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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119>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조수진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119>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조수진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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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호로 선보이는 저희 민생119의 첫 번째 과제는 마실 물을 애타게 찾는 섬 지역에 생수 보내기 운동, 대국민 캠페인이다."
 

국민의힘이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며 첫 민생 대책으로 '물보내기 운동'을 꺼내들었다.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지역에 생수를 보내자는 게 캠페인의 골자이다.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쓰기 위한 물도 보내기로 했다. 비록 아이디어 차원의 제안일지라도, 그 구체성이 지나치게 떨어진다는 지적들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생대책특별위원회의 이름을 '민생 119'로 정하고, 3일 오전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를 가졌다. 민생 119는 조수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농어촌 민생분과 ▲지역경제·소상공인 민생분과 ▲부동산·금융 민생분과 ▲입법정책 민생분과 등 4개의 분과를 뒀다. 그리고 이날 첫 회의 결과를 알리는 보도자료에는 "제1호 추진과제: 물보내기 대국민 운동"이라고 적시됐다.

국민의힘 회의실에 등장한 '김혜자·백종원' 도시락

이날 민생 119 위원들은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며 오찬 겸 회의를 하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편의점을 실제 운영하는 점주인 곽대중(필명: 봉달호) 작가와 조율한 결과물이라는 게 민생 119 측의 설명이다.

특위 대변인을 맡게 된 장동혁 국회의원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오찬이 편의점 도시락인 것으로 안다"라며 "예전에는 편의점 도시락이라고 하면 열량도 높고, 당도도 높은, 그런 자극적은 음식들로 인식이 됐었는데 최근에는 균형 잡힌 영양으로 건강식을 선도하는 음식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래서 국민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꼽으면, 편의점에서만 판매하는 PB(Private Brand: 편의점 자체 상품) 음식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라며 "민생 119에서도 열량 높고 당도 높은 자극적인 음식과 같은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라, 민생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면서도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건강한 정책들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부연했다.

농어촌 민생분과장을 맡게 된 정희용 의원은 "저도 편의점 음식을 보니까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많이 먹었던 생각이 난다"라며 "바쁘기도 했고, 어려운 시절에는 돈이 없기도 했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그래서 급하게 끼니를 때우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국민들과 함께, 저도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우리 민생 119 특위 위원으로써 함께 열심히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민생 119는 사전 배포 보도자료를 통해 "편의점 도시락 오찬에선 전 세계적 경기침체에 따른 물가상승에 따른 사회현상, 자영업자들의 어려움, 국민부담 완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며 "물가상승 탓에 직장인, 학생 등 소비자들이 편의점 도시락을 찾고 있는 점, 각 편의점은 식품연구소를 만들고 호텔 셰프까지 동원해 연구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라고 알렸다.

실제로 이날 회의실에 등장한 도시락들은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까지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가성비' 도시락으로 준비됐다. 예컨대 GS25가 재출시한 '김혜자 도시락'과 CU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와 협업해 재출시한 '백종원 도시락' 등이 눈에 띄었다.

물보내기 운동은 조수진 아이디어... 구체적인 방안 묻자 "시간을 달라"

본격적인 점심 간담회에 앞서 조수진 의원은 기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금요일(3월 31일),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앞서 광주 전남 식수원을 방문했다"라며 "쩍쩍 갈라진 흙바닥을 보셨다. 지금 마실 물이 고갈될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비가 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비가 오기 전까지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희망하는 것이 생수라고 한다"라며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는 섬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마실 물을 애타게 찾는 분들에게 생수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이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도시락 간담회가 끝난 뒤에 해당 지방자치단체, 행정안전부, 당 사무처가 함께 실천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여러분께 발표 드리겠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간담회를 마치고 국회의사당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조 의원의 입에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나오지 못했다. 그는 "회의를 하면서 '물보내기 운동'이라고 명명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생각해서 물보내기 운동으로 써 주십사 요청드린다"라며 "여러 의견 들어보니 마실만한 물도 중요하고, 또 공업용수도 부족하고, 본격적 영농철을 맞았는데 농업용수도 많이 부족하다"라고 밝혔다.

"물보내기 대국민 운동으로 명명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지금 취합 중이기 때문에 나오는 대로 말씀드리겠다"라는 이야기였다.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이 쏟아졌지만, 이날 특위는 아이디어 차원 이상의 설명은 내놓지 못했다. "저희는 가장 작은 것, 가장 가려운 곳을 핀셋처럼 집어서 해결하는 곳"이라며 "지금 행정안전부에 물이 부족한 곳의 현황을 파악해달라고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그래서 (물 부족 지역의) 심각성은 오늘 오후에라도 당장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며 "어떻게 (물을)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겠다"라는 것.

그는 첫 과제로 물보내기 운동을 꺼내든 데 대해 "당 정책위원회나 당정협의회 없이도 저희가 대국민 캠페인을 벌일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정책위와의 공조나 당정협의 이런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쉽게 국민께 다가갈 수 있는 데 주안점을 두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어떤 물을 보낼지에 관한 질문에는 '지극히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아리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물보내기 운동과 관련한 질문이 계속됐으나, 조 의원은 "언론인 여러분의 관심이 뜨거운 것은 잘 알지만, 오늘 첫 회의를 했다"라며 "조금 시간을 주시라"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방안을 늦지 않게 논의해서 가시적인 성과물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다"라는 이야기였다.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는 그를 향해, 물보내기 운동이 누가 처음 제안한 아이디어인지 질문이 나왔다. 조 의원은 본인의 아이디어임을 기자들에게 밝혔다.  

태그:#국민의힘, #편의점도시락, #편도, #물보내기운동,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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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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