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 은행들이 젊은 층의 트렌드를 겨냥한 1개월짜리 초단기 적금이나 팬덤 문화를 결합한 적금 등 이색 적금 상품들을 잇달아 출시했다. 재미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MZ 세대(15~40세)의 자금 가용 규모가 커짐에 따라 금융업계가 발 빠른 대응을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지난 4월 1일부터 '금융기관 여수신 이율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자, 기존 은행 적금 만기 기간이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은행은 소액 단기 납입을 선호하는 MZ 세대의 경향을 반영해 앞다퉈 초단기 적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4월 7일 기존 '하나 타이밍 적금'을 1개월 초단기 만기 상품으로 재단장했다. 하나원큐 앱을 통해 가입이 가능한 하나 타이밍 적금은 10원에서 5000원까지 사용자가 직접 설정한 금액을 게임을 하듯 빨간색 '타이밍 버튼'을 눌러 적금 계좌에 적립할 수 있도록 했다.
KB국민은행도 4월 12일 1개월 만기가 가능한 '특별(★)한 적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기본금리 연 2.00%에 목표금액 달성, 별 모으기 달성, 친구 추천 등의 우대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4.00%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이외에도 신한은행의 '한 달부터 적금', IBK 기업은행의 'IBK 디데이 적금', 케이뱅크의 '코드K 자유적금' 등 1개월 만기의 초단기 적금이 계속해서 출시 중이다.
첫 적금으로 초단기 적금을 이용 중이라는 이아무개(21)씨는 "학생이라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자투리 돈이 생기면 일단 초단기 적금에 넣는 편"이라며 "이자수익이 높지 않다는 사실을 알긴 하지만 짧게 돈을 저축하고 이자를 얻고 싶을 때는 장기 적금보다는 초단기 적금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투자 방식에 관심을 갖는 젊은 세대를 위해 재미를 더하는 요소를 추가한 금융상품도 눈길을 끈다. 4월 18일 카카오뱅크는 저축과 아이돌 팬덤 문화를 결합한 '최애 적금'을 출시했다. 최애는 '최고로 애정한다'의 줄임말로 보통 가장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쓰이는 단어로 통용된다.
이를 응용한 최애 적금은 본인의 최애와 관련한 이벤트가 있을 때 일정 금액을 저축하는 방식으로 이용가능하다. 이 적금 가입자들은 '최애가 본인의 셀카를 올렸을 때 만원', '최애가 속한 그룹이 신곡을 냈을 때 3만 원' 등의 규칙과 금액을 직접 설정하고 해당 상황이 발생할 때 적금을 납입한다.
최애 적금은 계좌의 커버 화면을 최애의 사진으로 등록할 수 있고 본인의 계좌 화면과 내용들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해 팬들의 새로운 소통 창구로 사용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에서도 개성 있는 적금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지난해 출시된 '키워봐요 적금'은 챌린지 형식으로 나만의 동물을 키울 수 있다. 적금 가입 시 동물의 알이 지급되고, 다음날 부화한 알을 확인 가능하다. 6개월 동안 매주 자동 이체를 수행하면서 동물이 성장하고 만기 시 전설의 동물로 진화하며, 연 최고 4.5%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토스뱅크는 4월 12일 '굴비적금'이라는 이름의 연 최고 5.0% 금리 자유적립식 상품도 선보였다. 굴비적금은 이용자가 입금할 때마다 천장 줄에 매달린 굴비가 밥상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5번 입금하면 굴비가 밥상에 도달해 반찬이 추가되는 이른바 '자린고비 일화'를 연상시키는 화면 구성을 통해 저축의 재미를 높이며 출시 이틀 만에 누적 계좌개설 5만 개를 돌파했다.
토스뱅크의 모든 적금 상품을 이용 중이라는 정아무개(22)씨는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포맷으로 주변 친구들도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저축을 통해 (굴비적금의) 굴비를 얻는 맛이 남다르다"며 "자유적립식 적금은 정해진 입금 금액이 있는 게 아니라서 해지될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김수인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