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는 외국인선수 교체를 통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주 KCC는 외국인선수 교체를 통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 전주 KCC


프로농구 전주 KCC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막판 스퍼트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KCC는 5일 원주 DB와의 홈 경기에서 78-74로 승리하며 단독 5위 자리에 올라선 상태다. 고양 오리온, 원주 DB 등 근소한 차이로 따라붙은 경쟁 팀들과 엎치락뒤치락 중인 상황인지라 플레이오프 진출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

KCC는 그동안 팀의 주축이었던 전태풍(39·178cm), 하승진(34·221cm)의 기량이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유현준(22·180cm), 김국찬(24·190.1cm), 김진용(24·200cm) 등 유망주들의 성장도 더디다. 정희재(28·195cm)는 시즌 중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기복을 보이고 있다. 안정감 있는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민구(28·191cm)는 부상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여, 식스맨급 이상의 활약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차세대 에이스 송교창(23·201cm)은 성장 중이기는 하지만 부상 복귀 후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CC가 플레이오프를 노릴 수 있는 위치를 유지해 나가는 데는 사실상 팀 내 1옵션인 브랜든 브라운(34·193.9cm), 이정현(32·191cm) 콤비의 영향이 커 보인다. 어지간한 1번 이상의 시야와 패싱센스를 갖춘 이정현은 내외곽을 오가며 토종 주포와 게임조립자의 역할을 모두 잘해주고 있다. 브라운 역시 이정현과 절묘한 호흡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시즌 초만 해도 무리한 플레이도 있었으나 이정현과 손발을 맞추며 좋은 결과가 나오자 투맨 게임의 횟수도 부쩍 늘어났다. KCC에서 둘의 모습은 흡사 'NBA(미프로농구)' 유타 재즈의 전설 존 스탁턴-칼말론 콤비를 보는 듯 하다.

하지만 KCC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하고 더 나아가 우승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부분도 받쳐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KCC와 맞서는 상대팀들은 접전 상황에서 이정현-브라운이 선봉에 나설 것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대놓고 예측 수비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1옵션의 위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또 다른 무기가 필요하다. 

장단점 분명, 사용법 따라 공헌도 달라질 듯
 
현재 시점에서 KCC의 비밀병기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단신 외국인선수 마커스 킨(24·171.9cm)이다. 전임자였던 마퀴스 티그(26·185.4cm)는 사실상 '무늬만 용병'이었다. 같은 외국인선수와 기량을 겨루는 것은 둘째 치고 어지간한 국내 백업가드조차 당해내지 못하고 쩔쩔맸다.

역대 최단신 외국인선수 킨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다. 뒤늦게 합류했기 때문에 경쟁 팀의 에이스 단신 외국인 선수 정도의 활약을 기대하기는 무리가 있다. 다만 티그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KCC 입장에서는 다행일 것으로 보인다.
 
 171.9cm 단신 외인 마커스 킨은  KCC의 비밀병기로 거듭날수 있을까?

171.9cm 단신 외인 마커스 킨은 KCC의 비밀병기로 거듭날수 있을까? ⓒ 전주 KCC

 
킨은 데뷔전이었던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화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답게 공격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스피드를 살려 과감하게 골 밑으로 치고 들어가는가 하면 미들슛, 3점슛을 던질 때도 주저함이 없었다. 3쿼터 막판에는 버저비터성 3점슛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작은 신장으로 인해 우려를 샀던 수비 또한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활동량이 좋아, 자신의 마크맨 움직임을 따라간다. 3점슛을 쏘는 상대를 향해 끝까지 블록슛을 시도하거나 방해동작을 펼치는 것을 비롯, 리바운드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등 수비 의지도 좋아 보였다.

4쿼터 초반 김선형의 속공패스를 에런 헤인즈 앞에서 가로채고 반칙까지 얻어냈다. 탄탄한 근육질 체형을 가지고 있는지라 어느 정도 몸싸움도 되는 모습을 보였다. 16득점(3점슛 3개), 6리바운드로 무난한 신고식을 치러냈다.

다음 경기였던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는 8득점(3점슛 1개), 3리바운드로 데뷔전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을 올렸다. 리바운드 참여도와 공격 의지는 여전히 좋았다. 1쿼터 첫 득점을 수비망을 뚫고 던진 3점 뱅크슛으로 성공시켰다. 하승진의 3초 바이얼레이션으로 인해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으나 드리블로 수비진을 휘젓고 골밑으로 찔러주는 패스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신장의 열세로 인해 돌파시 막힐 때가 많았고, 순간순간 번뜩이는 센스는 있었으나 안정적인 리딩, 패싱플레이와는 살짝 거리가 있었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원주 DB와의 경기에서도 특유의 과감성은 여전했다. 오픈 미들슛을 실패하고서도 바로 이어진 다음 찬스에서 망설이지 않고 3점슛을 던지는가하면 상대 장신 외국인선수 리온 윌리엄스가 앞에 있어도 블록슛을 피해 더블클러치를 시도했다. 늘 자신보다 큰 선수들을 상대해서인지 신장 열세로 인해 주눅 드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슛을 쏠 듯 수비진을 속이고 골밑의 동료에게 날카로운 어시스트를 찔러주는가하면 속공 상황서 빠른 패스로 코너 3점슛을 만들어줬다. 과감하고 빠른 판단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공격 반칙을 2개 연이어 저지른 점은 의욕이 지나쳐 무리한 플레이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이날 기록 역시 9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다소 저조했다.

이제 3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다만 킨이 어느 정도 활약을 보이느냐가 향후 KCC의 행보를 가를 공산이 크다. 킨은 성공률보다 기회가 오면 일단 슛을 던지는 선수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정현, 브라운, 송교창 등 핵심 선수들의 활동 폭이 넓어지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킨을 적재적소에서 잘 활용하는 것은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의 몫이다. 상황에 따라 킨이 잘하는 쪽으로 팀과의 '윈-윈 방향'을 잡아야 한다. KCC 팬들은 새 얼굴 킨이 이지스함의 가속 연료가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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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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