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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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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시대가 끝난다 이렇게 생각하는 약간의 소회가 있는데, 혹시라도 이 청와대 시대를 끝내는 것이 그동안의 우리 역사, 또는 청와대의 역사에 대한 어떤 부정적인 평가 때문에 뭔가 청산한다는 의미로 청와대 시간을 끝낸다 그러면 저는 그것은 조금 다분히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의 성취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퇴임 전 마지막 간담회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청와대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에 대해 이와 같이 소회를 밝혔다. 

이어 "초대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곧 떠날 저에 이르기까지 역대 대통령마다 공과 과가 있다"며 "어떤 대통령은 과가 더 많아보이기도 하고, 또 사법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심판을 받았던 그런 대통령들도 계시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지금에까지 우리 역사를 총체적으로 평가한다면 2차 세계대전 이후에 가장 성공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렇게 평가받고 있다"며 "이것은 국제적인, 객관적이고 엄연한 그런 평가"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를 말하자면 뭔가 청산하고 바꿔야 된다는 대상으로 여긴다면 저는 그것은 맞지 않다"면서 "오히려 성공한 역사를 더욱 축적해 나가는 그런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기자들에게도 "아마 앞으로 '청와대 시대'라는 그런 말이 남을 것"이라며 "여러분은 청와대 시대 마지막을 지켜보는 그런 증인들이다. 아마 춘추관 기자라는 말도 이제는 마지막이 될지 모르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모두발언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대통령 집무실이 현 국방부청사로 이전하는 데 대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청와대는 한때 '구중궁궐' 그런 말을 들었을 때도 있었지만,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역시 계속해서 개방을 확대하고 열린 청와대로 나아가는 그런 과정이었다고 본다"며 "우리 정부에서만 해도 우선 청와대 앞길이 전면 개방되었고 인왕산, 북악산이 또 전면 개방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청와대 경내 관람도 크게 늘어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연간 20만 명 국민들이 청와대를 관람했다"며 "아마 코로나 상황이 없었다면 훨씬 많은 분들이 또 훨씬 더 개방된 그런 공간을 즐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렇게 청와대가 개방돼 나가고, 또 열려 나가는 그런 가운데 우리는 정말 세계적으로 대격변의 시대를 겪었다"며 "그 격변의 시대 속에서 그래도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그 격변을 이겨내면서 그것을 오히려 기회를 삼아 말하자면 더 선도국가로 이렇게 나아갈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언론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와 언론은 서로 맡은 역할은 다르지만, 다 대한민국의 발전이라는 이런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나아가는 같은 배를 탄 사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가끔은 역할의 차이 때문에 그 사실을 잊어버린다. 정부는 언론이 좀 사실과 다르게, 또는 너무 과하게 비판한다고 섭섭해하기도 하고, 언론은 정부가 또는 청와대가 언론과 더 소통하지 않는다고 이렇게 지적을 한다"고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 역시 지금 와서 크게 넓게 보면 우리가 지난 5년간 어쨌든 대한민국을 훌쩍 성장시키지 않았나"면서 "그 속에 정부와 청와대가 고생했던 만큼 우리 언론인 여러분도 정말로 많은 수고를 해 주셨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덧붙여 "앞으로 다음 정부에서도 그처럼 정부와 함께 대한민국을 발전시켜 가는 그런 역할을 계속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저는 이제 곧 끝납니다만 끝나면 그냥 평범한 국민, 평범한 시민으로 그렇게 살아갈 생각"이라며 "오며가며, 혹시 또 우연히 이렇게 보게 되면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 있기를 바라겠다"고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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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18시 업무 마치고 퇴근... 아무 계획 말자는 게 지금 계획"

이어진 질의응답 순서에서도 퇴임 이후의 행보 질문이 나왔고 문 대통령은 "5월 9일 18시, 업무 마치는 퇴근시간에 청와대에서 퇴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룻밤을 청와대 바깥에서 이렇게 보내고, 그리고 다음날 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다"면서 "이후에 KTX로 지방으로 내려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한 마지막 날 밤을 청와대에서 보내지 않는 것에 대해 "전혀 불편하지 않다"며 "우리가 그날 밤 12시까지는 우리 정부의 책임이기 때문에 우리 청와대의 야간 당직 근무자들이 근무를 하면 되고, 저는 여러 가지 업무 연락망을 잘 유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언론을 향해 "그런 부분을 조금이라도 신구 정권 간의 무슨 갈등, 그렇게 표현하지 말아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저는 언론이 왜 '갈등'이라는 말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은 새 대통령 취임하는 날 아침까지 여기 청와대에 계시다가 취임식에 참석하러 나가는 것이 떠나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마지막 날 밤 청와대에 있는 것이 좋아서 그랬던 것이 아니다"고 회고했다. 

이어서 "그때는 이미 짐들은 다 이사 가고 사람만 남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당히 말하자면 어수선하고 불편한 그런 상황이다"며 "말하자면 노 대통령님은 초과 근무로 (웃음) 그 시간까지 책임지겠다는 생각으로 계셨던 것이고, 지금은 또 다른 곳에 가서 직무를 할 계획이고, 바로 또 그날부터 개방을 한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제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좀 담담하게 이것을 봐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이후의 삶에 대해 "퇴임하면 제가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 그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특별히 무슨 은둔생활을 하겠다 그런 뜻은 전혀 아니다"며 "다만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특별히 주목을 끄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 그런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평범한 시민, 평범한 국민으로서 가고 싶은 데 가보고, 먹고 싶은 데 있으면 찾아가서 먹기도 하고, 여행도 다니고 여러 가지 그냥 보통 사람처럼 살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오며가며 또 자연스럽게 우리 국민들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 하루에 한 번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에 인사하곤 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저는 그렇게는 안 할 생각"이라며 "그냥 자연스럽게 우연히 만날 수는 있지만 특별히 일부러 그런 시간을 일정을 잡지는 않겠다"고 했다. 

덧붙여 "그밖에는 지금으로서는 아무런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며 "지금은 계획을 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고, 그래서 아무런 계획을 하지 말자는 것이 지금 저의 계획"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최근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서를 나눈 것과 관련해 "친서 부분은, 그냥 마지막까지 말하자면 다음 정부가 출범하는 그 순간까지 평화,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한반도의 대화 분위기, 이런 것이 계속되고 다음 정부로 이어지게끔 하기 위한 그런 차원의 노력으로 봐 주시기 바란다"면서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 간담회는 퇴임 전 문 대통령이 춘추관 기자들과 마주하는 마지막 자리였다. 애초 올해 신년 기자회견을 계획했으나 오미크론 확산으로 불발됐고, 이를 대체하는 성격으로 마련됐다. 출입 기자들과의 직접 소통은 지난해 5월 취임 4주년 기자회견 이후 1년 만이다. (관련 기사 : 문 대통령, 검찰수사권 재조정 여야 합의 "잘 된 것" http://omn.kr/1yjf9 )
 

태그:#문재인, #청와대, #녹지원, #출입기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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