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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7월 5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7월 5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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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투쟁이 아이들의 미래라는 점을 새긴다.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 우리가 반드시 물려주어야 한다."

"손주에게 정규직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 비정규직 철폐 투쟁은 저부터 하겠다. 삭발 괜히 했겠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겠다."

"학교 안의 모든 비정규직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고 결국 대한민국을 움직이게 할 것이다. 사흘 동안 아름답게 투쟁한 조합원들이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


처음으로 사흘 동안 총파업을 벌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같이 다짐했다. 학교비정규직들은 '정규직화' 등을 내걸고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파업을 벌였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지부장 강선영)는 5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앞 도로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학교비정규직들은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집회 참석을 위해 상경했고, 4일 오후에도 이곳에서 집회를 벌였다.

강선영 지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의 역사적인 3일간의 파업은 어렵고 힘든 파업을 결심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이기도 했다. 우리는 많이 주저했었고, 번뇌했다"며 "사용자들의 눈치와 압박이 얼마나 계속될지 우리는 걱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가 그 숱한 걱정과 두려움을 뚫고 끝내 이곳에 나왔을 때, 세상은 우리에게 뜨거운 격려와 공감과 응원을 보내주었다"며 "아이들과 함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해준 교사, 학부모님들을 비롯한 여러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분들께도 깊이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박쌍순 부지부장은 "우리가 함께했던 이번 총파업 투쟁을 잊지 말자.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반드시 우리가 물려주자. 우리의 아들딸들이, 우리의 손주들이 비정규직이 될지도 몰라 불안에 떨어야 하는 비정규직 시대를 끝내고 기어이 정규직 세상을 만들어 주자"고 했다.

박 부지부장은 "저에게도 너무나 예쁜 손자가 생겼다. 이제 걸음마를 떼고 말을 시작하는 손자에게 저는 꼭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물려주어야만 한다"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와 한 약속, 저는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했다.

박은영 마산지회장은 "파업을 결행하기까지 많은 일을 겪었고, 힘이 들었다"며 "3일 새벽같이 마산역으로 와서 봉투를 전달하며 함께 못 가서 미안하다며 몇 번이나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 조합원을 보며 마음은 여기에 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파업투쟁을 조직하면서 조합원들 마음속에는 모두가 정의감이 있다는 것,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같이 참여하게 만드는 놀라운 경힘은 바로 간절한 마음을 가진 한사람이 만들어 낸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X고생 하지 않고 하루 빨리 정규직을 만들려면 한 날 한 시에 전 학교를 멈춰 세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구영순 양산지회장은 "양산은 조합원으로 가입된 학교 55개 중 5개 학교를 제외하고 전원 파업에 동참했다. 양산도 전체가 파업에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조합원들은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섰고, 이런 노력 덕분에 파업이 성공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비정규직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당당하게 정규직이라는 새 이름표를 붙일 때까지 우리 모두 힘차게 투쟁하자"고 외쳤다.
  
"자는 자 보다 자는 척 하는 자가 깨우기 힘들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7월 5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7월 5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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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4·5시간돌봄전담사분과장은 "자는 자 보다 자는 척 하는 자가 깨우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아직은 자는 척 하는 자를 다 깨울 수는 없었지만, 모두가 파업이라는 첫 경험을 했다. 상경 투쟁 때 그 역사적인 광경을 보고 뭉클함을 느꼈다"고 했다.

김 분과장은 "어젯밤 제가 '학비' 조끼를 빨고 있으니 아들이 '비정규직도 이런 고급 조끼 주느냐'고 하더라. '그래 이 녀석아 학교비정규직만 입을 수 있는 최고급 조끼다. 이 조끼슈트만 장착하면 모든 엄마들이 힘이 난다'고 했다"며 "그래서 미래의 노동자, 철없는 우리 아들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큰 꿈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홍미 심리행동치료사는 "우리가 사회 제도에 의해, 정책에 의해 당연한 권리를 침해받고 자존감은 매일 다치고 있다. 우리의 아픔을 우리 세대에서 끝내고 싶다. 정말 더 이상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출발이 다른 선에 서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석영철 민중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언급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대통령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실질적인 사용주 아니냐. 그렇기에 직무유기다"고 했다.

하원오 경남진보연합 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다 정규직 될 것처럼 말했다. 그런데 정부는 기업만 챙긴다"며 "비정규직들이 아스팔트에서 아우성을 치는 상황에도 정부는 제대로 된 대화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경남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본질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 촛불정부 2년 동안 여전히 '1호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은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자회사를 설립하여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방식으로는, 우리의 차별받은 삶을 바꿔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김용균 등 죽음의 행렬을 끝내기 위해서는 지금의 노동시장 이중구조, 비정규직 문제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며 "이에 부응하여 많은 청년들이 나서기 시작했고 사회는 비정규직의 절박함에, 노동존중사회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 주변에서는 이제 불편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 공동체의 지속가능함을 위해, 내 가족의 일터를 위해, 내 친구의 안전을 위해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다"며 "청년노동자들과 대학생들도 차별없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학비노조의 위대한 투쟁을 힘껏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비정규직철폐연대가"를 함께 불렀다.

태그:#학교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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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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