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스토브리그 초점 중 하나는 방출 선수들의 새로운 둥지 찾기다.

김문호(롯데 → 한화), 최승준(SK → 한화), 장원삼(LG → 롯데), 김정후(LG → 키움), 정상호(LG → 두산), 유원상(NC → kt), 홍상삼(두산 → KIA) 등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방출된 뒤 새로운 팀을 찾았다. 

하지만 각 팀들이 전지훈련 출발을 코앞에 둔 가운데 '슈퍼소닉'이라 불렸던 이대형은 아직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말 kt 위즈에서 FA 계약 기간 2년이 만료된 뒤 방출된 상태다.
 
 지난해 11월 kt에서 방출된 이대형

지난해 11월 kt에서 방출된 이대형 ⓒ KT 위즈

 
이대형은 현역 1위이자 은퇴 선수 포함 역대 3위인 통산 505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도루 5개를 추가하면 KBO리그 역대 2위 이종범의 510도루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2003년 이대형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차 2라운드 11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프로 데뷔 초기에는 빠른 발을 앞세워 주로 대주자를 많이 맡았지만 2007년 LG의 주전 중견수를 꿰찼다. 

그 해에 이대형은 타율 0.308 1홈런 31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715를 기록했다. 자신의 등번호 53번과 동일한 53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도루왕을 차지했고 외야수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11월에는 대만 타이중에서 펼쳐진 베이징 올림픽 예선의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2007년을 기점으로 2010년까지 이대형은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하며 '대도'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LG에서 다시는 3할 타율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내야 안타가 많은 이대형의 타격 스타일에 상대가 철저한 대비로 맞섰기 때문이다.

이대형은 2013시즌 종료 뒤 첫 번째 FA 자격을 취득해 고향 팀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다. 4년 총액 24억 원짜리 계약이었다. KIA에서 첫해인 2014년 그는 몸을 뒤로 눕힌 새로운 타격 자세로 변신했다. 타율 0.323 1홈런 40타점 OPS 0.773으로 7년 만에 3할 타율에 복귀하며 부활을 선언했다. 

▲ 전 kt 이대형 최근 4년 주요 기록
 
 전 kt 이대형 최근 4년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전 kt 이대형 최근 4년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이대형에게 'KIA 2년차'는 없었다. 2014시즌 종료 뒤 신생팀 kt 위즈의 특별 지명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2014년 활약이 인상적이었던 그가 KIA의 2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15~16시즌 3할 타율을 넘기며 제 몫을 한 이대형은 2017년 8월 6일 수원 SK 와이번스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공교롭게도 두 번째 FA 자격 취득을 코앞에 둔 가운데 불의의 부상에 직면한 것이다. 독일에서 수술을 받은 이대형은 FA 2년 총액 4억 원에 kt와 잔류 계약을 맺었다. 

2018년 1경기 출전에 그치며 재활로 시간을 보낸 이대형은 2019년 18경기에서 이렇다 할 기록을 남기지 못한 채 시즌 종료 뒤 방출을 통보받았다. 십자인대 수술 이후인 2018년과 2019년엔 단 하나의 도루도 추가하지 못했다. 
 
 역대 통산 도루 3위에 올라있는 이대형

역대 통산 도루 3위에 올라있는 이대형 ⓒ kt 위즈

 
방출 선수가 새로운 팀을 찾으려면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투수는 구속, 제구력, 야수는 장타력, 수비 능력, 주루 능력 등을 통틀어 하나를 확실히 갖추고 있으면 재기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대형은 십자인대 부상으로 최대 장점인 주루 능력을 잃고 말았다. 더불어 빠른 발이 장점이던 외야 수비 능력도 약해졌다는 평이다. 

1983년생 이대형의 동년배 중에는 아직도 주전으로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 은퇴하기에는 다소 이른 시점인 것은 사실이다. 통산 505도루를 기록한 이대형의 도루 행진이 새로운 둥지에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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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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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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