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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세사기 근절 및 피해지원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세사기 근절 및 피해지원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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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이 약자를 희생시킬 때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무엇을 했나?"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

집권여당과 정부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전세 사기 피해를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 탓으로 몰아갔다.

국민의힘은 20일 오전 전세사기 근절 및 피해지원 관련 당·정 협의회를 열었다. 피해자들이 연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태가 반복되자 당·정이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 지원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할 집권세력이 이전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모양새라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문재인 정권, '빌라왕' 사기꾼 기생 환경 만들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에 묻겠다"라며 "민주당은 지난 문재인 정권 시절 임대차 3법을 강행 처리하면서 집값과 전세값 폭등의 원인을 제공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파적 정책 강행에만 급급해서 정책의 부작용은 무시하고, 등록 민간임대사업도 축소하고, 양질의 임대주택공급자도 사라지고, 빌라왕 같은 사기꾼들이 기생하는 환경을 만들었다"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이런 사기꾼이 약자를 희생시킬 때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무엇을 했나?"라며 "정책 실패에 먼저 사죄하기는커녕 현재와 미래를 모두 빼앗긴 국민을 상대로 무책임한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과정에서 시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은 대폭 축소하고, 공공개발이라는 취지는 훼손하면서, 서민 주거 복지는 희생시키고, 대장동 일당에 이익을 몰아준 장본인"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런 이재명 대표가 본인과 송영길 전 대표의 범죄 의혹을 방탄하고 선동하는 데 앞장서는 것인가?"이라며, 제1야당의 비판을 "돈 봉투 위기 탈출 방탄 대책"으로 규정했다.

특히 "민주당이 주장하는 공공매입특별법, 피해자 보상이 최우선이 아니라 다른 선채권자가 최우선 보장되고, 국가재정에도 막대한 부담을 준다는 사실을 정녕 모르나?"라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피해자를 위한 것도 아닌데, 무책임한 선동을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라며 야권의 대안을 분명하게 반대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세사기 근절 및 피해지원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세사기 근절 및 피해지원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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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지난 정부 5년 동안 특히, 이 집값이 두 배 이상 폭등을 하다보니까, 청년들과 주거약자인 서민들이 빌라나 나홀로 아파트, 오피스텔, 이렇게 주거 난민 형태를 보이면서 정말 위기에 몰렸다"라고 지적했다.

원희룡 장관은 "집값 폭등기에 일방적인 임대차법의 개정으로 임대차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지금과 같은 전세사기 피해의 원인이 뿌려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거기다가, 무제한 전세금 대출이라는 선심 정책까지 되다보니까, 처지가 어려운 서민들은 그것도 고마운 줄 알고, 폭등한 전세값을 제대로 된 가격 정보도 없이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그게 결국은 빌라왕·건축왕 이런 무자본 갭 투자 사기꾼이 쳐놓은 함정인 줄 모르고, 거기에 들어갔던 피해자들이 4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하면서 새 정부 하에서 피해가 터지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이 역시, 지금의 전세 사기 대란의 원인으로 전임 정부를 지목한 셈이다.

"인천의 건축왕을 비호했던 특정 정당의 거물 정치인"
 

한편, 이날 원 장관은 "지금 정부는 이전 정부에 원인이 제공되고 또 거기에 인천의 건축왕을 비호했던 특정 정당의 거물 정치인들을 탓할 여력이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현 정부가 책임을 지고 피해자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전세 사기 가해자의 배후에 민주당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굳이 언급하면서 상기시킨 셈이다.

이같은 주장은 앞서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공개석상에서 언급하면서 촉발됐다(관련 기사 : 국힘 "전세 사기 범죄 배후에 민주당 유력 정치인 있다" https://omn.kr/23kql). 민주당은 이를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면서 "지칭한 유력정치인이 누구인지 당장 밝혀라"라고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은 아직까지 해당 정치인이 누구인지 특정하지 않은 채 의혹 제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도 "많은 제보가 있다"라며 "그 제보라는 것이 과거의 '청담동 술자리 괴담'처럼 괴담이 아니라 그런 제보에 부합하는 상당한 정황들이 발견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정황 중 하나로 "위조되고 조작된 서류로 (가해자가) 특혜 사업자로 지정을 받았다"라며 "이건 거대한 힘이 없으면 안 되는 일인데, 그런 특정인이 작용을 했다고 했는데, 실제 확인을 해보니까 그런 일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어떻게 장기간 동안 수많은 피해자들에게 이런 사기행각을 하면서도 이게 수사망을 법망을 피해가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겠는가?"라며 "합리적 문제의식"이라는 물음표였다.

그는 "빌라왕 사기범이 빌라 사기만 친 게 아니고, 인천만 아니라 다른 여타 지역에서 그런 행각을 했다"라며 "전세 사기는 아니지만 대장동과 같은 개발이익을 쟁취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개발 특혜"를 "쟁취한 배후"에 압력을 행사한 민주당 정치인이 있다는 맥락이었다.

다만, 진행자의 계속된 질문에도 이철규 사무총장은 "제가 특정인 누구라고 말을 하면, 다른 제3자의 발언으로 해서 한 사람의 명예가 걸려있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지는 않는다, 이름을"이라며 해당 정치인이 누군지 밝히기를 거부했다.

태그:#국민의힘, #전세사기, #빌라왕, #건축왕, #당정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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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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