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기대상' 이유리, 빠져들듯한 고혹적인 눈빛  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배우 이유리가 30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 MBC 연기대상 >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MBC 연기대상' 이유리 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배우 이유리가 30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MBC <연기대상>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2014 MBC <연기대상>의 대상은 이유리에게 돌아갔다. 이유리는 문자투표로 대상을 결정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이유리는 <왔다 장보리> 연민정 역을 맡아 방영 내내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았고, 가장 눈에 띄는 2014년 캐릭터 중 하나가 되었다. 이는 이유리의 연기력이 없었다면 얻을 수 없는 결과였고, 이유리는 과반수가 넘는 시청자 문자투표 결과로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MBC <연기대상>은 고질적인 문제를 여전히 드러냈다.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쳐도 수상 후보들의 면면이나 선정에서 너무 식상한 결과만 반복되었던 것이다. <왔다 장보리>는 주요 부문 상을 모두 휩쓸며 가장 주목받았지만, 한해 드라마들을 되짚어 보거나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연기자들에 대한 수고를 치하하는 자리는 아니었던 것이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대상 후보가 송윤아-이유리-오연서의 삼파전이었다는 점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대상 후보로 많이 거론 된 사람 중에는 <미스터 백>의 신하균도 있었다. 신하균은 이 드라마에서 70대 노인 연기와 30대의 연기를 모두 무리없이 소화해내며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신하균의 연기력이 없이는 <미스터 백>이라는 드라마는 성립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신하균은 대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며 의외의 결과를 안겼다. 신하균은 장나라와 함께 인기상을 수상하기는 했지만 그 외의 상을 하나도 가져가지 못하며 사실상 무관에 그쳤다. <운명처럼 널 사랑해>의 장혁이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했지만 그 역시 대상 후보로서 부족함이 없었던 점을 미루어 보면 대상 후보 선정부터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무리였다.

참가자들이 꼭 상을 수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대상 후보에 이름이 올라가 있지 못하다는 것은 단순히 시청률과 화제성을 위시한 방송국의 상업성을 대놓고 광고한 모양새에 불과했다. 물론 상업성이 빠질 수는 없고 이유리의 대상은 적절했지만 조금 더 시상식의 의미에 대한 고찰이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상이 이유리로 발표되는 순간 역시 긴장감은 없었다. 이미 최우수 연기상에 송윤아와 오연서의 이름이 불렸기 때문이었다. 사이좋게 최우수상을 나눠가진 송윤아와 오연서 덕에 대상이 이유리라는 것을 이 시상식을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모두 예상할 수 있었다. 이유리가 대상을 수상하기까지의 과정이 지루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상을 골고루 나눠주려거든 조금은 그럴듯한 수상결과와 한 해의 드라마를 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으로 그 자리를 채우는 편이 나았다. 그러나 대상 후보 선정부터 한 드라마에 지나치게 편중된 수상결과까지 시상식은 구색맞추기에 지나지 않은 형태로 흘렀다.

<연기대상>이 단순히 상을 위한 연말 시상식이 아닌, 한 해 열심히 드라마를 만든 사람들을 되돌아보고 단순히 시청률이 아니라 의미있는 작품들을 되짚어보는 시간으로 만들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MBC는 그동안 <연기대상> 수상결과로 적지 않은 잡음을 일으켰다. 시상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는다면 <연기대상>에 대한 논란은 단순히 시청자 투표를 도입한 것으로 가라앉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유리 왔다 장보리 신하균 미스터 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