룹사 노동조합위원장단 회의'(11월, 3회), 그룹사 노조 간부 교류(12월~올 2월, 3회), 포스코그룹 노동조합연대 운영규칙 제정과 출범 선언문 확정(3월)을 거쳐 이날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포스코 노조연대에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 2020년 5월 '삼성그룹 노조연대'를 출범시켰다. 삼성그룹사과 관계사 노조의 문제들을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출범한 삼성 노조연대는 해마다 '임금 인상 및 제도개선 공동요구안'을 발표하고 공동교섭을 요구해왔다. 삼성 노조연대에는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삼성웰스토리노조, 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노조, 삼성화재노조, 삼성SDI울산노조, 삼성생명직원노조, 삼성에스원참여노조 등 11개 계열사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김성호 초대 의장 "무노조경영을 지향한 포스코에서 쉽지 않았다"
 
포스코그룹 노동조합연대 초대 의장을 맡은 김성호 포스코노조위원장.
 포스코그룹 노동조합연대 초대 의장을 맡은 김성호 포스코노조위원장.
ⓒ 한국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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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포스코 노조연대 초대 의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무노조 경영을 지향해오던 포스코그룹에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쉽지 않았다"라며 "포스코연대를 준비하는 동안 지속적인 견제가 있어 왔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러나 오늘 한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 용기를 모았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이 언급한 '지속적인 견제'와 관련, 포스코 노조연대 출범 과정에 참여해온 한국노총의 한 핵심관계자는 "포스코 노조연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측의 회유가 있었다"라며 "그러한 회유로 인해 포스코케미컬노조와 포스코인터내셔널노조는 빠졌다가 포스코인터내셔널노조만 최종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라고 <오마이뉴스>에 전했다. 

김 의장은 "포스코연대는 최근 노동계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노동조합은 힘을 발휘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있다"라며 "외면을 받는 과정에는 각종 언론과 정부의 잘못된 정보 전달 때문인 점도 있지만 분명 우리 노동조합이 반성해야 할 점도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이에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K-노사문화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의장은 "노동조합의 목표가 단순히 투쟁이나 임금, 복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합원들이 건강한 노동자이자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터전을 만드는 활동, 노동자와 이해관계인, 그리고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만들어 가는 활동, 이러한 폭넓은 활동과 노력이 노동조합의 새로운 목표가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 의장은 "포스코연대는 우선 산업안전보건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전개하겠다"라며 "건강하고 안전한 노동자가 기업의 성장과 함께하는 것, 지역과 산업에서 노동자 이상을 넘어 시민이자 국민으로서 역할을 하려는 것, 그것이 포스코연대의 K-노사문화다"라고 강조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 바뀌어...그런 외풍으로부터 보호하겠다"
 
포스코 본사 노조와 4개 계열사 노조가 참여하는 '포스코그룹 노동조합연대'를 31일 출범했다.
 포스코 본사 노조와 4개 계열사 노조가 참여하는 '포스코그룹 노동조합연대'를 31일 출범했다.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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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 의장은 "아울러 노동자의 땀과 국민의 피로 만든 포스코그룹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장이 바뀌고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라며 "이제는 그런 외풍으로부터 우리 포스코연대가 회사를 보호하겠다, 정경유착, 포스코그룹을 숙주삼아 빨대 꼽고 기생하는 정치인을 뿌리뽑아 기업의 가치를 진짜 주인인 노동자와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포스코그룹 경영진의 무책임한 경영에는 포스코연대가 자정작용을 해내겠다, 이것이 포스코연대가 주장하는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오늘은 한국노총 포스코그룹 노동조합연대의 출범을 알리는 역사적인 날이다"라며 "걸어왔던 길보다 걸어갈 길이 어렵고 힘들 수 있다, 포스코연대는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사회적 귀감이 되고, 노동조합과 회사를 넘어 모든 노동자와 연대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성태 국민의힘 전 의원,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 출신인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한국노총 부위원장 출신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동명 현 한국노총 위원장,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포스코 4개 계열사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처럼 무노조 경영... 2018년 민주노총·한국노총 소속 노조 설립

한편 지난 1968년 창립한 포스코는 사실상 삼성그룹처럼 무노조경영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민주화운동 시기였던 지난 1988년 6월 노조가 결성됐고, 한때는 2만 명 정도의 조합원이 가입해 단위노조로서는 가장 큰 규모였다. 하지만 포스코 노조의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노조 간부의 금품수수 사건 등이 터지면서 조합원들이 대거 탈퇴한 것이다. 1992년 이후에는 사실상 무노조인 '휴먼노조' 상태였다.

휴먼노조 상태가 지속되다가 지난 2018년 9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설립되면서 포스코에 최초의 산별노조가 생겼다. 그런데 포스코지회는 지난 2022년 11월 두 차례의 조합원 투표를 통해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기업별노조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하지만 절차 위반, 자격 미비 등을 이유로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인정하지 않았고, 고용노동부 포항지청도 기업별노조 전환 신청서를 반려했다. 이와 함께 한국노총도 지난 2018년 11월 포스코에 노조를 설립했고, 현재 8700여 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다.  

태그:#포스코 노조연대, #한국노총,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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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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