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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서 박근혜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서 박근혜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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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서 박근혜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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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는 없다. 이래서도 안 된다. 도대체 우리 아이들 억울한 죽음을 밝혀준다 한 사람(문재인 대통령)이, 단 한 줄의 책임조차 느끼지 않는 사람(박근혜)을, 어떻게 이렇게 일방적으로 사면하나. 아이들과 같이 지냈어야 할 크리스마스이브에, 내 아들 상준이도 없는데 이래서는 안 되지 않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지상준군의 모친 강지은씨는 절규했다. 애초 2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회견 말미 기자들에게 미리 배포된 회견문을 읽는 것이었지만 강씨는 이날 울분을 토해내듯 발언을 쏟아냈다. 

"억울해서 단 하루도 쉽게 못 잔다. 지금도 (아들이) 보고 싶어 미치겠다. 엄마 엄마 불렀던 아들을 생각하면 미쳐 돌아간다. 그런데 사면이라니. 복권이라니.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그 많은 약속들은 어디 갔나. 같이 단식했던 그 마음은 어디에 갔나. 같이 걸었던 그 사람은 어디에 갔나."

강씨의 절규가 이어지자 함께 선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과 시민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누구를 위한 사면이냐"라며 "세월호 참사 책임의 몸통, 박근혜 특별 사면 반대한다"라고 외쳤다.

앞서 지난 24일 정부는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에 대한 사면을 발표했다. 정부가 밝힌 사면의 명분은 '국민 화합'. 박씨는 오는 31일 다시 자유의 몸이 된다.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박씨에게 인정된 혐의는 ▲대기업에 K스포츠 및 미르재단을 위한 출연금 744억을 강요한 혐의 ▲삼성 측에 뇌물 요구한 혐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 ▲새누리당 공천 개입 등이다.

"유가족 두 번 죽이지 말라"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서 박근혜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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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서 박근혜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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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견에는 상준이 엄마 강씨를 비롯해 40여 명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노란색 잠바를 입고 함께 했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박근혜 사면 때문에 이렇게 청와대 앞에 선 것 자체가 비참하다"라며 "박근혜 사면이 국민통합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는데, 국민들 동의를 구하지 않고 사면을 강행하는 것이 어떻게 국민통합이냐. 국민분열만 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그는 "촛불 정부를 만들어준 국민을 배신하지 말고,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고 한 번 죽었던 유가족들을 박근혜 사면으로 두 번 죽이지 말라"면서 "박근혜 사면을 철회해 엄동설한에 국민들이 다시 나오지 않게 하라. 다시 촛불 들게 만들지 말라"라고 요구했다.

한미경 4.16연대 공동대표도 "1700만 명 국민들이 촛불을 든 건 박근혜 정부가 저지른 국정농단과 아이들이 물 속에서 죽도록 내버려둔 것에 대한 책임을 단죄하기 위한 것이었다"라며 "그런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면이 이뤄졌다. 국민에 대한 배반행위다. 당장 철회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여론을 반영하듯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씨 사면을 반대하는 청원이 24일 정부의 사면 발표 이후 이어지고 있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서 박근혜 사면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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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2시 기준 3만7300여 명의 국민이 동참한 '박근혜 사면을 반대합니다' 청원은 "박근혜는 헌법을 준수·수호해야 하는 대통령 의무를 망각해 '비선실세', '국정농단' 등 초유의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라며 "촛불로 만들어진 문재인 정부에서 박근혜 형기를 절반조차 채우지 않고 사면시키는 건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모독이자 기만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회견 후 같은 장소에서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10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박근혜 사면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태그:#박근혜, #문재인, #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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