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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 이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전 새정치민주연합)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비주류의 대표로 꼽히는 김한길 박지원 의원의 탈당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고 야권의 심장인 광주에서는 지난 대선 당시 양심선언으로 정권에게 부당하게 피해를 입은 권은희 의원마저 탈당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민심 수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여기까지 놓고 보자면 제1야당이라 할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분열과 다음 총선과 대선의 패배는 이미 예약되었다는 말마저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의외로 이런 민주당의 분열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은 다음 총선과 대선에 대한 패배의 우려보다는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다수의 야권 지지층들에게 있어서 오늘날 혁신을 논하면서 앞장서서 탈당하는 비주류의원들의 '정권교체'라는 명분은 이미 '상투적'일 정도로 지겨운 말일뿐만 아니라 과거 현재 비주류라 불리는 이들의 전적이 지지층에게 신뢰감을 안겨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2월 치뤄진 전당대회 이후 근 1년여간 이어진 내부 당권 다툼에 대해서 다수의 시민들은 진절머리를 내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이번의 탈당 사태를 차라리 잘되었다며 축하하는 이들마저 부지기수인 게 현실이다.

계속된 내부 당권 다툼, 시민은 이미 질렸다

전임 이명박 대통령 당선 시기부터 따지면 이미 새누리당의 집권 기간은 8년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우리의 모든 민주적 절차와 국가적 자존심과 역량은 모두 경악스러울 정도로 후퇴하였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지기보다는 팍팍해지는 현실에 정권에 대한 비판여론은 날이 갈수록 비등해지고 있다.

그러나 돌이켜본다면 이러한 시민들의 열망을 온전히 담아내야 하는 유일한 대안세력인 제1야당은 이러한 시민들의 열망에 응답하기보다는 자신들의 내부 당권 다툼에 매몰되어 야권 지지층들에게 끝없는 무력감과 절망만을 안겨왔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루빨리 내부 다툼을 종식시키고 정부·여당에 맞서 단일대오를 형성해 맞서 싸워주기만을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을 무시하고 제1야당은 온전히 '내부 당권 다툼'만을 위해 분열하는 모습만을 보여왔다.

특히 지난 2012년의 총선-대선의 패배 이후 새롭게 당권을 잡았던 소위 '비노'지도부의 비참한 실패와 세월호 야합, 그리고 정부·여당과의 양보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한 합의는 야권을 지지하는 지지층 모두에게 실망만을 안겨주기 충분한 일이었다.

시민들은 이전에 실패했었더라면 이제는 신임 지도부를 중심으로 뭉쳐 새누리와 싸우기만을 바라왔었다. 하지만 정작 돌아온 것은 새누리당의 초헌법적 공안통치에 대항하는 단일대오의 싸움보다는 어떻게든 내부 당권을 획득하기 위한 끝없는 지도부 흔들기의 반복이었다. 야권 지지층이 비주류 진영에 대해 싸늘한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독재와 공안통치에 대항하는 것은 상식과 민주주의의 가치

오늘날 정부·여당과 대통령이 하나가 되어 자행하는 초헌법적인 공안통치는 일종의 신독재로 규정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정부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야권세력이 상식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내세워야만 그나마 희망이 있다.

시민 모두의 행복과 권리를 최우선하는 민주적 가치를 추구할 때 비로소 정부·여당을 맹신하는 콘크리트 지지층과 달리 상식과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일반 시민들을 모아 싸울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당연히 범야권을 대표하는 야당은 민주주의적 질서의 수호를 최우선에 놓아야 할 것이며 이것은 절차적 민주주의에 대한 승복으로 이어져야만 그 투쟁과 행동에 진정성이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소위 비주류라 칭해지는 비노세력의 민주주의에 대한 수호 의지는 야권의 적극 지지층들에게서 의심받고 있을 정도다. 2월 전당대회 이후 분명한 민주적 절차에의해 당선된 당대표와 지도부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과 흔들기만이 1년 내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애초에 비노진영측에서 지지했던 혁신안이 당헌당규에 반영되려던 9월달, 한두달  사이에 말을 바꾸며 소리높여 반대하던 모습을 보자면 과연 비주류 진영 측의 민주주의에 대한 고려가 어디까지인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뿐인가? 혁신안의 중앙위 상정사태만 하더라도 민주당의 핵심 중진들은 더 이상의 지도부 흔들기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결하에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안을 철회시켰었다. 그러나 총선이 다가오고 본격적인 정치시즌이 도래하자 다시 그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었다.

총선이라는 대전을 앞둔 지금 민주당은 탈당과 끊임없는 내부 사퇴요구의 재탕으로 적전분열이 야기되고 있다.

시민의 의견은 어디에 있는가?

다시 2월 전당대회로 돌아가 보자. 그 당시 문재인 대표는 시민들과 당원들의 지지를 얻어 민주당의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그러나 끊임없는 내부 흔들기에 현재의 주류 측은 비노진영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안철수 전 대표에게 혁신위원장을 제시하였으나 거절당했다.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주요 직책에도 모두 비노계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김한길계 의원들에게 배분되었다. 주류 측에서는 적어도 대탕평책이라는 정책 기조하에 통합을 위한 행보에 끊임없는 노력을 쏟아온 셈이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문재인 대표를 지지한 시민들과 당원들의 속은 타들어 가기만 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정부·여당의 실정과 오만이 도를 넘고 있는데 제1야당은 비주류측의 끊임없는 지도부 흔들기에 내부수습만 하기에도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합을 위한 주류측의 행보에도 돌아온 것은 혁신안에 대한 지지철회였다. 이제 탈당으로 양 세력이 찢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의 지지가 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비노 진영의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일 것이다.

특히 12월 16일부터 실시된 온라인 입당에 수만 명이 몰려들어 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것은 결국 정권교체를 위한 진정성있는 세력이 누구인가를 시민들이 선택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1년에 당회비를 납부하는 권리당원의 규모는 약 8만 명이고 그중에서도 연3회 이상 당비를 납부하는 적극적 권리당원의 경우에는 약 4만 명 규모로 추정된다. 그런데 온라인 입당이 시작되자마자 불과 보름도 안 되는 시간이 약 7만 명이 탈당으로 내홍에 빠지기 직전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지도부에게 힘을 실어준 상황이다.

총선과 대선의 패배, '보수 장기집권'지옥의 문 열게될 것

한국처럼 기울어진 정당 지형에서 결국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의 패배는 현재 정부·여당의 집권을 고착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불과 8년간의 새누리당 집권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위안부 야합과 세월호 참사를 겪고 모든 국가역량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

더 이상 현 정부·여당의 집권을 허용한다면 결국 한국의 발전은 더 이상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다.

그렇다면 민주주의를 외치는 세력이라면 결국 시민들의 뜻에 따라 정부·여당에 대한 단일 투쟁 대오를 형성해야만 할 것이다. 그것이 오늘날 범야권에게 주어진 책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 같이하지 못하겠다면 더 이상 내부분란을 일으키며 동지들의 등뒤에 비수를 꽂기보다는, 차라리 바깥에서 범야권의 평화에 일조하는 것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상식 있는 시민들에게서 욕을 덜 먹는 길이 아니지 않을까.


태그:#민주주의, #문재인, #비노, #비주류, #정권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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