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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화덕의 김치찌개와 프라이팬에 담긴 돼지고기가 맛집임을 짐작하게 한다.
  주방 화덕의 김치찌개와 프라이팬에 담긴 돼지고기가 맛집임을 짐작하게 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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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식당이다. 여수 진남시장 안으로 중간쯤 걸어가다 왼쪽 자그마한 골목길 끝자리 층층계단 옆에서 만난 밥집이다. 그 이름도 정겨운 시골집이다.

입간판은 시골국수, 동그란 돌출간판은 시골집이다. 그 연유를 주인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그냥 여유가 없어서 돌출간판만 하고 입간판은 예전 분이 쓰던 걸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주방 화덕의 김치찌개와 프라이팬에 담긴 돼지고기가 맛집임을 짐작하게 한다. 그 곁에는 약한 가스 불 위에서 누룽지가 노릇하게 익어간다. 문득 아주 오래전 시골의 어느 한적한 식당에서 봤던 옛 추억이 소환되는 순간이다. 정겨움보다 반가움이 앞선다.
 
밥상이 차려진다. 네모난 양은쟁반에 정갈하게 담아낸다.
 밥상이 차려진다. 네모난 양은쟁반에 정갈하게 담아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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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신사 한 분이 점심을 먹으면서 낮술을 한다. 문을 연 지는 그리 오래 지 않은 곳이지만 자신의 단골집이라며 근처에서는 가장 음식 맛이 빼어난 집이라고 소개했다.

"아주머니가 장사한 지는 얼마 안 되었어요. 그런데 옛날 맛이 나고 정말 맛있어요."

차돌된장찌개를 주문했더니 많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여 빨리 준비되는 것으로 부탁했다. 김치찌개다. 1인분에 7000원이다.
 
식당 모퉁이에는 친척이 직접 농사지어 가져왔다는 쌀가마니가 차곡차곡 쌓여있다.
 식당 모퉁이에는 친척이 직접 농사지어 가져왔다는 쌀가마니가 차곡차곡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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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진남시장 시골집식당 차림표다.
 여수 진남시장 시골집식당 차림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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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모퉁이에는 친척이 직접 농사지어 가져왔다는 쌀가마니가 차곡차곡 쌓여있다.

이내 밥상이 차려진다. 네모난 양은쟁반에 정갈하게 담아낸다. 계란프라이와 김치찌개를 앞세우고 그 뒤편에 된장 종지와 돌산갓김치, 배추김치가 자리했다. 이어 풋고추 몇 개와 유채나물, 새송이버섯 볶음에 어묵 반찬이다. 정갈하게 담아냈다.
 
김치찌개 한술을 뜨신 쌀밥에 말아 먹어보니 입맛이 되살아난다.
 김치찌개 한술을 뜨신 쌀밥에 말아 먹어보니 입맛이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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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서 제공하는 김가루를 김치찌개에 뿌려 밥과 비벼 먹으면 천하일미가 된다.
 이 집에서 제공하는 김가루를 김치찌개에 뿌려 밥과 비벼 먹으면 천하일미가 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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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는 넉넉하다 못해 과할 정도다. 뜨신 쌀밥과 먹어보니 입맛이 되살아난다. 이 집에서 제공하는 김가루를 김치찌개에 뿌려 밥과 비벼 먹으면 천하일미가 된다. 새로운 맛의 발견이다. 이렇듯 맛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덤으로 내주는 누룽지탕이 또한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남도의 넘치는 인심이 있는 곳이다. 여수 진남시장의 한 끼니 식사가 참으로 행복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태그:#시골집, #김치찌개, #여수 진남시장,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 #천하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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