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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 개관을 한 달 여 앞둔 23일 뜻깊은 유물기증식이 열렸다. 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째가 유물을 기증, 기탁한 문영식 유족회장. 바로 옆은 가세로 태안군수.
▲ 태안동학의 산역사 담긴 유물 기증식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 개관을 한 달 여 앞둔 23일 뜻깊은 유물기증식이 열렸다. 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네번째가 유물을 기증, 기탁한 문영식 유족회장. 바로 옆은 가세로 태안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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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선열들께서 가신 지 어언 130년이 가까운 오늘까지 선열들께서 남기신 귀중한 유물들을 우리가 살기 위해 숨기고 불태우고 외면했기에 사후세대 후손의 손을 거치는 동안 훼손되고 분실돼 지금 남아 있는 유물은 너무나 초라하다. 한없이 죄송하고 슬프다. 인내천, '사람이 곧 하늘이다' 외쳤던 순국선열들의 정신이 가슴속에 머물러 살아온 것처럼 유물들은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영원히 소중한 안식처로 존치되고 보호받아 후손들에게 새롭게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국에서 네 번째로 건립되는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보물 같은 태안동학도들의 유물로 가득 채워지게 됐다.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 개관을 한 달여 앞둔 23일 태안군청 중회의실에서는 뜻깊은 유물기증식이 열렸다.
 
문영식 유족회장이 4대에 걸쳐 보관, 관리해 온 동학 관련 유물을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기증, 기탁했다.
▲ 소중한 유물 기증, 기탁하는 문영식 유족회장 문영식 유족회장이 4대에 걸쳐 보관, 관리해 온 동학 관련 유물을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기증,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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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인 문장로 접주의 증손이자 3.1운동 당시 충남 내포지역에서 만세운동의 총지휘자로 알려진 문병석 지사의 손녀인 문영식(65) 동학농민혁명 태안군유족회장은 태안군청 중회의실에서 4대에 걸쳐 보관하고 있던 유물을 태안군에 기증, 기탁하며 벅찬 심경을 밝혔다.

개관을 앞둔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전시될 유물기증식에는 기증자인 문영식 유족회장을 비롯한 유족회원, 가세로 태안군수와 정용주 동학농민혁명태안군기념사업회장을 비롯해 최기중 전 기념사업회장, 정낙추 태안문화원장, 이영희 태안향토문화연구소장 등 30여 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날 유물기증식에서는 문영식 유족회장이 선대로부터 보관하고 있던 3·1운동 독립선언서, 순국자 명단 등 총 226점을 기증했으며, 이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기록물과 민속자료 등 보관하고 있던 유물 중 226점을 이번 기증식을 통해 군에 기증한 문 유족회장은 또 380점에 대해서도 5년을 기한으로 기탁했다. 총 606점의 유물이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기증 또는 기탁된 셈이다.

태안군은 유물 중 일부는 개관 예정인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전시되고 나머지 기증·기탁 유물은 기념관 내 수장고에 보관·관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3·1운동 독립선언서와 순국자 명단 등 역사적 가치 큰 총 606점 기증, 기탁
 
태안갑오동학혁명 순도자 명단은 충청남도기념물 지정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 수기로 작성된 순도자 명단 태안갑오동학혁명 순도자 명단은 충청남도기념물 지정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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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유물기증식에서는 실물 기증식은 진행되지 못했지만 기증사진을 통해 기증유물에 대한 설명회도 진행됐다.

