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2006년 여름, 월드컵을 전후로 두 선수의 이적문제가 큰 화젯거리였다.

2006년 6월 AC밀란 소속이던 솁첸코는 당시 세계 축구 이적료 순위 4위에 이르는 거금을 받고 첼시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3400만 파운드의 이적료는 첼시 구단 역사상 최고액은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신기록이기도 했다.

99/00 시즌과 03/04 시즌 각각 24골로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을 차지하고, '득점기계', '무결점의 스트라이커' 등의 찬사를 받으며 최정상 선수에 오른 솁첸코의 이적이었기에 첼시 팬들과 잉글랜드 팬들은 물론 세계 축구팬들이 깊은 관심을 보였다.

더욱이 당시 '부자군단' 첼시가 발락까지 영입한 상태에서 솁첸코까지 이적하였기에 세계 축구팬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 06/07 시즌 개막을 앞두고 첼시는 솁첸코의 이적으로 기존의 드로그바와 함께 최강의 공격진을 갖췄다고 평가받으며 3연속 리그 우승은 물론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BRI@한편 2006 독일월드컵 잉글랜드와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호날두는 웨인 루니의 퇴장에 일조했다는 이유로 월드컵 이후 잉글랜드 팬들의 원성을 샀다. 당시 루니의 퇴장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이유를 떠나서 루니의 퇴장이 결정된 직후 호날두가 눈을 지긋이 감으며 팀벤치를 향해 윙크를 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더욱 상황은 악화되었다.

스무 살을 갓 넘긴 호날두는 쏟아지는 비난을 참지 못하고 "잉글랜드를 떠나고 싶다"며 각 언론의 이적설에 오르내렸다. 독일 월드컵 이후 지단과 마테라치의 '박치기 사건' 만큼이나 잉글랜드 팬들의 야유속에 호날두가 이적할지가 전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결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확고한 이적 불가 방침과 퍼거슨 감독의 지지로 자신을 인정해 주는 구단에 계속 남고 싶다는 쪽으로 뜻을 굳힌 호날두는 06/07 시즌에도 맨유와 함께 길을 가게 되었다.

이처럼 06/07 시즌을 시작하기 전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솁첸코와 팬들에게 야유를 받던 호날두였다. 그러나 시즌이 반환점을 지나 2007년을 맞이한 지금 두 선수의 행보는 시즌 전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

팬들의 무한한 기대와 신뢰 속에 시즌을 시작했던 솁첸코는 이번 시즌 현재 리그 15경기에서 3골만을 기록하고 있다. 계속된 부진 속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실패한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적인 목소리들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무링요 감독과의 불화설은 물론 심지어 AC밀란으로 복귀한다는 말이 나오는 등 부진의 터널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선수에게 나오는 여러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반면 시즌 시작 전 잉글랜드 팬들에게 '공공의 적'이었던 호날두의 주가는 최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미완의 대기'로 꼽히던 호날두는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최근 아스톤 빌라전, 위건전에 이어 지난 21라운드 레딩 전까지 3경기 연속 2골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12골로 리그 득점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원정 팬들에게는 야유를 듣고 있는 호날두지만 그럴수록 더 강한 면모를 보여주며 월드컵 이후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1라운드 상대였던 레딩의 코펠 감독마저 <스카이 스포츠>와 한 인터뷰에서 "맨유 리그 선두의 원동력은 바로 호날두"라고 밝힐 정도로 호날두는 조지 베스트,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으로 이어지는 맨유의 대표 등번호 7번을 빛내고 있다.

06/07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또 다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선두 경쟁으로 치열하다. 2007년도 일정을 시작하게 될 프리미어리그에서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두경쟁 만큼이나 솁첸코의 부진탈출 여부와 호날두의 눈부신 활약 여부도 흥미있게 지켜볼 요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01-01 07:35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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