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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 당선자 집무실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 당선자 집무실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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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31일 오후 3시 55분]

박근혜 "회동서 '공천시기 늦추지 않는다'고"... 이 당선자 측 "공천 대화 없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29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의 회동에서 "공천시기를 늦추지 않는다는 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회동 이후 이 당선자 주변에서 나오고 있는 "공천과 관련한 대화는 없었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박 전 대표 측 이정현 공보특보는 3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가 '회동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공천시기와 관련해서도 이야기가 오갔고 (공천시기를) 늦추지 않는다'는 대화가 있었다'고 오늘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당선자 쪽에서 '3월 공천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회동에서 당선자와 박 전 대표가 공천 시기를 늦추지 않는다는 데 견해를 같이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강재섭 대표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강 대표는 "공천은 당이 (중심을) 잡고 하겠다. 1월 10일경 '공천 기획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강 대표는 공천 시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1신 : 31일 오전 11시 40분]

3월이냐, 아니냐.... 한나라당의 물밑 공천 싸움

내년 4월 총선 공천 시기를 놓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쪽과 '친 박근혜' 진영의 물밑 기싸움이 치열하다. 이 당선자 주변에서는 공공연하게 '3월 공천설'을 주장하고 있고, 박 전 대표 쪽은 반발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29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선 후 첫 회동을 놓고도 양쪽에서 다른 말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 쪽 의원들에 따르면, 회동 날 저녁 박 전 대표는 유정복·이혜훈·김재원·송영선·이규택 등 측근 의원들과 만찬에서 "당선자에게 '공천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서 빨리 해야 한다. 늦춰선 안된다. 그래야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지 않겠느냐'는 뜻을 전했고, 당선자도 '맞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선자 쪽에선 "공천 관련 얘기는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당선자의 한 측근은 31일 "회동은 비공개로 이뤄졌는데, 왜 그런 뒷말들이 나오느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박 전 대표가 주변 의원들에게 회동에서 나눈 얘기를 한 데 대해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내비친 것이다.

'친박' 쪽에선 "당선자가 이제와 오리발을 내민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친박 의원들은 회동에서 박 전 대표가 당선자에게 공천 시기를 늦추는 건 문제가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했다고 보고 있다.

한 의원은 "회동 전날에도 박 전 대표가 기자들에게 '공천이 늦춰지는 데 대해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느냐'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회동에서도 이 문제 만큼은 꼭 말해야겠다고 맘 먹고 가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3월 공천 반대.. 왜? "밀실공천 하겠다는 것"

친박 진영에서는 공천 시기가 늦어지면 '친 이명박' 진영의 독식을 위한 '밀실공천'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한 의원은 "대통령 취임 이후에 공천을 한다는 것은 그 전에 물밑에서 다 공천 작업을 해놓고 (총선에 임박해) 막판에 공개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당헌·당규대로 빨리 공천심사위를 구성해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서 공천을 하자는 게 우리 주장"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도 "3월 공천 주장은 친박 진영을 배제한 공천을 한 뒤 반발할 시기를 안주겠다는 의도"라며 "밀실에서 공천을 한 뒤 발표하고 서둘러 끝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선자 쪽에선 "정치일정상 공천을 2월에 빨리 하는 것은 어렵다. 2월에는 인사청문회도 몰려있고 한미 FTA 비준안과 중요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들도 많다"(임태희 당선자 비서실장), "2월 공천은 전략적으로 봐도 효과가 없다"(이동관 인수위 대변인)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 당선자 진영이 '3월 공천'을 주장하는 이유에는 '이회창 신당'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공천 탈락자들이 한나라당과 가장 이념적 노선이 비슷한 '창당'행을 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경선 때 박 전 대표를 도왔던 한 의원은 "이회창 신당에서는 한나라당의 '낙수'를 기다리는 면도 있지 않느냐"며 "3월초에 공천한다는 건 탈락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재 나선 강재섭 "당이 중심 잡겠다"... 친박쪽 "지켜보겠다"

공천 시기와 관련한 양쪽의 기싸움이 팽팽해지자, 강재섭 대표는 "공천은 당이 중심을 잡고 하겠다"며 중재에 나섰다.

강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천은 당 지도부나 공심위에서 하는 것인데, 당선자와 박 전 대표가 만나 공천을 이야기하는 자체가 어폐가 있다"며 "(공천을) 할 사람이 따로 있는데 빨리, 늦게를 이야기하는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강 대표는 또 "(대선후보 경선 때) 박 전 대표를 지지했다고 불이익을 당하는 일도 없어야 하고, 이 당선자를 지지했다고 불이익을 당하거나 특혜받을 이유도 없다"며 "당이 볼 때 필요한 사람을 공천해야 하고, 그 기준은 이제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천 시기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강 대표는 "내년 1월 10일쯤 총선기획단을 구성할 것"이라며 "기획단에서 공천심사위 구성 시기 및 기준 등 모든 것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원칙적으로 강 대표의 얘기가 맞다"며 "당권·대권은 확실히 분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이 이쪽 저쪽('친이'나 '친박')에 휘둘리지 않고 민주적으로 공천을 할지는 공천기획단이나 공천심사위의 구성을 보면 알게될 것"이라며 "강 대표가 원칙을 잘 실천할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태그:#박근혜, #이명박, #한나라당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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