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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방과후 돌봄·교육 프로그램인 '늘봄학교' 참관을 위해 3일 경기도 수원초등학교를 방문,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강사로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는 간이야구 프로그램을 지켜보던 중 티볼을 시타하고 있다. 왼쪽 양복 입은 이가 허구연 KBO 총재다.
▲ 티볼 시타 나선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방과후 돌봄·교육 프로그램인 '늘봄학교' 참관을 위해 3일 경기도 수원초등학교를 방문,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강사로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는 간이야구 프로그램을 지켜보던 중 티볼을 시타하고 있다. 왼쪽 양복 입은 이가 허구연 KBO 총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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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관했다고 한 초등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실제로는 늘봄학교에서 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 아닌 정규 수업으로 확인됐다. 또 참여 학생도 늘봄학교를 신청한 학생들이 아닌 특정 한 개 학급의 전체 학생들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홍보를 위해 보여주기 식 행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통령은 "정규 교과과정 벗어난 늘봄학교" 칭찬했지만...

대통령실은 지난 3일 보도자료에서 "윤 대통령은 오늘(7.3 월) 오후 수원초등학교를 방문하여 국정과제로 올해부터 시범운영 중인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참관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티볼 등 수업을 참관한 윤 대통령은 이후 간담회에서 "정규 교과과정을 또 벗어나서 아이들 돌봄을 하는 이런 늘봄학교에서 다양한 분야를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언론들도 "윤 대통령이 방과 후 돌봄·교육 프로그램인 '늘봄학교' 참관을 위해 수원초등학교를 방문해 티볼교실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5일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이날 티볼 수업은 돌봄학교 과정이 아닌 정규 교과과정에 따른 수업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늘봄학교 학생 신청자를 따로 받은 것이 아닌 이 학교 5학년 특정 반인 ◯반 2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정규 체육수업이었던 것. 

또 해당 티볼 수업은 대통령 방문 6일을 앞둔 지난 6월 28일에서야 날짜를 확정, 대통령 방문에 맞춰 급히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원초 교감은 <오마이뉴스>에 "티볼을 기왕에 하는 것이면 (외부인사 방문일과) 날짜를 맞추면 좋겠다고 해서 조율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올해 1월에 발표한 '늘봄학교 추진방안'에서 '늘봄학교 개념'에 대해 "희망하는 초등학생에게 정규수업 전후로 제공하는 양질의 교육‧돌봄 통합 서비스"라고 밝혔다. 또 기존에 해오던 방과후프로그램과 돌봄을 통합해 '늘봄학교'라고 이름 지은 것이다. 때문에 정규 교과과정이나 정규수업은 늘봄학교 과정이 아니다.

수원초 교감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그날 티볼수업은 (늘봄학교가 아닌) 실제로 정식 (교과과정인) 체육수업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교감은 "지난 5월에 (경기도교육청이) '늘봄학교 대상 찾아가는 티볼교실'을 신청 받았는데, 그 때 우리학교는 정규수업시간으로 '5학년 학생 참여' 형식으로 신청했다"면서 "당일 티볼 수업의 경우 티볼 수업을 희망하는 학생이 신청한 것이 아니라 정규수업시간이었기 때문에 5학년 한 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티볼교실은 경기도교육청이 신청학교를 제한하기 위한 이유 등으로 늘봄학교 운영 초등학교에 국한해 신청을 받은 것일 뿐, 수원초는 실제로 늘봄학교가 아닌 정규 수업으로 이 프로그램을 신청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학교 늘봄학교인 '2023 1학기 방과후학교 운영기본계획서' 문서에는 티볼 수업이 들어 있지 않았다.

티볼 수업에 자신의 반 학생들 전체를 참여시킨 이 학교 5학년 ◯반 담임교사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티볼이 방과후학교 정식 프로그램이냐'는 물음에 "아니다. 첫 수업이었다"고 말했다.

허구연 KBO 총재까지... 초호화 강사 4명 티볼 수업
 
윤석열 대통령이 방과후 돌봄·교육 프로그램인 '늘봄학교' 참관을 위해 3일 경기도 수원초등학교를 방문,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강사로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는 간이야구 프로그램을 지켜보고 있다. 2023.7.3
▲ 티볼 치는 초등학생 지켜보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방과후 돌봄·교육 프로그램인 '늘봄학교' 참관을 위해 3일 경기도 수원초등학교를 방문, 전직 프로야구 선수들이 강사로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는 간이야구 프로그램을 지켜보고 있다. 202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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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수원초 티볼 수업은 이례적으로 장종훈 한국야구위(KBO) 총재특보, 양상문 KBO 총재특보, 조계현 KBO 전력강화 위원장, 류지현 국가대표 등 초호화 강사 4명이 이 학교 5학년 ◯반 학생 20여 명을 2개조로 나누어 가르쳤다.

이날 허구연 KBO 총재는 윤 대통령을 따라 다녔다. 윤 대통령은 서울 충암고 재학시절부터 야구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티볼 수업은 KBO가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이미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학교마다 한 차례 티볼 수업을 진행하고, 관련 물품을 기부하는 행사다. 이에 따라 수원초의 경우도 이날 티볼 수업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 한 차례 진행된 것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올해 2학기 티볼 방과후학교에 대한 학부모 의견조사를 거쳐 찬성이 많을 경우 티볼 방과후학교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그:#돌봄학교, #티볼, #윤석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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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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