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내정된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21일 부산을 방문한 뒤 김포로 가는 항공기 탑승을 위해 김해국제공항 수속대로 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내정된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21일 부산을 방문한 뒤 김포로 가는 항공기 탑승을 위해 김해국제공항 수속대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주형환 산업통상부장관 후보자가 대전·충남지방병무청에서 발부받아 국회에 제출한 병적증명서에는 그가 1989년 5월 13일 입대해 같은 날 전역한 것으로 되어 있다. 계급은 준사관인 준위였다.

주 후보자가 입대·전역한 날은 그가 경제기획원을 휴직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유학(1985.5~1991.5)했던 시기와 겹친다.

입대일자와 전역일자가 동일한 것에 대해 주 후보자 측은 "당시 병역법상 석사 학위 취득자는 훈련을 거쳐 임관과 동시에 전역하는 제도가 있었다"면서 "주 후보자는 유학 중 귀국해 1988년 11월 훈련소에 입소했고 1989년 5월 훈련을 마치고 임관·전역했다"고 밝혔다.

주 후보자 측이 밝힌 제도는 특수전문요원제도로 흔히 석사장교로 알려진 병역특례제도다. 당초 의무병역으로 인한 학업 및 연구중단의 공백을 없애고 고급두뇌로 키우겠다는 취지에서 석사 학위 소지자 중 우수한 자를 시험으로 선발, 6개월간 군사훈련과 전방 실습을 거친 후 소위 임관과 동시에 예비역으로 편입시켰다.

시행 첫해인 1982년 209명이었던 선발인원은 점차 늘어나 1987년에는 1359명이 선발됐다. 주 후보자가 임관·전역했던 1989년도 선발인원은 1013명이었다.

1980년대 현역 사병의 복무 기간이 3년(육군의 경우 1984년 기준 30개월)에 육박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6개월의 군사훈련을 수료하고 임관과 동시에 전역할 수 있었던 석사장교제도는 파격적인 혜택이었다. 6개월 훈련받고 전역하는 석사장교를 일컬어 '육개장'(6개월 장교)이라는 은어가 생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제도 자체가 고위공직자나 부유층 자제를 위한 특혜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재국씨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차남 재헌씨가 아버지들이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1985년과 1990년 각각 석사장교로 병역을 마쳤다. 전 전대통령의 외동딸 효선씨와 결혼했던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도 1988년 석사장교로 임관·전역했다.  

석사장교 제도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1988년 10월 17일 열린 국회 국방위의 병무청 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석사장교의 선발은 병무청이 특수 부유층 자제에 대해서 혜택을 베푼 것이 아니냐"면서 석사장교로 입대한 특수 부유층 자제의 명단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당시 박명철 명무청장은 "석사장교 병역특례제도는 조속한 시일 내에 없애도록 하겠으며 병역특례를 박사과정 이수자 등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던 석사장교 제도는 결국 지난 1991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됐다.

그런데 주형환 후보자는 왜 소위가 아닌 준위로 임관·전역했을까?

국방부 기록에 따르면 1988년 11월 입대해서 1989년 5월 13일 임관한 석사장교 후보생 349명 중 준위로 임관한 후보생은 주 후보자를 포함해 4명뿐이었다. 주 후보자측은 임관계급이 준위인 이유를 "당시 27세가 넘으면 소위가 아닌 준위로 임관하도록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1961년생인 주 후보자가 1989년 임관당시 소위 임관 연령을 27세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는 군인사법상 장교임용 제한 연령에 해당돼 준위로 임관했다는 것이다.


태그:#주형환
댓글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