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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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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성가족부에 이어 통일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틀째 이어가면서 '일 안 하는 이인영 장관 교체'를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당 중진의원도 반박하며 이 대표에 "언행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라는 부처를 둔다고 젠더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것처럼, 통일부를 둔다고 통일에 특별히 다가가지도 않는다"라며 "오히려 여성가족부가 존재하는 동안 젠더갈등은 심해졌고, 이번 정부 들어서 통일부가 무엇을 적극적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통일부가 관리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폭파되었다"라며 두 부처를 비판했다.

특히 통일부에 대해선, 대만과 북한에는 '통일부'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존재 의미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업무분장이 불확실한 부처이기 때문에 일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차기 정부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이인영 장관께서 '필요한 부처'라고 생각하신다면 필요한 부처에서 장관이 제대로 일을 안 하고 있는 거고 장관을 바꿔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성과와 업무영역이 없는 조직이 관성에 의해서 수십 년간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 공공과 정부의 방만이고 혈세의 낭비"라며 "농담이지만 심지어 통일부는 유튜브 채널도 재미없다. 장관이 직원에게 꽃주는 영상 편집할 돈, 이거 다 국민의 세금"이라며 한 영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3월 8일 여성의날을 기념하며, 이인영 장관이 여성 직원들에게 꽃을 주는 내용이었다.

이인영 "매우 유감"... 국민의힘 내부 비판 목소리도 

이 대표는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가부와 더불어 통일부를 폐지해야 할 부처로 언급하며 논란을 점화시킨 바 있다. 그는 "통일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게 아니라 외교의 업무와 통일의 업무가 분리돼 있는 것이 비효율일 수 있다"라며 "남북관계는 통일부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보통 국정원이나 청와대에서 바로 관리했다. 통일부 장관은 항상 기억에 안 남는 행보를 했다"라고 통일부를 깎아내렸다.

이인영 장관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즉각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9일 이 장관은 "이준석 대표의 발언이 국민의힘 당론인지 먼저 묻고 싶다. 당론이라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이 대표의 통일부 폐지 주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의 작은 정부론. 대처와 레이건 시절로 퇴행하는 낡은 주장이다"라며 "포장지는 화려하지만, 그 본의는 다수의 국민과 사회적 약자를 지키는 정부의 역할을 포기하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약육강식이고 강자의 논리다"라며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반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4선 중진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실적으로도 외교부는 남북관계, 통일의 외적 측면을 담당하고 통일부는 순수한 남북 간 교류협력문제를 다룬다면 양 부처 간 업무의 충돌도 없다. 또한 통일부의 존재는 그 자체로 우리의 통일의지를 확고하게 천명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라며 "통일부는 존치되어야 하고, 이 대표도 언행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