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황의조가 랭스전에서 팀이 0-2로 뒤진 후반 27분 만회골을 넣은 뒤 공을 잡은 채 하프라인으로 달려가고 있다.

▲ 황의조 황의조가 랭스전에서 팀이 0-2로 뒤진 후반 27분 만회골을 넣은 뒤 공을 잡은 채 하프라인으로 달려가고 있다. ⓒ 보르도 트위터 캡쳐

 

황의조(보르도)가 리그앙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시즌 2호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보르도는 24일 오전 3시(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2020-21 프랑스 리그앙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스타드 랭스에 1-3으로 패했다.
 
이로써 보르도는 6승 4무 7패 승점 22를 기록, 전반기를 리그 13위로 마감했다.
 
원톱 황의조, 팀 내 유일한 득점으로 존재감
 
이날 황의조는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원톱으로 출격했다. 앞선 16라운드 스트라스부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같은 포지션에 선발로 나왔다. 2선은 레미 우당-하템 벤 아르파-메디 제르칸, 허리는 야신 아들리-토마 바시치가 포진했다. 포백은 로리스 베니토-파블루-폴 바이스-유수프 사발리, 골문은 베누아 코스틸이 지켰다.
 
보르도는 경기 초반 랭스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슈팅 기회도 숱하게 허용했다. 전반 1분 불라예 디아의 슈팅을 바이스가 막아냈다. 전반 12분 디아의 슈팅을 코스틸 골키퍼가 선방하면서 위기를 모면했지만 3분 뒤 선제골을 내줬다. 코너킥 상황에서 아르베르 제넬리가 올린 크로스를 유니스 압델하미드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랭스는 전반 18분에도 한 골을 추가했다. 제넬리가 횡적인 돌파에 이은 슈팅을 시도했고, 코스틸 골키퍼에게 막히고 흘러나온 공을 디아가 밀어넣었다.
 
보르도는 볼 점유율에서 앞섰지만 공격을 효과적으로 풀어내지 못했다. 랭스의 촘촘한 수비 앞에 전진 패스가 아닌 횡패스와 백패스로 일관하는 모습을 반복했다. 이러다보니 최전방에 배치된 황의조는 공을 만질 기회가 극히 드물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보르도의 장 루이 가세 감독은 베니토, 제르칸 대신 조시 마자, 막심 폰지를 교체 투입했다. 이에 마자가 최전방에 포진하고, 황의조는 2선 왼쪽으로 내려왔다.
 
황의조는 후반 들어 여러차례 슈팅 기회를 창출하기 시작했다. 후반 9분 벤 아르파의 프리킥이 프레데락 라이코비치 골키퍼에 막히고 흘러나온 공을 황의조가 쇄도하며 슈팅했지만 높게 떠올랐다.
 
수비 위주의 전략을 펼친 랭스를 맞아 보르도는 답답함을 노출했다. 그나마 숨통이 트인 것은 후반 28분 전방 압박과 황의조의 피니시였다. 아들리가 끊어낸 공을 벤 아르파에게 패스했다. 이어 빠르게 침투하는 황의조가 벤 아르파로부터 패스를 받았고, 침착하게 왼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시즌 2호 골.
 
그러나 황의조는 후반 38분 아마두 트라오레와 교체됐다. 보르도는 후반 43분 마셜 무네치의 추가골로 무너졌고, 전세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완전히 살아난 황의조, 전반기 유종의 미 거두다
 
황의조는 올 시즌 보르도에서 두 번째 시즌이다. 지난해 여름 유럽 무대에 처음 입성한 황의조는 24경기 6골 2도움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포지션이었다. 황의조는 본 포지션인 최전방 공격수보다 측면에서 많이 뛰었다. 그럼에도 황의조는 자신의 장점인 많은 활동량과 슈팅력으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파울루 수자에서 가세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음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2선 측면에서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다.

아쉬움이라면 공격포인트였다. 올 시즌 유독 골 소식을 전해주지 못했다. 2라운드 1도움 이후 득점과 어시스트가 없어 우려감을 낳았다. 많은 활동량, 패스 정확도, 드리블, 볼 간수 등 경기력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정작 유효 슈팅 숫자가 감소하면서 킬러 본능을 뽐낼 수 없었다. 
 
그나마 황의조가 살아난 계기는 지난 11월 A매치 평가전에서의 활약상이다. 멕시코전 1골, 카타르전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후 보르도로 복귀한 황의조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 파리 생제르맹과의 12라운드에서는 슈팅 3개, 키패스 1개, 드리블 성공 1회를 기록하는 등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13라운드 브레스트전에서도 올 시즌 최다 슈팅(5개), 키패스(2개), 드리블(2개), 볼터치(44회)를 기록했다.
 
그리고 마침내 15라운드 생테티엔전에서 시즌 1호골을 작렬했다. 바이스의 롱패스를 환상적인 퍼스트 터치로 페널티 박스까지 진입한 뒤 왼쪽 골문 하단 구석을 노리는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황의조는 16라운드 스트라스부르전에서 2선이 아닌 최전방 원톱으로 선발 출전하는 기회를 잡았다. 67분을 소화하면서 비록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2선 공격진들과 빼어난 호흡을 자랑하며 합격점을 이끌어냈다.
 
경기 후 가세 감독도 "황의조의 투입은 우리가 공격의 깊이를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칭찬했다.
 
시즌 내내 조시 마자, 지미 브리앙을 주로 최전방에 배치한 가세 감독의 생각이 바뀐 것일까. 이날 랭스전에서도 황의조는 원톱으로 뛰었다. 가세 감독이 황의조를 2경기 연속 선발 출전시킨다는 것은 황의조를 향한 믿음이 크다는 방증이다.
 
그리고 황의조는 이러한 기대에 부응했다. 타이밍에 맞는 침투와 주발이 아닌 왼발로도 골을 결정지었다. 이날 보르도의 슈팅 9개 가운데 황의조는 혼자서만 무려 3개를 시도했다. 지지부진했던 경기 흐름에서 황의조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축구전문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은 황의조에게 평점 7점을 부여했다. 벤 아르파(평점 7.2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2경기 만에 다시 득점포를 재가동한 황의조는 행복한 크리스마스 선물과 함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후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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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보르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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