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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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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사유화가 아니라 전당(全黨)의 눈치화가 문제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친박(친박근혜) 주류의 '김무성 흔들기'를 비판했다. 이 의원만의 '생각'이 아니다. 비박(비박근혜)으로 분류되는 다른 당내 인사들도 이날 청와대와 친박 주류를 향한 쓴 소리를 쏟아냈다. 집권 3년 차인 내년을 앞두고 여권 내 권력갈등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이 의원은 "최고중진회의에서 한 말씀 하려고 했는데 회의를 안 한다고 해서 몇 말씀 드린다"라며 "당·정·청도 나름대로 수고했다, 그러나 국민의 눈으로 보면 실망과 분노가 점철된 한 해였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청와대, 새해엔 환골탈태해 '속 좁은 정치' 그만 하길"

그는 무엇보다 "2015년에는 청와대가 환골탈태해서 '속 좁은 정치'를 그만 했으면 한다"라며 "국가나 권력을 사유화하지 말고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패거리 정치하지 말고 너그러운 정치를 했으면 한다"라고 꼬집었다.

또 "당 지도부는 청와대 눈치를 그만 보고 국회의원들은 당 지도부 눈치를 그만 봤으면 좋겠다"라며 "당의 사유화가 아니라 전당의 눈치화가 문제다, 이러다가 새누리당이 아니라 '새눈치당'이 되겠다"라고 비판했다.

이는 청와대와 친박 주류를 향한 일갈로 보인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9일 당 지도부를 배제하고 친박 중진 7명만 청와대로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했다. 특히 서청원·유기준·윤상현 등 친박 주류 의원들은 전날(30일) 열린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송년 오찬에서 "당직 인사권의 사유화", "(김 대표가) 전당대회 때 득표율에 비해 전횡하고 있다" 등 김 대표를 향해 날선 공세를 펼쳤다. (관련 기사 : 기지개 켜는 친박, '김무성 흔들기' )

이 의원은 김 대표를 향해서도 '초심'을 주문했다. 그는 "당 지도부는 그들이 선출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라며 "청와대와 수평적 관계라느니, 할 말은 한다느니, 당내민주화라니 이런 말들이 공염불이 안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새해에는 청와대나 당 지도부가 다수의 국회의원들의 생각을 깔아뭉개는 옹졸한 짓은 안 했으면 좋겠다"라며 "당을 시종 부리듯 해서도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김용태 "이렇게 안에서 싸우면 결국 망하는 건 우리 당"

이같은 생각을 가진 건 이 의원만이 아니다. 비박으로 분류되는 나경원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현재의 당청관계가 변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의 '소통부재'도 지적했다.

그는 "지금 당청관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다"는 지적에 "그런 질책,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라면서 "실질적으로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에게) 편하게 얘기를 못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어 "청와대와 적극적인 얘기들이 오가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고 그런 기회를 우리도 만들어야 될 것 같다"라며 "여당은 좀 직접적이고 비공개적인 소통의 방식이 많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덜 작동된 것이 아쉽다"라고 평했다.

역시 비박으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 역시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 "친박 핵심들만 불러서 비공개 회동했다는 것은 자칫 오해를 살 한 부분은 분명히 있다"라며 박 대통령과 친박 중진의 비공개 만찬을 비판했다. 아울러, 친박의 '김무성 흔들기'에 대해서도 "당의 기반을 밑둥부터 허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김 대표가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는 비판에 동의하나"는 질문에 "동의할 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을 여의도연구원장으로 임명해 '편법적'으로 공천권을 행사하려 한다는 친박 쪽의 주장에 대해서도 "단언컨대 그건 기우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렇게 안에서 싸우면 결국 망하는 것은 우리 당"이라며 "정말 한 줌도 되지도 않는 당권을 가지고 싸우는 그 자체가 우리 스스로 기반을 밑둥부터 허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무성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시끄러운 것"

한편, '당사자'인 김무성 대표는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시끄러운 것"이라면서 맞대응을 자제했다.

그는 이날 당 사무처 종무식을 겸해 진행한 영화 <국제시장> 단체관람 전 기자들과 만나 "어제 그런 말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이라 생각하고 오해에서 생긴 이야기는 잘 이해시켜주는 노력을 하겠다"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다만, "서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민주주의는 원래 그런 것"이라면서도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친박 중진들만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 김 대표는 "우리 박 대통령이 다 좋은데 소통이 부족하다고 다들 지적했지 않았냐"라며 "그렇게라도 만나 소통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자신의 6개월 당 운영 평가에 대해서도 "당대표로서 좀 더 많은 소통을 해야 하는데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라고 몸을 낮췄다.


태그:#이재오, #김무성, #친박, #서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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