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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군 산청읍에서 차황면으로 가는 입촌마을에서 잠시 차를 세웠다. 고개를 돌아가면 차황면이지만 잠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달짝지근한 아메리카노 커피 한 모금이 올 한해 부지런히 내달린 나 자신에게 ‘고생했다’고 위로했다.
 경남 산청군 산청읍에서 차황면으로 가는 입촌마을에서 잠시 차를 세웠다. 고개를 돌아가면 차황면이지만 잠시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달짝지근한 아메리카노 커피 한 모금이 올 한해 부지런히 내달린 나 자신에게 ‘고생했다’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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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 차황면 달음재 천왕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웅석봉, 중봉, 천왕봉이 옅은 안개 사이로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산청군 차황면 달음재 천왕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웅석봉, 중봉, 천왕봉이 옅은 안개 사이로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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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뜯어낼 달력도 없다. 며칠 남지 않았다. 남은 달력마저 사라지면 새해다. 올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고 싶었다. 더불어 좋은 기(氣)를 온몸에 담아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한 발짝 더 앞으로 디뎌보자고 다짐하려 했다. 소나무를 만지면 좋은 기를 얻을 수 있는 산청 가래송을 찾아 12월 26일 길을 나섰다.

경남 산청군에서 함양군으로 가는 국도 3호선, 산청읍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차황면으로 향했다. 차황으로 가는 길은 와룡산 자락을 돌아가는 길이다. 길은 굽이굽이 돌아 산을 넘는다. 입촌마을에서 차를 세웠다. 마을 입구에는 느티나무 세 그루가 다정하게 쉼터를 만들고 있었다. 그 뒤편으로 소나무들이 멋지게 하늘 높이 솟아 있다.

잠시 지나온 길을 돌아보았다. 달짝지근한 아메리카노 커피 한 모금이 올 한해 부지런히 내달린 나 자신에게 '고생했다'고 위로한다. 고개를 돌아가면 산청읍과 차황면의 경계인 달음재다. 천왕봉 전망대가 있다. 맑은 보랏빛 패랭이꽃도 추운지 고개를 떨구고 땅에 납작 붙었다. 여름 무성했던 나뭇잎을 다 떨쳐내 맨몸으로 우뚝 서 있는 나무 옆으로 다가섰다. 웅석봉, 중봉, 천왕봉이 옅은 안개 사이로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좋은 기(氣)를 얻을 수 있는 가래송이 있는 산청군 차황면 궁소마을 입구.
 좋은 기(氣)를 얻을 수 있는 가래송이 있는 산청군 차황면 궁소마을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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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 차황면 궁소마을에 있는 가래송.
 산청군 차황면 궁소마을에 있는 가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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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을 달래고 달음재를 내려갔다. 올라올 때와 달리 내려가는 길은 완만하다. 봄이면 하얗게 필 벚나무 사이를 내려갔다. 차황면사무소로 가기 전 대학 입학을 축하하는 걸림막이 걸린 왼쪽 길로 접어들었다. 궁소마을 700m라는 마을 이정표가 정겹다. 군내 버스 정류장에는 종이컵이 꽂힌 소주병이 덩그러니 혼자 있다. 버스를 기다리며 소주 한 잔을 나눈 모양이다.

궁소마을로 가는 길로 접어들자 먼 발치에서 소나무가 보인다. 곧게 자라는 소나무로 마디가 긴 금강송이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궁소마을로 들어섰다. 경로당이 있는 마을 회관 옆으로 마을 수호신을 모신 당산이 있다. 벚나무 두 그루가 마치 당산을 부드럽게 호위하는 모양새다.

마침 소 먹이 주러 나서는 마을 주민에게 가래송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마을 가운데 길로 쭉 가다 외따로 있는 집 옆으로 고압선 철탑 옆에 차를 세우면 가래송까지 금방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마을로 들어갈수록 도로는 차 하나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다. 빨간 슬래브 지붕이 있는 건물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작은 언덕을 돌아가자 외딴집이 보이고 그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천천히 페달을 밟아 갔다.

