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던 LG 트윈스가 최근 3연패에 빠지며 공동 4위로 밀려났다. 22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3-8로 패했다. 에이스 켈리가 선발 등판했으나 1회말부터 본인의 수비 실수와 피홈런이 겹쳐 3실점한 뒤 LG는 내내 끌려간 끝에 완패했다. 전날 당한 어이없는 역전패의 여파가 고스란히 밀려온 승부였다.

21일 문학 SSG전에서 LG는 5-4로 앞선 9회말 수비가 무너져 5-6으로 끝내기 재역전패를 당했다. 내야진과 포수 유강남의 수비가 동시에 흔들리며 나온 황당한 결과였다. 

9회말 5-5 동점이 된 뒤 1사 만루에서 이재원의 땅볼 타구를 잡은 3루수 문보경이 3루를 밟아 2사가 된 뒤 홈에 송구했다. 문보경이 타자 주자 이재원을 잡기 위해 1루로 송구했다면 5-3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될 수 있었기에 아쉬운 선택이었다. 
   
유강남은 3루 주자 추신수를 런다운으로 몰아갔다. 하지만 유강남은 추신수를 태그하지 않은 채 유격수 손호영에 송구했으나 손호영이 홈 송구를 포기하는 사이 추신수가 홈을 밟았다. 손호영의 끝내기 실책으로 기록되며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었다. 

이때 LG 내야는 2루수 김민성, 3루수 문보경, 유격수 손호영으로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공백을 전혀 숨기지 못한 가운데 정상적인 운영과는 거리가 있었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있었다면 상황에 대한 대처 및 경기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았다. 현재 오지환은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5월 20일부터 부상자 명단에 올른 상태다. 공교롭게도 LG는 그가 1군에서 제외된 직후 3연패다. 

20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도 오지환의 공백은 드러났다. 손호영이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LG가 0-3으로 뒤진 2회초 선두 타자 강진성의 타구를 내야 안타로 만들어줬다. 송구 동작이 신속하지 못했던 데다 1루에 원 바운드로 송구해 강진성을 아웃 처리하지 못했다. 이후 2피안타가 이어져 0-5로 크게 벌어져 승부는 일찌감치 갈렸다. 
 
이날 오지환을 대신해 1군에 등록된 내야수 장준원은 3루수로 투입되어 실책을 기록했다. 8회초 1사 2루에서 정범모의 땅볼 타구를 잡아 1루에 원 바운드 악송구하는 실책을 저질러 2루 주자 강진성이 득점해 1-11로 벌어졌다. 장준원은 다음날인 2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오지환은 올 시즌 타율 0.220 2홈런 1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47로 타격 부진이 심각하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0.28로 음수를 가까스로 모면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유격수 수비에 있어서는 오지환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다. 오지환의 수비는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류지현 감독은 21일과 22일에는 구본혁을 유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그러나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백업 내야수인 구본혁을 대체할 또 다른 백업 내야수가 없어 류지현 감독의 선수 기용 폭은 크게 제한되고 있다. 타격의 기대치도 오지환을 따라올 만한 백업 내야수는 손꼽기 어렵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처럼 메꾸기 힘든 오지환의 공백은 LG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 예기치 못한 3연패를 당하며 위기에 봉착한 LG 벤치가 5월말에야 복귀할 오지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향후 어떤 해법을 도출할 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FA 10억' 아깝지 않은 송은범... LG가 옳았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