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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마이뉴스>는 '2015 2월22일상' 수상자로 김창엽 박정연 배지영 알바노조 이명옥 이수지 이영광 이정혁 이정희 정대희 조세형 조종안 기자(12명)를 선정했습니다. '2월22일상'은 한 해 동안 꾸준히 좋은 활동을 펼친 시민기자에게 드리는 상입니다.

시상식은 2015년 1월 23일 <오마이뉴스> 상암동 사무실에서 치러집니다. '2월22일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만원을 드립니다. 이 자리에서는 '2014 올해의 뉴스게릴라상'과 '2014 특별상', '2014 올해의 기사상', 시민기자 명예의 전당 시상식도 함께 열립니다.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인사 드립니다. [편집자말]
[김창엽 기자] 국내 최고 전문가의 글 감수까지...이런 게 바로 '내공'

김창엽 기자
 김창엽 기자
ⓒ 김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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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엽 시민기자는 사는 곳이 세 군데나 된다. 공주, 세종, 대전. 공주에서는 틈틈이 농사를 짓는다. 세종에서는 잠을 자고 글쓰기를 한다. 대전에서는 사무원 일을 한다. 살아가는 동선이 대강 그려진다. 운동도 무척 좋아한다. 평소 얼마나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사는지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김 기자는 한때 신문사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그는 글을 쓸 때 '3I'라는 원칙을 갖고 쓴다. 중요(importance), 정보(information), 흥미(interest)이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내용 오류가 적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다. 기자라는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는 지금 과학과 관련한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신문사에서 과학과 관련된 분야를 8년 가량 취재한 경험을 살려 글을 써보라고 한 지인의 권유가 계기였다. 글을 연재하면서 중간중간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감수를 받기도 했다. 완벽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글쓰기 내공이란 게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농사와 글쓰기, 사무원 일은 김 기자가 순서대로 하고 싶은 일이다. 농사지으면서 어머니 이야기를 글로 써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게 최근의 가장 큰 관심사다.

"장비가 모기 한 마리를 죽이려고 바위에 놓고 주먹으로 내리치는데, 모기는 죽지 않고 바위만 깨졌다더라. 그러자 옆에 있던 부하가 '장군님, 모기는 이렇게 죽이는 겁니다' 하고 손톱으로 눌러 죽였다는 것 아니냐. 그러자 장비가 '너 참 힘이 천하 제일이구나' 라고 했다더라."

김 기자가 어머니와 함께 당근을 뽑으면서 들었다는 이야기다. 그 경험을 풀어놓은 글은  <오마이뉴스>에서 채택이 안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김 기자는 그 글이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라고 했다. 내가 봐도 강한 촌철살인이 담긴 '장비' 이야기는 무척이나 의미심장하다. 앞으로 그가 들려줄 농사와 어머니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함께 하는 세상을 위해 가까운 데부터 뭔가 제가 할 일을 좀 찾아보려고요"라는 그의 다짐도 다른 사람들에게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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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 부끄럼 많은 "방안퉁수"...인터뷰하는 그는 딴 사람?

배지영 기자
 배지영 기자
ⓒ 배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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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퉁수'. 배지영 시민기자의 '별명'이다. 배 기자는 밖에서 오래 돌아다니면 단점이 드러난다고 한다. 붙임성이 없고, 눈치 볼 줄 모르며, 손끝도 야무지지 못해서다. 그는 본방으로 하는 <무한도전>을 좋아한다. MBC 파업 때는 노조에 성금까지 보냈다. 하지만 정작 <무한도전> 팀이 군산에 왔을 때는 부끄러워 촬영 현장에도 못 갔단다.

그런 사람이 생면부지의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쓴다. 인터뷰 섭외를 위해 전화할 때마다 거절당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떨린다면서 말이다. '배지영'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경향 각지에 알린 연재 기사 '지방소도시 청춘남녀 인터뷰'를 위해서다.

지난 12월 2일 <오마이뉴스> 메인면에 오른 8번째 기사('36-23-36' 환상의 몸매..."저는 비키니 선수입니다")는 1만 명이 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조회 수도 36만(12월22일 기준)이 넘었다. 배 기자 글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말일 터.

배 기자는 인터뷰 대상자를 찾기 위해 직접 일터로 찾아가기도 한다. 상대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준비해가는 질문거리는 스스로 생각해봐도 빈약할 때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도 그는 짧게는 1시간, 길게는 3시간까지 인터뷰를 진행한다.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이렇게 성실하게 얘기를 해 주다니' 하면서 감동을 먹을 때도 있다고 한다. 상대방과 진심으로 교감하고, 그로부터 속 깊은 이야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배 기자는 재미와 감동이 있는 글을 좋아한다. 마음에 울림이 남는 글을 쓰고 싶어한다. 평소 글쓰기를 할 때는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읽은 "수정본 = 초고-10%"를 떠올린다. 초고를 동생에게 보여주면 "좋아"라고 말하는 때가 70% 정도라고 한다. 글쓰기에 들이는 공력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겠다.