기증유물 중에서는 동학의 기본경전인 '용담유사'와 '동경대전', 그리고 문 유족회장의 증조인 문장로 접주의 임명장, 태안갑오동학혁명 순도자 명단, 조석헌 일기 등 소중한 동학 관련 기록물들도 선보여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기증식에서는 특히 최제우 쓴 '용담유사'를 소개하면서 "1890년대 문장로 접주가 애독하던 책"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한 태안갑오동학혁명 순도자 명단은 충청남도기념물 지정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기탁된 조석헌 일기.
▲ 조석헌 일기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기탁된 조석헌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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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기증 배경 및 유물 소개에 나선 박일규 학예사는 "동학농민혁명 태안군유족회 문영식 회장이 소장 중인 동학농민혁명 관련 유물에 대해 기증 및 기탁 의사를 표시해왔다"면서 "이는 130여 년 전부터 수집해 관리해 온 귀중한 유물들로, 전국적으로 4대에 걸쳐 동학농민혁명 관련 유물을 315건(606점) 정도 수집하고 보관해온 사례는 문영식 가(家)가 유일"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학예사는 이어 "소장유물의 생산년도는 1880~1970년대로, 유물이 시기별로 존재하며, 태안지역 동학역사 및 현재 기념사업에 이르기까지 총망라돼 있다"면서 "전국적으로 동학농민혁명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려는 지자체들이 있는데, 이들 지자체들이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가 전시를 할 수 있는 유물의 부재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물기증에서 공개된 문장로 접주의 임명장.
▲ 문영식 유족회장의 증조인 문장로 접주의 임명장 유물기증에서 공개된 문장로 접주의 임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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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학예사는 이날 기증, 기탁된 유물과 관련해 "기증 주요유물은 기념관 전시 및 도록 제작을 추진하고 태안 및 내포지역 동학농민혁명 및 향후 기념사업 연구자료로 활용하는 한편, 유물조사를 통해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유물은 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영식 유족회장 "유물 유지관리에 노심초사… 어깨 한결 가벼워졌다" 
 
문 유족회장은 이날 유물기증 소감을 통해 “기증, 기탁한 소중한 유물을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소중하게 관리해 후손들이 건전하고 올바른 정신함양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유물기증 소감 밝히는 문영식 유족회장 문 유족회장은 이날 유물기증 소감을 통해 “기증, 기탁한 소중한 유물을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소중하게 관리해 후손들이 건전하고 올바른 정신함양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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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을 기증, 기탁한 문영식 유족회장은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유물을 기증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피력한 뒤 "이제 수십년간 마음속 깊은 곳에 간직하며, 유물의 유지 관리에 노심초사했던 저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다"며 "기증, 기탁한 소중한 유물을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소중하게 관리해 후손들이 건전하고 올바른 정신함양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문 유족회장은 덧붙여 "이제 우리들은 모두 선열들이 남기신 유물에 깃든 정신을 바로 세우고 화해와 상생으로 화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주 동학농민혁명태안군기념사업회장은 "수많은 세월 동안 분신과 같이 여겼던 유물을 후손들에게 동학 정신을 계승할 수 있도록 기증하는 문영식 유족회장께 감사드린다"면서 "오늘을 기점으로 우리 모두가 동학정신이 계승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가세로 태안군수도 "우리 후손들에게 꼭 보여주어야 하는 동학농민혁명의 선양의 가치를 더 높이는 146건 226점이라는 많은 보물 같은 존재들을 태안, 그리고 전국의 동학의 가치를 더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더없이 가치 있는 기증식을 갖게 되었다"면서 "이러한 가치의 선양이야 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떻게 더 선양해서 태안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더 지켜낼 것인가에 나름대로의 의미도 부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 군수는 덧붙여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기려 내포지역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기념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념관은 백화산에 위치한 동학농민혁명군 추모탑 아래에 위치해 있다.
▲ 8월 개관 앞둔 태안동학농민혁명기념관 기념관은 백화산에 위치한 동학농민혁명군 추모탑 아래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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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을 앞두고 있는 태안동학농명혁명기념관은 총 사업비 77억여 원이 투입돼 충남 태안군 태안읍 남문리 380-3 일원에서 지난해 3월 첫삽을 떴으며, 1586㎡ 면적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를 갖추고 마무리 작업을 거쳐 곧 8월 말 경 개관할 예정이다.

전국에서 4번째이자 지자체로는 3번째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며, 태안군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북접의 진원지이자 혁명군 최후의 항전지로 알려져 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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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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