산청군 차황면 궁소마을 당산.
 산청군 차황면 궁소마을 당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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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 차황면 궁소마을로 들어갈수록 도로는 차 하나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다. 빨간 슬래브 지붕이 있는 건물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작은 언덕을 돌아가자 외딴집이 보이고 그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가래송을 만날 수 있다.
 산청군 차황면 궁소마을로 들어갈수록 도로는 차 하나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다. 빨간 슬래브 지붕이 있는 건물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작은 언덕을 돌아가자 외딴집이 보이고 그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가래송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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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선 철탑 옆에 차를 세웠다. 고개를 넘어가면 오부면 일물마을이다. 철탑 옆에는 산림 작업용 모노레일이 깔렸다. 가래송으로 가는 길은 45도 정도로 가파르다. 땀을 흘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며 100m 가량 올랐다. 앞만 보며 걸을 필요가 없었다. 비록 경사진 길이지만 앞으로 두 발짝 걷고 뒤돌아보았다. 멈춘 풍광들이 순간순간 다르게 느껴진다. 올해가 더불어 걷는다. 드디어 가래송이 보인다. 한 뿌리에서 나온 소나무 가지는 두 갈래로 나뉘어 하늘 향해 올라갔다.

가쁜 숨 잠시 고르는 동안 소나무에 손을 얹었다. 250~300년 전에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 소나무는 두 가지로 갈렸다고 이름도 가래송이다. '예로부터 풍수지리학상 길지(吉地)라고 전해진다, 소나무를 만지면 좋은 기(氣)가 흐른다고 하여 사업가, 수험생, 정치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라는 지역주민들의 자랑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가래송으로 가는 길은 45도 정도로 가파르다. 땀을 흘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며 100m가량 올랐다.
 가래송으로 가는 길은 45도 정도로 가파르다. 땀을 흘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며 100m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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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를 만지면 좋은 기(氣)가 흐른다고 하여 사업가, 수험생, 정치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산청군 차황면 가래송.
 소나무를 만지면 좋은 기(氣)가 흐른다고 하여 사업가, 수험생, 정치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산청군 차황면 가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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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는 거친 느낌 없이 부드럽다. 소나무 아래에서 왼쪽부터 황매산, 웅석봉, 천왕봉, 필봉산, 왕산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았다. 여기서도 옅은 안개에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소나무 아래 긴 의자에 앉아 가져온 캔커피를 마셨다. 지난 시간을 찬찬히 음미했다. 한동안 고요했다. 정지된 풍광은 아름다웠다. 캔을 비우고 일어섰다. 다시 가래송 아래로 갔다. 손을 내밀어 소나무와 하나가 되었다. 소나무가 속삭이듯 내게 말을 건넨다.

'당신은 잘될 거야. 우리 힘차게 나아가자'

소나무는 펼쳐진 풍광과 함께 새해를 앞두고 방전된 내게 100% 열정으로, 한가득 충전해준다. 그래 고맙다. 잘할 수 있을 거야.

손을 내밀어 가래송과 하나가 되었다. 소나무가 속삭이듯 내게 말을 건넨다.
‘당신은 잘될 거야. 우리 힘차게 나아가자’
 손을 내밀어 가래송과 하나가 되었다. 소나무가 속삭이듯 내게 말을 건넨다. ‘당신은 잘될 거야. 우리 힘차게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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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송은 펼쳐진 풍광과 함께 새해를 앞두고 방전된 내게 100% 열정으로, 한가득 충전해준다.
 가래송은 펼쳐진 풍광과 함께 새해를 앞두고 방전된 내게 100% 열정으로, 한가득 충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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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산청군 블로그
진주지역 인터넷 언론 <단디뉴스>
개인블로그 <해찬솔일기>



태그:#가래송, #새해계획, #열정,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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