배 기자는 당분간 현재 쓰는 연재 기사를 성실하게 끌어가는 일에 힘쓰겠다고 했다. 내년 계획도 소박하다. 이런저런 핑계로 한두 잔씩 술을 마시곤 했는데, 조금 딱딱해진 간을 위해 술을 전혀 안 마실 작정이란다. 튼튼해진 간의 힘으로 더욱 멋진 기사를 써낼 배 기자의 활약상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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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시의원에 도전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누구?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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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시민기자가 쓴 <오마이뉴스> 첫 기사는 2013년 9월 23자로 실렸다(옆집 가정사까지 실시간 생중계... 아빠 어디가?) 그뒤로 이 기자는 '어느 알콜 중독자의 고백', '꽃중년 뱃살빼기 프로젝트', '시민기자의 시의원 도전기' 등 흥미진진한 연재 기사들을 꾸준히 올렸다. 최근에는 '협동조합으로 행복한 세상 만들기'라는 제목의 연재 기사를 쓰고 있다.

이 기자가 12월 20일까지 쓴 전체 기사 수는 64건이다. 오름 기사가 39개, 으뜸 기사가 13개다. 톱에 오르는 기사들 비중이 80%를 훌쩍 넘는다. 연재 기사들의 제목을 통해 짐작되듯이 그의 글은 소재의 독창성이 돋보인다. 일상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개성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는 감각이 뛰어나다. 은근한 유머와 위트가 느껴지는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절로 미소를 머금게 된다. 부럽다. 그런 능력, 원래 타고난 걸까.

"감각이나 내공은 전혀 없고요, 일단 이면지 한 장에 쓸 내용에 대한 밑그림(구상이라고 해야하나요)을 그립니다. 그리고 다른 이면지 한 장에는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무작위로 적지요(반드시 이면지여야 합니다. 그래야 부담없이 막 적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나서 한글 문서화 작업을 진행합니다. 작업이 끝나면 반드시 출력해서 오타 수정하고 읽어가며 문장을 다듬지요. 기사 한편 쓰는데, 2~3일쯤 걸립니다."

이 기자의 본업은 치과의사다.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며, 은퇴해 시골 내려가 농사지으며 희곡을 쓰는 게 소원이라고 한다. 남들이 그의 본업을 두고 '부업'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까.

이 기자는 이즈음 협동조합에 푹 빠져 있다. 그는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학교를 꿈꾼다. 그런 학교가 없다면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으로 협동조합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내년 봄쯤에 실제 협동조합의 설립 과정을 기사로 작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의 꿈이 실현될 날이 머지 않은 듯하다. 빨래나 설거지, 세차 등에 얽힌 일상의 이야기들도 머릿속에 담겨 있다고 한다. 그의 '중독성 있는' 글을 기다리는 독자들이 크게 기대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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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안 기자] 그가 남에게 자신을 '잡놈'이라고 소개하는 이유

조종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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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안 시민기자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 자신을 '잡놈'이라고 소개한다. 등산, 사진, 서예 등 관심사가 넓기 때문인 듯하다. 2004년 8월부터는 다음카페 '후광 김대중 마을'도 운영해오고 있다. 그에게 김 전 대통령은 1980년대 초 <옥중서신>을 통해 부부가 사는 법을 가르쳐준 인생의 스승이기도 하다. 30년 넘게 보석상을 운영해 온 삶의 이력을 놓고 볼 때 이채롭게 비칠 수 있는 대목들이다. 그 자신이 붙인 '잡놈'이라는 별명에서 그가 갖고 있는 자부심이 절로 느껴지는 이유다.

조 기자가 살고 있는 곳은 인구 30만이 조금 못 되는 전라북도 군산시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도시형 농촌'이다. 그에게 고향이기도 한 이곳은 글쓰기의 원천이자 보고다. 어린 시절 경험들이 녹아든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군산에 관한 기사가 많이 나오게 되었단다. 2011년 초 <오마이뉴스>에 5회에 걸쳐 연재한 군산의 서양 의료 100년사 기사, 최근 연재하고 있는 '유구한 군산의 불교문화, 그 흔적을 찾아서' 등이 구체적인 성과들이다.

조 기자는 2013년에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에 게재할 군산의 철도, 의료, 민속, 인물, 불교, 음식 등 100여 개 항목을 정리했다. 그 과정에서 얼마 전 출간한 <군산야구 100년사>의 밑그림이 그려졌다고 한다. 이용일 전 KBO 총재대행이 지방 도시의 야구사 발간은 인천에 이어 군산이 두 번째라며 흐뭇해했을 정도로 그 의미가 남다른 저작이다.

조 기자는 2007년 11월 23일 첫 기사(통일호 열차를 타고 떠난 여행)를 쓴 뒤 지금까지 800개 가까운 기사를 썼다. 그 사이 군산 향토사 정리, 심포지엄 주제 발표, 강의, 방송 출연, 책 발간 등의 활동이 꾸준하게 이어졌다. 그런 왕성한 활동 뒤에 '잡놈'의 끈질김과 노력이 숨어 있는 건 아닐까.

그는 당분간 쉬면서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정리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한다. 에너지 재충전을 위해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녀올 계획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군산 지역 인물과 생활 이야기를 중심으로 '군산 100년사'를 다루고 싶은 포부를 밝힌다. 도전하는 65살 청춘이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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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2일상①] "밤길 조심하시오" 북한식당 종업원에 협박 받다
[2월22일상③] "남편과 함께 세계 여행, 이렇게 시작했어요"


태그:#2월22일상, #김창엽, #배지영, #조종안, #이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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