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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과학으로 설명하려 하거나 입증하려 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기야 동정녀 마리아가 예수를 낳았다거나, 석가모니가 어머니 옆구리에서 태어났다는 걸 생물학적으로 곧이곧대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겁니다.

너무 당연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들입니다. 제때 식사를 하지 않은 사람이 끼니 때가 지나 배가 고프다고 하는 걸 이상하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밥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다는 걸 모르거나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조리할 때 염분을 너무 적게 넣으면 싱겁고, 너무 많이 넣으면 짜다는 것도 모를 사람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음식이 싱겁거나 짠 이유는 소금을 너무 적게 넣었거나 많이 넣은 게 원인이라는 걸 모르거나 부정할 사람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원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거나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생활 속 예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다 아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불교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 인과(因果)나 연기(緣起)라는 말로 설명하면 어렵게 생각하거나 뭔가 어색해 하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와 같이 풀어 설명하면 너무나 당연해 누구나 다 알법한 이야기도 종교를 바탕으로 해 설명하면 우선 복잡하게 생각되는 건 어쩜 종교는 어렵고 과학과는 거리가 멀 거라는 선입견 때문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양자역학이 묻고 불교가 답하다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 / 지은이 김성구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4월 2일 / 값 20,000원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 / 지은이 김성구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4월 2일 / 값 20,000원
ⓒ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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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지은이 김성구, 펴낸곳 불광출판사)는 물리학자이자 대학교수를 은퇴한 저자가 불교 교리가 비과학적,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허구가 아니라 아인슈타인이 이야기한 우주적 종교에 부합함을 논리적으로 입증해 가며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일반 상대성이론으로 현대물리학에 혁명적이라 할 만큼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아인슈타인은 살아 생전 미래의 종교를 '우주적 종교'라고 표현하였고, "현대 과학의 요구에 부합하는 종교가 있다면 그것은 불교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일상과 종교, 종교와 과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와 용어가 갖는 정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도금을 하는 과정에서 전해질수용액 중에 수용돼 있던 양이온이 음극판(피도금체)에서 전자와 결합해 금속이온으로 환원돼 가며 도금 층을 형성해 가는 과정을 과학에서는 석출이나 전착이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비슷한 섭리(攝理)로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해, 양이온이 피도금체에서 전자를 얻어 환원으로 도금 층을 형성하듯, 남자의 정자가 여자의 몸에서 난자를 만나 한 생명체로 되기까지는 환원이나 석출이라고 하지 않고 임신이나 출생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도금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과학적 작용이나 반응과 남녀가 만나 한 아이를 출생하기까지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물학적 작용이나 반응은 서로 연상시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재미있게 유사합니다. 하지만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각각의 입장에서 현상이나 결과를 나타내는 용어는 전혀 다릅니다.   

이미 '시작하는 글'에서 설명했지만 현대물리학의 양대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성이론(상대성이론, theory of relativity)과 양자역학(양자역학, quantum mechanics)을 비롯해 제3의 과학이라고 부르는 복잡계이론도, 진화론도 유전학도 모두 사물 자체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 간의 관계를 연구한다.(중략)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모든 물리적 존재와 그 운동을 관계론적이고 사건 중심으로 기술한다. 그런데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물체의 운동은 시공간의 모양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시공간의 모양은 물질의 분포에 의해 결정된다. 즉, 시공간의 모양과 물질의 운동은 상호의존적 관계에 있음으로서 서로가 원인이자 결과가 된다.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 141쪽-


불교 교리를 현대물리학을 상징하고 있는 아인슈타인과 아인슈타인을 상징하는 일반 상대성이론을 들어 설명하거나 규명하는 게 조금은 뜬금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러함에도 불교의 연기론을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과 연결 짓는 자체를 뜬금없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어쩌면 각각의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용어가 갖는 한계적 정의 갇혀 섭리까지를 새기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불교의 핵심교리인 연기법 등이 과학적으로 어떻게 해석되거나 풀이 될 수 있는지를 입증해 나가는 설명을 새기다보면 불교 교리를 물질과학적 표현이나 용어로 전환(conversion)시킨 것이 아인슈타인이 등이 주창한 과학적 논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를 일독하는 기회는 불교 교리를 뜬구름처럼 막연하게만 생각하였던 사람에겐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이해의 장이 되고,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어렵고 딱딱한 과학으로만 생각하였던 사람들에겐 인생 자체에 스며있는 만사가 상대적이고 연기적이라는 것을 실감하는 깨달음의 기회가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 / 지은이 김성구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4월 2일 / 값 20,000원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 - 양자역학이 묻고 불교가 답하다

김성구 지음, 불광출판사(2018)


태그:#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 #김성구,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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