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부산영화제 결산 기자회견 모습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BIFF) 결산 기자회견에 참가한 허문영 집행위원장과 이용관 이사장 ⓒ BIFF

 
인사 논란 사태를 겪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쇄신책을 내놨다. 
 
20명으로 꾸려져 있는 BIFF 이사회는 지난 24일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서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즉시 복귀 요청,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자진 사퇴 권고 등을 결정했다. 2시간이 넘게 진행된 회의 결과는 남송우 이사가 대표로 내용을 공개했다.
 
남 이사는 "대승적 차원에서 조 위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 줄 것을 이사회에서 권고했고, 영화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 집행위원장의 조건 없는 복귀를 촉구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영화제가 불과 넉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집행위원장의 역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용관 BIFF 이사장의 사퇴는 영화제 다음인 올해 연말로 미뤄졌다. 이 이사장은 영화제를 제대로 마무리하면 바로 물러나기로 했다. 남 이사는 부산 시민의 자산인 영화제를 제대로 치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이사들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남 이사는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비전과 발전방향 설정, 누적된 문제 점검, 새 이사장 선임 등 BIFF 쇄신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혁신위는 영화제 안팎의 중립적 인사들로 구성하되, 다음 이사회에서 이를 논의할 방침이다.
 
영화쪽 인사들은 이번 결정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중요한 건 조 위원장의 즉각 사퇴라고 봤다. 이사회 하루 전 사태 수습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던 부산영화문화네트워크·부산영화평론가협회·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 관계자는 2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잡혔지만, 당장 이사회 권고를 받아들여 조 위원장이 빠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리고 집행부가 이사회의 결론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관련한 입장문을 마련해 곧 언론에 공개하겠다"라고 말했다. 세 단체는 BIFF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연대회의를 준비해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조직운영 전반을 돌아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이석 동의대 영화학과 교수는 "이사회가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영화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려고 한 건 의미있게 본다"라면서도 "허 위원장이 복귀해 영화제 정상적 개최 방안을 내는 게 우선이고, 앞으로 (혁신위를 통해) 방향성, 인적 구성 등 전면적인 재검토, 혁신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올해 10월 4일 열리는 28번째 영화제를 앞두고 BIFF는 갑작스럽게 조직 전환으로 내홍에 빠졌다. 이용관 이사장이 지난 9일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임명하자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이틀 뒤 사의를 표명하면서다. 결국 15일 이 이사장이 기자회견을 자처해 "이 사태를 정리하고 빠르게 물러나겠다"라고 수습책을 밝혔지만, 영화계 안팎에서 우려와 비판이 이어졌다.
 
부산국제영화제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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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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