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롯데전 선발로 나서는 브룩스

14일 롯데전 선발로 나서는 브룩스 ⓒ KIA 타이거즈

 
올 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 마운드에는 크게 두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이 팀에 합류했고, 긴 시간 동안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준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맹덴의 KBO리그 적응도 관건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양현종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하는 국내 투수들의 활약 여부도 걱정거리였다. 그러다보니 선발진에 큰 변수를 안고 시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개막 후 KIA가 보여준 모습들은 우려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일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와 이번 시즌 첫 경기를 치른 KIA는 13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선발승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기대를 모은 외국인 원투펀치 브룩스-멩덴도 아직 시즌 첫 승 달성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 사이 팀은 8경기에서 단 3승만을 거두었고,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슈퍼루키' 이의리 등장했지만...부진에 허덕이는 KIA 선발진

올해도 1선발 중책을 맡은 브룩스는 최근 2경기에서 극과 극의 피칭을 보여줬다. 4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8이닝을 소화하면서 7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 9일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선 4.1이닝 10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7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아쉬운 건 멩덴도 마찬가지였다. 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그는 5.2이닝 3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3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고, 11일 NC전에서 5이닝 동안 피홈런 두 방을 포함해 4점을 헌납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올해 프로 무대에 입성한 좌완 투수 이의리가 호투를 펼쳤으나 국내 선발 투수들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선발 후보로 거론되던 김현수는 7일 키움전에서 3.1이닝 5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6실점(4자책)을 기록했고, 이튿날 곧바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붙박이 선발 투수로서 활약해야 하는 임기영과 이민우의 투구 내용이다. 임기영은 시즌 첫 등판이었던 10일 NC전에서 3.2이닝 7피안타(2피홈런) 5사사구 4탈삼진 8실점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7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불펜 등판했던 이민우는 13일 롯데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섰다. 그러나 2이닝 동안 7개의 안타와 3개의 사사구를 내줬고, 무려 6실점을 기록하며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변화 주는 윌리엄스 감독...KIA 선발진 개선될 수 있을까
 
 첫 등판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임기영

첫 등판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임기영 ⓒ KIA 타이거즈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IA의 팀 선발 평균자책점은 8.76으로,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9위 kt 위즈(4.50)와 비교해봐도 차이가 크다. 피OPS도 0.864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또 4일 브룩스 이후 7경기 연속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3실점 이하를 기록하는 것)가 나오지 않았다. 팀 불펜 WAR 2위(0.87), 평균자책점 3위(3.23) 등 주요 지표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선전하고 있는 불펜 투수들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선발진의 문제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윌리엄스 감독은 브룩스와 멩덴의 4일 로테이션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화요일에 등판하는 주에는 4일 휴식 후 일요일에 등판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5일 휴식을 보장하겠다는 게 윌리엄스 감독의 계획이다. 시즌이 개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무엇일까.

윌리엄스 감독은 13일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브룩스는 9일 경기에서 상대 타자들이 커트로 파울을 만들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멩덴은 공이 밋밋한 느낌이었다. 그 이후 선발 일정을 조금 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 5선발 후보였던 김현수가 13일 퓨처스리그 상무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2.2이닝 9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5실점으로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미 눈도장을 받은 이의리가 앞으로도 선발진 한 자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임기영과 이민우의 부진이 지속된다면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펼쳤던 장민기, 김유식, 장현식 등이 선발 등판 기회를 받을 수도 있다.

매년 5강, 혹은 그 이상까지 전력에 있어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KIA가 선발진에서 발생한 변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의 흐름이 지속된다면 5강은 물론이고 지난해보다도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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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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