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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실에서 쓰는 종이의 45%가 출력한 당일 쓰레기통에 들어간다고 한다. 나무 315만 그루에 해당하는 양이니, 부족한 자원이 어마어마하게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환경과 생태 이야기
 환경과 생태 이야기
ⓒ 최원형,철수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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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산책하는 것이 취미인 노인이 해변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한 소녀가 해변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노인이 가까이 가서 확인해 보니 소녀는 춤을 추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소녀는 해변의 불가사리를 주워서 바다로 던지고 있었다. 노인이 이유를 묻자 소녀는 썰물인 지금 불가사리를 내버려두면 죽는다고 답한다. 노인은 그런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하지만 소녀는 노인이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불가사리 한 마리를 바다로 돌려보낸다.

노인은 어차피 혼자 노력해 봐야 불가사리를 다 구하기는 힘들고, 바뀌는 일도 없을 테니 내버려 두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소녀는 포기하지 않고 한 마리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 바로 행동에 들어간다. 최원형 작가의 <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에 나오는 비유다.

저자는 환경을 지키는 일을 비유하면서 위와 같은 우화를 예로 든다. 지구는 썰물을 맞이한 불가사리 같은 상황이다. 한두 마리 바다로 던진다고 소용 없다고 포기할 일이 아니라, 그럼에도 내가 할 바를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과 생태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환경이라는 주제 하에 에너지, 지구 온난화, 쓰레기와 생태적인 삶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한다. 단순히 추상적인 이론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 재해를 겪으며 사라지고 있는 아랄 해, 태평양을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예를 들으며 환경 문제를 설명한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다.

먼저 저자는 생태를 왜 알아야하는지, 생태의 뜻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한다. 생태라는 말의 어원은 에른스트 헤켈이라는 해양 생물학자가 주장한 '외콜로기'다. 헤켈은 유기체와 그들을 둘러싼 환경 사이의 그물망이라는 뜻으로 이 단어를 처음 썼다고 한다. 다윈의 영향을 받은 헤켈이 생명체들 사이의 조화와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생태학을 정의한 것이다.

모든 생명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인간만 해도 살려면 밥을 먹어야 하는 존재다. 그 밥을 먹기 위해선 벼를 심어야 한다. 벼가 자라는 데에는 햇볕과 공기, 흙, 물이 필요하다. 벼가 자랄 토양은 미생물이 땅을 기름지게 만들어줘야 한다. 생태학은 바로 이런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오늘날에는 유기체와 환경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 늘었기에, 생태학은 자연과 사회 모두에 있어 중요한 개념이다.

다음으로 저자가 말하는 것은 달라진 지구의 모습이다. 최근 한반도에도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이 빠르게 닥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된다면 우리나라는 아열대 기후에 가까워진다고 한다. 이미 여름밤은 열대야 현상으로 밤도 낮과 같이 되어버린 지 오래인 현실이다. 높은 온도 때문에 당황한 매미는 밤에도 쉬지 않고 운다.

최근 들어 점점 더러운 공기를 맛보게 해주는 미세 먼지 문제 역시 심각하다. 미세 먼지는 중금속 물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데다가, 작아서 잘 걸러지지도 않는다. 이런 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면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인상깊은 부분은 종이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펄프 사용량은 284만 톤인데, 국내에서 생산하는 량은 48만 톤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는 대부분 외국, 그중에서도 특히 칠레에서 많은 량을 수입해 온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쓰는 종이의 45%가 출력한 당일 쓰레기통에 들어간다고 한다. 나무 315만 그루에 해당하는 양이니, 부족한 자원이 어마어마하게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태평양의 하와이 인근에는 쓰레기로 이루어진 섬이 있다고 한다. 무려 한반도의 7배쯤이나 되는데, 이 쓰레기 섬의 90퍼센트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플라스틱은 생태계 속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유해 물질들은 풍화 작용으로 부서지다가, 조류와 물고기가 착각하고 이를 먹고 만다. 결국 이렇게 먹이를 착각하고 먹은 동물들은 떼죽음을 당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비판하며 깊이 사유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걸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진 한 장이 있는데, 사진작가 크리스 조던이 촬영한 앨버트로스의 뱃속 사진이야. 앨버트로스의 떼죽음을 목격하고 이유를 알아보려고 배를 갈랐더니 그 안이 플라스틱으로 꽉 차있는 거야. 그 한 장의 사진은 우리에게 참혹한 현실을 알려 주었단다. 사례는 더 있어. 호주 동부 해안의 뉴사우스웨일스의 발라나 해변에서 죽은 바다거북이 발견되었어. 뱃속을 갈라 봤더니 그 안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무려 300개 이상 나왔어. -147P

책의 결론은 생태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지금 나부터 실천하면서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신문이나 잡지, 공책을 잘 정리해서 확실하게 분리 배출하고, 가능하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인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꿈을 품은 청소년들이 지구의 미래에 관심을 가져야 밝은 앞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환경의 소중함과 개개인이 느낄 수 있는 의미를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문체로 썼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어려운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일상과 동,식물의 이야기를 풀었다. 2016 우수환경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부록으로 환경과 관련된 협약과 원칙,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국내외의 환경 문제들을 담고 있어 어른도 참조하기 좋다.



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

최원형 지음, 철수와영희(2015)


태그:#환경, #자연, #10대, #청소년,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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