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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여당 버릇을 2008년 한 해 동안 고치지 못했던 민주당이 일주일 동안 국회 본회의장밤샘을 하면서 야성을 회복했다. 야당이란 여당과 싸워야 한다. 싸운다는 말은 몸싸움이 아니라 사상과 이념을 바탕으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정책을 비판하고, 자신들 이념에 어느 정도 맞도록 고치는 것을 말한다.

 

민주당은 민노당과 진보신당과는 이념에서 보수이지만 한나라당보다는 진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보수와 진보를 통합하는 이념을 만들지 못했고, 결국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견제하는 야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지나간 일이지만 지난 봄 촛불 정국을 민주당이 신속하게 주도하면서 정치 역량을 키웠다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민주주의를 20년 전으로 퇴보시키는 이런 정국은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옛말 처럼 민주당은 'MB표 악법' 투쟁을 성탄절 직후부터 전개함으로써 야성을 회복했다. 보수 언론들은 양비론을 내세워 국회가 또 다시 난장판이니, 자기 버릇 고치지 못했느니, 퇴보했다고 비판하지만 아니다. 양비론은 보수세력들이 자기들 잘못을 감추기 위한 주장일뿐이다.

 

민주당 지지율이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전통적인 지지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2009년은 경제살리기를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할 때에 발목잡는다는 여론전을 의식하면 안 된다.

 

민주당도 말했듯이 'MB표 악법' 중에 경제 살리는 법안들은 거의 없다. '언론관련법'은 경제와 관련없고, 민주주의 근간인 언론을 재벌과 특정신문들에게 내주기 위한 것이다. 여론 독과점뿐만 아니라 이념독과점을 구축하려는 목적만 있을 뿐이다. 물론 재벌과 한나라당 자기들 세력 경제살리기는 될 수 있다. 하지만 시민들과 서민들 경제살리기와는 관계없다.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언론 7대 악법'은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막아야  할 이유이다. 언론노조와 공조하고, 여론조사 결과도 민주당에게 불리하지 않다. 민주당은 흔들리면 안 된다. 조금만 눈을 크게 뜨면 보인다. 협상 대상자인 한나라당만 보지 말고, 시민들을 보면 답이 나온다.

 

국회본회의장 추운가? 배가 고픈가? 잠자리가 불편한가? 수고하셨지만 일주일 했을 뿐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000일 넘게 싸웠고, 겨울바람을 맞으면서 수십미터 크레인 위에서 시위를 한 노동자들도 있다. 아이들 정신과 미래를 좀 먹는 줄세우기 하지 않겠다고 했던 선생님들은 파면과 해임을 당했다.

 

최재천 전 의원은 국회본회의장이 난방도 잘 되지 않고, 먹을거리과 씻을 물도 부족하고, 잠자리도 불편하다고 했다. 하지만 1000일 동안 길바닥과 수십미터 크레인에서 겨울 바람을 맞고, 수십일을 단식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보다는 낫다.

 

이들을 생각했서라도 2009년 민주당은 2008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성탄절 이후 야성을 회복한 것처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해 싸워야 한다. 정치적 이권과 이익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다.

 

2009년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다시 살리는 중요한 한 해가 되도록 온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 2009년 민주당에게 희망을 건다. 민주당은 민주시민을 다시는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태그:#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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