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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미군기지 내 헬기장 반환을 위한 공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20일 오후 대형 포크레인으로 담장 일부를 뜯어내고 있다. 이 담장은 1950년 한국전쟁 이후 66년만에 허물어진 것이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미군기지 내 헬기장 반환을 위한 공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20일 오후 대형 포크레인으로 담장 일부를 뜯어내고 있다. 이 담장은 1950년 한국전쟁 이후 66년만에 허물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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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미군부대 담장이 66년 만에 무너졌다. 미군부대 내 헬기장 반환부지 공사를 위해 20일 오후 담장 일부를 철거했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캠프워커 내 H805 헬기장과 A-3 비행장 동편 활주로 등 약 6만7000㎡의 부지를 대구시에 반환하기 위한 철거공사에 들어가면서 차량의 통과를 위해 이날 높이 3m, 가로 6m의 담장을 허물었다. 이 부지는 2018년 3월 대구시에 반환된다.

커다란 포크레인이 담장을 무너뜨리자 이를 지켜보던 임병헌 남구청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담장은 불과 5초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주민들은 미군부대 반환을 위해 그동안 해왔던 노력이 이렇듯 결실로 이뤄져 뿌듯하다고 밝혔다.

임 구청장은 "오늘 일부 담장이 허물어진 것은 실질적으로 미군부대 일부를 반환받는 첫 단추를 끼웠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역사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의 노력이 컸다며 주민들에게 악수를 건넸다.

20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미군부대 내 헬기장 반환을 위한 공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담장 일부가 무너지자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미군부대 내 헬기장 반환을 위한 공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담장 일부가 무너지자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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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워커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국 육군과 공군의 비행장으로 사용됐고 이후 미국 육군이 주둔하면서 현재와 같은 담장이 설치됐다. 이후 헬기 소음과 진동으로 피해가 급증하자 주민들이 진정을 제기하면서 반환 논의가 시작됐다.

차태봉(76)씨를 비롯한 주민들은 1993년부터 미군 비행장의 소음문제에 대한 민원을 청와대와 국방부 등에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또 대구지역 시민단체들도 나서 미군헬기장의 이전을 요구해 왔다.

미군 헬기가 뜨고 내리면서 주택의 지붕 기와가 내려앉고 벽체가 갈라져 항상 위험에 떨어야 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한미합동훈련이 진행될 때면 예고 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 소음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병이 생기기도 했다.

차태봉씨는 "미군 헬기장 때문에 소음으로 병원을 찾는 주민들이 많았다"며 "미군기지 주변 담장을 끼고 살던 사람들이 대부분 떠나고 지금은 황량한 폐허가 되었다"고 말했다. 주변 주택가 대부분은 비어 있고 무성한 풀만 자라고 있었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미군부내 인근의 가정집 대문에 경찰서 경고문이 붙어 있다. 이곳은 미군 헬기의 소음과 진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떠나 슬럼가로 바뀌어 있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미군부내 인근의 가정집 대문에 경찰서 경고문이 붙어 있다. 이곳은 미군 헬기의 소음과 진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떠나 슬럼가로 바뀌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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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미군부대 인근의 한 가정집 지붕. 1950년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헬기장 소음과 진동으로 인해 지붕 기와가 내려앉았다.
 대구시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미군부대 인근의 한 가정집 지붕. 1950년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헬기장 소음과 진동으로 인해 지붕 기와가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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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995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논의하면서 미군부지 반환 필요성이 공식적으로 제기되었다. 결국 지난 2009년 캠프워커 내 비행장 일부를 대구시에 반환하기로 결정하면서 개발 논의가 본격화됐다.

대구시는 반환부지 매입금 316억 원을 지난 2014년 말 국방부에 완납하고 당초 오는 2017년 부지를 반환받을 계획이었지만 미군과 국방부 간 내부 시설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느라 당초 계획보다 늦어졌다.

이 부지가 반환되면 대구 대표 도서관과 근린공원, 지하주차장 등이 조성된다. 대구 대표도서관은 국비 255억 원과 시비 243억 원 등 총 498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되며 오는 2020년 7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편 활주로 부지는 영대병원네거리와 중동교를 잇는 3차 순환도로로 개발될 예정이다. 

하지만 헬기장이 사라지더라도 비상시 응급 헬기 등이 이착륙할 수 있도록 헬리패드(Hailpad, 소규모 헬기 이착륙장)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주민들은 헬기 소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태그:#캠프워커, #미군 헬기장, #담장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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