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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관련 정부 일일브리핑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조정실 박구연 국무1차장, 박성훈 해수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관련 정부 일일브리핑이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조정실 박구연 국무1차장, 박성훈 해수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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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IAEA(국제원자력기구) 보고서에 동의하게 되면 수산물 수입 금지 논리가 국제사회에서 설 땅을 잃는다."

국제통상법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5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가 한국 정부의 진정한 의사라면 오는 7~9일 방한하는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게 '보고서에 동의할 수 없다'고 이야기해야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원내대책단의 부단장을 맡고 있는 송 변호사는 "내용에 대한 설명 없이 국민의 염려를 억압하는 정부의 태도는 대단히 비과학적"이라며 IAEA 보고서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한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송 변호사는 오염수 방류를 둘러싼 근본적인 불확실성(핵종 조성, 어류 농축계수)이 보고서에 빠져 있음을 지적하며 "방사성 물질이 바다와 해양 생물에 장기간 농축되고 축적될 위험이 있음에도 지나치게 결과를 속단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근본적인 모순점"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4일 IAEA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로 지하수와 빗물이 원전에 유입돼 오염수가 대량 발생한 이후,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오염수를 희석해 방사성 물질을 걸러내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보고서는 이러한 일본의 주장의 연장선상이라는 평가다.

송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참 기이한 정부... 국민 염려 억압"
 
송기호 변호사. (자료사진)
 송기호 변호사. (자료사진)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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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이 방사선상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보고서의 주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오염수 방류 주체인 '도쿄전력(TEPCO) 모델'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보고서는 원전 폐로, 원전 사고 통제와 같은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 방사능물질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상황을 지적하기보다는 사업 시행자인 도쿄전력의 ALPS 처리 모델을 검증하는 데 그쳤다. 당장 더 시급한 문제는 후쿠시마 핵연료봉에 직접 노출된 오염수라는 불확실성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 이를 통해 세계 각국이 염려하는 해양자원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다."

- IAEA 보고서의 모순이나 문제점으로 또 어떤 것이 있나.

"보고서를 보면 IAEA는 핵종 조성과 어류 농축계수, 이 두 가지 불확실성이 구체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이것은 도쿄전력에서도 인정한 내용이다. 핵연료봉에 노출된 오염수에 어떤 핵종이 있는지, 방사능이 어류에 얼마나 높게 축적되는지 정확한 정보를 주지 못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이 바다와 해양 생물에 장기간 농축되고 축적될 위험성이 있음에도 지나치게 결과를 속단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근본적인 모순점이다."

- 한국 정부는 IAEA 보고서의 결론에 동의할 확률이 높아 보이는데.

"정부의 태도가 참 기이하다. 보고서를 보면 일본인 평균 1일 어류 섭취량을 초과해도 괜찮다는 내용이 있다(73페이지, 성인은 190g, 유아는 97g, 영아는 39g의 후쿠시마 수산을 섭취해도 안전하다고 조사됐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다고 한다. 우리 정부가 보고서에 동의할 거라면 그 내용을 국민에게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국민의 염려를 '괴담'이라며 억압하고 불확실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대단히 비과학적이다."

-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철폐하라는 일본의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국제법적으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나.

"국제법적 대응의 첫 출발점은 한국 정부가 보고서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국제기구가 방사능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다룬 최초의 일이다. 한국이 여기에 동의하게 되면, '후쿠시마 바다에 방사능 위험이 있기 때문에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다'는 논리가 국제사회에서 설 땅을 잃는다. 수산물 수입 금지를 계속하려면 과학적 근거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독자적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것은 한국이 일본에 요구할 수 있는 국제법적 권한이다."

- 오염수 방류가 이뤄지기 전까지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보고서 내용을 국민에게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140페이지에 이르는 보고서가 대한민국을 결정하는 터무니없는 사태가 지속되면 안 된다.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가 한국 정부의 진정한 의사라면, 오는 7~9일 방한하는 그로시 사무총장에게도 '보고서에 동의할 수 없다'고 이야기해야 한다."
 

태그:#송기호, #IAEA, #종합보고서, #오염수,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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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하게 보고 듣고 쓰겠습니다. 오마이뉴스 복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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