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이번 시즌 무관이 사실상 확정됐다. 레알 마드리드(아래 레알)로서는 남은 시즌을 어떻게 소화하느지가 중요해졌다.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이 이끄는 레알은 6일 오전 5시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열린 AFC 아약스와 2018-2019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1-4의 패배를 당했다. 1차전에서 2-1로 승리를 거뒀지만, 2차전에서 대패를 당하며 합산 스코어 3-5로 레알은 아약스에 8강행 티켓을 내줬다.

레알은 이번 시즌에 사실상 무관이 확정된 상태다. 지난 주중 레알은 FC 바르셀로나(아래 바르사)에 0-3으로 패하며 스페인 국왕컵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리그 순위는 3위로 선두 바르사와 승점 격차가 12점까지 벌어진 상태다. 역전 우승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물론 레알은 지난해 말 FIFA 클럽월드컵에서 우승했기에 엄밀히 밀하면 트로피를 하나 수집했다. 다만 이벤트성이 강한 클럽월드컵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이제 남은 시즌은 현재의 결과보다는 미래를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할 레알이다. 그들 앞에 놓인 산더미 같은 과제들을 한 번 알아본다.

호날두의 공백 메우기
 
 4월 12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구장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 선수가 유벤투스를 상대로 득점한 후 환호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의 호날두 선수(왼쪽) ⓒ EPA/연합뉴스

 
이번 시즌 레알의 철저한 실패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탈이 컸다. 레알은 지난 여름 유벤투스FC로 떠난 호날두의 공백을 메우는 데 실패했다.

사실 예견된 수순이었다. 호날두는 레알 유니폼을 입고 뛴 아홉 시즌 동안 무려 450골을 기록한 선수다. 일부 축구 팬들의 말마따나 리오넬 메시를 데려오지 않는 이상 호날두의 빈 자리를 완벽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어쨌든 호날두는 떠났다. 이번 시즌에는 실패했지만, 부활을 위해서는 확실한 득점원 확보가 급선무인 상황이다.

다가올 여름 레알이 이적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일 공산이 커졌다. 레알 입장에서 가장 군침이 도는 선수는 토트넘 홋스퍼의 해리 케인이다.

케인은 유럽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이자 올해 만 26세로 젊다. 패널티 박스 안팎에서 영향력을 뽐내는 케인은 레알의 노골적인 타겟이다. 레알이 케인을 원한다는 소문은 이제 식상한 소식이라고 할 정도다.

첼시FC의 에당 아자르도 레알이 원하는 자원이다. 차기 발롱도르 후보로 항상 거론되고, 레알에 호의적인 아자르는 언제 레알로 향해도 이상하지 않은 인물이다.

다만 아자르는 직접적인 득점보다는 골을 만드는 과정이 뛰어난 선수다. 호날두의 대체자라고 하기에는 의문이 드는 이유다.

레알 입장에서 최선의 결과는 내부에서 득점원이 나오는 일이겠지만, 카림 벤제마는 이제 나이가 많고 가레스 베일은 부상이 잦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마리아노 디아즈는 아직 어리다.
 
 5월 2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 경기 중 한 장면. 레알 마드리드의 카림 벤제마가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카림 벤제마(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베일과 이스코의 위치와 세대교체

애매한 베일과 이스코의 위치도 레알이 해결해야 하는 숙제 중 하나다.

먼저 호날두의 이적으로 날개를 달 것으로 예측됐던 베일은 오히려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부상이 잦고 장점인 슈팅력도 예전만 못하다. 이제 만 30세로 서서히 운동능력의 저하도 올 시기다. 

가레스 베일은 이번 시즌 33경기에 출장해 10골을 잡아내는 데 그쳤다. 빈약한 공격포인트 만큼 경기력도 불만족스럽다. 이제 아무도 그를 호날두의 대체자로 생각하지 않는다.
 
 2018년 12월 1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카시마 앤틀러스와 레알 마드리드 CF의 준결승전이 끝난 뒤 레알 마드리드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이 선수 가레스 베일과 대화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솔라리 감독이 선수 가레스 베일(자료사진) ⓒ EPA/연합뉴스

 
이스코도 레알에서 입지가 좁아졌다. 이스코를 적절하게 활용했던 지네딘 지단과 달리 솔라리 감독은 그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스코는 완전히 벤치로 밀려난 신세다.

문제는 만약 솔라리가 떠난다고 가정해도 이스코가 레알의 중심이 될 수 있을지는 확언하기 어렵다. 이스코는 탁월한 공 간수 능력을 가졌지만, 효율성과 스피드 측면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이스코는 감독의 성향에 따라 기복이 큰 다루기 어려운 무기다.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두 선수의 부진은 레알의 세대교체 흐름과 묘하게 맞물려 있다. 현재 레알은 젊은 선수들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마르셀로가 만 23세의 세르히오 레길론에게 밀렸을 정도다.

세르히오 라모스, 벤제마, 루카 모드리치 등 중심 자원이 전부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레알에게 세대교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베일과 이스코 같은 선수들이 팀 전력에 핵이 되는 것이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레알의 최근 흐름은 중심은 기존의 베테랑들이 잡고, 경험은 적지만 열정과 스피드를 갖춘 어린 선수들에게 희망을 거는 눈치다.

결국 베일, 이스코와 관계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는 레알이다. 두 선수는 벤치에 앉아있기에는 너무 거대한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이 후보로 밀리면 클럽은 쏟아지는 다양한 목소리에 흔들리기 쉽다. 베일과 이스코를 향한 단호한 결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레알 마드리드에는 제시한 과제 이외에도 해결할 부분이 많다. 솔라리 감독에 대한 신뢰 자체도 부족한 게 레알의 현 상황이다. 레알이 남은 시즌 동안 희망의 밑그림을 그릴지, 아니면 끝없는 추락을 계속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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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 챔피언스리그_탈락 레알 마드리드 아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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