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파죽지세다. 감독 교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가 올레 군나르 솔샤르 임시 감독 체제로 개편한 이후 최근 10경기에서 9승 1무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맨유의 솔샤르 감독대행

맨유의 솔샤르 감독대행 ⓒ AFP/연합뉴스

 
맨유의 급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위권 싸움은 안개정국으로 접어들었다. 아스널과 첼시가 맨유의 기세에 눌렸다. 

불과 1-2개월 전만 하더라도 맨유의 탑4 진입 가능성을 예상하는 시각은 드물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어느덧 맨유는 5위로 올라섰고, 4위 첼시에 승점 2점차로 따라붙었다.

솔샤르 맨유, 모리뉴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스쿼드의 변화는 없다. 감독 한 명만 바뀌었을 뿐인데 팀이 180도 달라졌다. 맨유는 솔샤르 감독 부임 후 10경기 9승 1무 25득점 7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공수가 완벽하게 돌아가고 있다.

주제 모리뉴와 솔샤르 감독의 전술은 수동적이냐 능동적이냐로 구분된다. 모리뉴 감독은 기본적으로 실리를 추구한다. 최소한 패배하지 않는 조건 아래 선수들에게 수비적인 마인드를 강조했고, 다소 지루하더라도 승리만 하면 된다는 방식을 내세웠다.

그동안 모리뉴는 '선 수비 후 역습'으로 우승제조기의 명성을 이어왔다. 하지만 맨유에서는 기대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러한 모리뉴식 축구 철학은 맨유에서 독으로 작용했다. 지나치게 많은 수비 가담으로 인해 공격수들의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수비 상황에서 체력을 소진한 나머지 정작 공격을 해야 할 때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심지어 맨유는 올 시즌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결국 성적 부진으로 인해 모리뉴 감독이 중도하차했다. 반면 솔샤르의 맨유는 능동적으로 경기를 지배한다. 공격은 직선적이고, 빠르면서 간결하기까지 하다. 과거 한창 잘 나가던 맨유의 향기가 피어나고 있다.

특히 폴 포그바, 마커스 래시포드는 솔샤르 체제에서 '물 만난 고기'마냥 절정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포그바는 6골 5도움, 래시포드도 6골 1도움을 기록했다.
 
 맨유 앙토니 마르시알(아래)과 제시 린가드(위) 선수의 모습.

맨유 앙토니 마르시알(아래)과 제시 린가드(위) 선수의 모습. ⓒ AP/연합뉴스

 
솔샤르 감독은 포그바를 3선에서 2선으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이것이 신의 한 수였다. 프리롤을 부여받으면서 수비 부담을 한결 덜었고, 특유의 공격 본능을 마음껏 뽐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공격 포인트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페널티 박스 침투 빈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 많아졌다. 

그리고 래시포드도 측면 윙 포워드보다 전방 공격수로 출전하는 횟수가 많아지자 특유의 역동성과 스피드 등 장점을 발휘하면서 잠재성을 폭발시켰다.
 
 맨유의 앙토니 마르시알(왼쪽)과 폴 포그바(오른쪽)

맨유의 앙토니 마르시알(왼쪽)과 폴 포그바(오른쪽) ⓒ AP/연합뉴스

 
시험대 오를 솔샤르, 죽음의 일정 돌파할까

솔샤르는 본래 노르웨이 몰데의 감독이다. 모리뉴 감독 경질 후 임시로 맨유 사령탑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몰데가 임대 형식으로 맨유에 잠시 감독직을 빌려준 셈이다.

시즌 종료 후 다시 몰데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최근 솔샤르가 맨유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자 정식 감독으로 부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높아지고 있다. 물론 현재와 같은 성적을 시즌 종료까지 지속적으로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맨유는 지난 10경기 동안 강팀과 약팀을 가리지 않고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 중 토트넘(1-0승), 아스널(3-1승)전 승리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일정은 매우 험난하다. 3월 A매치 데이를 앞두고 매 경기 쉬어갈 틈이 없다. 다음주부터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시작한다. 맨유는 강호 파리 생제르맹을 상대한다.

앞선 주말에는 풀럼 원정길에 오른다.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하기 위해 풀럼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하느냐 최정예 멤버를 내세우느냐의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비록 풀럼이 강등권에 속한 약체지만 그렇다고 맨유 입장에선 리그를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리 생제르맹전에 이어 첼시와의 FA컵 16강전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곧바로 리그 27라운드 리버풀과의 라이벌전이다.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 사우스햄턴 홈 경기가 3일 간격으로 빽빽하게 짜여져 있다. 이후에는 첩첩산중이다.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파리 생제르맹 원정을 위해 파리를 다녀오게 된다. 영국으로 돌아온 뒤 아스날, 맨체스터 시티와의 2연전을 치러야 한다.  

맨유로선 강팀과의 연전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큰 부담이다. 과연 솔샤르 감독이 살인 일정 속에서 위기관리 능력마저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 맨유, 3월 A매치 휴식기까지 경기 일정
풀럼 vs 맨유 - EPL 26라운드 (2월 9일)
맨유 vs 파리생제르맹 -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2월 13일)
첼시 vs 맨유 - FA컵 16강전 (2월 19일)
맨유 vs 리버풀 - EPL 27라운드 (2월 24일)
크리스탈 팰리스 vs 맨유 - EPL 28라운드 (2월 28일)
맨유 vs 사우스햄턴 - EPL 29라운드 (3월 3일)
파리생제르맹 vs 맨유 -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3월 7일)
아스널 vs 맨유 - EPL 30라운드 (3월 11일)
맨유 vs 맨시티 - EPL 31라운드 (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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