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이충주

뮤지컬 배우 이충주 ⓒ 레히, 알앤디웍스


"요즘 같이 행복할 때가 없었던 것 같아요. 매일매일 무대에 서면서 감격스럽고 감사해요. 좋은 작품에, 좋은 역할을 만나서 너무 행복해요. 역할에 잘 맞는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요즘입니다."

뮤지컬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이하 <셜록홈즈>)로 연말을 바쁘게 보내고 있는 배우 이충주. <셜록홈즈>는 19세기 말 런던 크리스마스이브에 영국 최고의 명문가 앤더슨가에서 두 발의 총성 후 사라진 루시 존스를 찾아달라고 의뢰를 받은 셜록홈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극 중에서 이충주는 쌍둥이 형제 아담 앤더슨과 에릭 앤더슨 역을 맡아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다. 앤더슨가의 총수로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이나 많은 작은 아버지에게 호령을 하고 거만하게 비웃는 아담 앤더슨 역할에 있어서나, 형에게 가려 존재 자체를 세상에 드러내지 못 하고 사는 에릭 앤더슨 양극단을 오가는 이충주.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실제 쌍둥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리얼하게 연기를 펼쳐낸다.

"누군가를 따라하는 게 아닌 내 연기를 보여주는 작품"

"쌍둥이 형제, 1인 2역을 맡았어요. 아담이 형이고, 에릭이 동생이죠. 형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고 괴팍한 면도 있습니다. 에릭은 형의 뒤에 가려진 사람이고 사랑에 있어서는 지고지순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위에 쌍둥이를 관찰해 보니까 극단적으로 다른 인물은 아니더라고요. 자란 환경이 비슷해서 말투도 크게 다르지가 않고요. 그래서 저도 말투 등 외향적으로 변화를 주기보다는 정서와 상황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연기하기 더 편했던 거 같아요. 사람마다 에릭 같은 면도 있고 아담 같은 면이 있으니 연기할 때마다 그걸 증폭시키려고 했어요."

 <셜록홈즈>에서 이충주는 쌍둥이 형제 아담 앤더슨과 에릭 앤더슨 역을 맡아 1인2역을 소화하고 있다.

<셜록홈즈>에서 이충주는 쌍둥이 형제 아담 앤더슨과 에릭 앤더슨 역을 맡아 1인2역을 소화하고 있다. ⓒ 레히, 알앤디웍스


<셜록홈즈>에 앞서 이충주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디셈버> <더 데빌> 등의 작품에서도 주요 배역을 맡아 뮤지컬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는 탭댄스를 현란하게 구사하며 춤에 있어서도 일가견을 나타냈고, <디셈버>에서는 자신보다 서른 살 이상 의 노년의 역할을 연기했고, <더 데빌>에서는 선과 악의 극단을 표현하기도 했다. 앞선 작품에서보다 이충주는 <셜록홈즈>에서 한층 더 깊어진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메이저에서 첫 주인공을 한 작품이라 의미가 컸고요. 그 뮤지컬에서는 아무래도 춤에 많은 힘을 쏟았던 것 같아요. 공연이 끝나고도 '춤 잘 추네..'라는 말을 들었고요. <더 데빌>은 엄청난 선배님들과 호흡하면서 그분들 밑에서 배우고 너무 어려운 노래를 습득하느라 많이 힘들었어요. 그런 어려운 작품을 해냈다는 의미가 큽니다.

<셜록홈즈>는 제가 비로소 주체가 되어서 제 캐릭터를 탐구하고 연기해내서 관객들에게 보여준 작품이에요. 지인들이 '그동안 이충주가 뭔가에 쫓기듯 누군가를 카피하고 배우듯이 공부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연기를 해내고 있다'는 호평을 해주고 계세요.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내 것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게 행복한 것 같아요."

이번 역할을 두고 이충주는 "남자배우들이 할 수 있는 캐릭터 중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이라 제가 이런 역할을 맡아도 되나 싶을 정도"라며 "1인 2역을 구현해내는 데 노우성 연출님이 없었으면 아마 불가능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연을 올리기 전에 연습을 8주 정도 하는데 거의 3, 4주의 시간을 움직이지 않고 테이블 워크만 했어요. 각 배역 별로 1:1 혹은 1:2로 대화를 많이 했어요. 배우가 그 역할에 온전히 젖어 들어서 연기하도록 내적인 면, 정서적인 면을 많이 끄집어 내주셨어요. 또 제가 자신감을 갖고 내면에서 에릭과 아담을 끄집어내는 데 자신감을 갖게 해주시고 늘 격려하고 칭찬해주셨어요. 연출님과의 많은 이야기 속에서 연기의 재미와 행복감을 알게 됐습니다."

 배우 이충주와 문진아.

배우 이충주와 문진아. ⓒ 레히, 알앤디웍스


극 중에서 셜록홈즈 역할의 안재모, 송용진, 김도현과 호흡을 맞추는 이충주는 "똑같은 대본인데 세 분의 느낌은 정말 다르다"며 "안재모 형님은 정말 신사적이고, 송용진 형님은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 도현이 형은 천재 탐정이 사건을 사건으로만 대하는 느낌이다. 세 분마다 미세하게 달라지는 점이 있어서 그에 따라서 제 연기도 조금씩 달라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충주는 2015년 2월8일까지 뮤지컬 <셜록홈즈>에 매진한다. 이후에 차기작으로 두 작품에 연달아 출연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셜록홈즈>를 마무리할 시점이 가까워 온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어요. 막상 그 생각을 하면 너무 서운할 것 같아요. <셜록홈즈>의 마지막 공연까지 정말 잘 해내고 싶고, 이후에 소극장 작품 두 개를 올릴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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