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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신년인터뷰를 진행한 윤석열 대통령. 이 인터뷰는 지난 2022년 12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조선일보>와 신년인터뷰를 진행한 윤석열 대통령. 이 인터뷰는 지난 2022년 12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 조선일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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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일 "한미가 미국의 핵전력을 '공동 기획(Joint Planning)-공동 연습(Joint Exercise)' 개념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핵무기는 미국의 것이지만 정보 공유와 계획, 훈련을 한미가 공동으로 해야 한다. 미국도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조선일보> 신년 인터뷰에서 한·미의 '핵(核) 공동기획·운영'에 대해 "핵 공유 못지않은 실효적 방안"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과거의 '핵우산'이나 '확장 억제' 개념은 북한이 핵을 개발하기 전, 소련·중국에 대비하는 개념으로 미국이 알아서 다 해줄 테니 한국은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정도로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윤 대통령은 전날(1일) 신년기자회견 대신 신년사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이나 한반도 문제는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이태원 참사에 대한 부분도 없었다(관련 기사 : 북한·이태원 참사 없고... 윤 대통령 고집 드러낸 신년사 http://omn.kr/2271e ).

대신 취임 이후 국내 언론과의 단 한 차례도 인터뷰하지 않았던 윤 대통령은 첫 단독 인터뷰로 <조선일보>를 택했고, 이를 통해 정치와 남북관계, 경제와 부동산 문제, 노동과 연금과 교육 개혁, 외교 분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했다. 이 인터뷰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거부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정상회담은 국민도 식상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리고는 "우선 인도적인 대화부터 시작해서 양측이 어젠다에 대해 어느 정도 방향을 잡아놔야 정상이 만나 유익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헀다. 

최근 발생한 북한의 무인기 영공 침범에 대해서는 "군사적 가치보다는 민심을 교란해 우리의 국가 시스템 작동을 방해하기 위한 일종의 '소프트 테러'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에 대해서는 "경제적·문화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 많다"고 했으며, 일본에 대해서는 "강제징용 등 현안이 풀리면 한일 정상 간 셔틀 방문 등 정상화에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대선거구제 검토 필요… 지역별로 2∼4명 선출 고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국내 정치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대표성을 좀 더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모든 선거구를 중대선거구제로 하기보다는 지역 특성에 따라 한 선거구에서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행 소선거구제의 단점에 대해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대해 제기되는 정무적 책임론에 대해선 "정무적인 책임도 책임이 있어야 묻는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야당과 협치 방안에 대해 "경찰국 예산안을 받아주면 야당에서 원하는 지역상품권 예산을 많이 늘려주겠다고 했는데도, 끝까지 문제 삼았다"면서 "서로 생각이 너무 다르다. 대화가 참 어렵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일단 여야가 자주 대화하도록 하고 국회의장단과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야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전임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지금 수사는 이미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다 나온 이야기"라면서 "정치 보복성 수사라고 한다면 국민이 얼마나 매섭게 심판하겠나. 정치 보복이란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동훈에 '당대표 생각있냐' 했더니 그냥 웃더라"

전당대회를 앞둔 여당 내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권영세, 원희룡 장관의 당대표 출마설'에 대해 "당대표로 나가든 총선에 출마하든 간에 각자가 선택할 문제"라며 "이미 한 번씩 검증을 거쳤고 정치권에서도 유능한 분들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라며 유능한 인물이라고 소개했지만, '한동훈 차출설'에 대해서는 "당대표는(하기엔) 너무 이르잖은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과 업무 문제로 통화할 때 '당대표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 거냐'고 물었더니 그냥 웃더라"고 소개했다. 

또한 여당 내 '윤심' 논란에 대해 "선거 때는 무슨 윤핵관이라더니, 대통령이 되니까 윤심 이런다"며 "여의도 정치를 내가 얼마나 했다고 거기에 무슨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있고 윤심이 있겠나"라는 반문으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부동산 문제와 올해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을 전제하면서 "(부동산 연착륙을 위해) 수요 규제를 빠른 속도로 풀어서 낙하산을 매달아줘야 한다"면서 "새해에는 아주 속도감 있게 (대출, 세금 같은) 수요 규제를 풀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부산 엑스포 유치 전망에 대해 "우리든 사우디아라비아든 엑스포 유치를 양보하거나 흥정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건 국격에 관계되는 일"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똘똘 뭉쳐 유치전을 하고 있어 잘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중단된 출근길 문답에 대해 "협조 체제가 잘 안 돼서 많이 아쉽다"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을 강화하려고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김건희 여사 역할도 언급... "배우자 할 일 적지 않더라"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먼저 김 여사의 역할에 대해 "선거 때는 (당선되면) 영부인이 특별히 하는 일이 있겠나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일을 대통령이 다 못 한다. 처음엔 처한테 집에 있으면서 개인적 생활을 하고 내가 공무를 다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면서 "그런데 대통령이 못 오면 영부인이라도 좀 와달라는 곳이 많더라. 외교 관계에서도 정상 부인들이 하는 일들이 좀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처에게 드러나지 않게 겸손하게 잘하라고 했다"며 "저녁에 귀가해보면 그날 일정이 많아 고단해하면서 지쳐있는 경우도 있더라"고 소개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처와 처가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에는 "몇 년이 넘도록 제 처와 처가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뭐라도 잡아내기 위해 지휘권 배제라는 식의 망신까지 줘가면서 수사를 진행했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태그:#윤석열, #조선일보,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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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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