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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중국에서 오래 산 사람도 이런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겠어요!”

어느새 중국에서의 생활이 10년째 접어들어 이제는 주위에서 남부럽지 않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한 사업가는 이번처럼 중국인에게 실망한 적은 없다고 이야기 한다.

개방 직후 중국에 건너와 어려웠던 고비를 잘 넘겨왔던 그는 그 동안의 경험과 짧은 기간의 사업 성과에 자신감을 얻어 한달전 새로운 사업을 하나 더 시작했다. 소규모 점포에 비해 비싼 임대료가 부담이 됐지만 규모에 구애받지 않는 자신이 생각한 사업과 꼭 맞는 자리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게다가 주인은 자신의 가게가 인접해있어 수시로 관리해줄 수 있고 개업초기 공과금을 면제해주겠다는 등 좋은 계약 조건을 내걸어 그는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면계약을 요구하자 “다른 사람들은 다 그냥 하는데 한국인들은 뭘 그리 유별나게 구느냐?” “왜 한국인은 하나 같이 우리들을 못믿느냐!”는 주인의 말에 무안해진 그는 구두로 계약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며칠 그의 염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주인의 가게가 인접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의 사업이 호황을 이루자 이때부터 주인도 유사품을 만들고 사사건건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나날이 주인의 텃세가 심해지자 그는 주인의 마음을 돌려보기 위해 동업을 제안했지만 사업 제안서를 검토한 후에 결정하겠다던 주인은 이후 감감 무소식이었고, 설상가상으로 답변을 듣기 위해 찾아간 주인의 가게가 한창 내부 공사중인 것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배신감에 더 이상 이런 곳에서 사업할 생각이 없어진 그는 가게를 내놓겠다고 하자 그 동안의 밀린 공과금을 요구했고 처음 계약과 위반된다고 말하자 주인은 시치미로 일관했다고 한다

“억울하지 않냐”는 본 기자의 말에 그는 “그저 손해보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한-중 수교 10주년이 되는 올해까지 많은 사람들은 지난 10년 동안의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오며 한숨과 애환 그리고 눈물을 이 땅에 흘리고 돌아섰다.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동안 중국을 방문한 한국 사람은 130만 명에 이르고 북경에 거주하는 교민은 LA교민사회의 4배 속도로 빠르게 증가하며 매년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 가기만 하면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고 한 순간에 모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막연한 동경과 기대감을 가지고 중국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는 중국에 대해 변변한 통계자료 하나 갖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과연 우리는 이 일이 중국에서 살아가는 한 사업가에게만 다가온 불운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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