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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 시도교육청이 일선 고교에 보낸 공문.
 6일 한 시도교육청이 일선 고교에 보낸 공문.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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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고교에 "기말고사 중 일본 오염수 관련 시험 문제 원문을 제출하라"는 내용을 담은 요구자료를 시도교육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계에서는 "여당 의원이 학교 시험지 검열까지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오마이뉴스>는 하 의원실이 시도교육청을 통해 고교에 요구한 의원 요구자료 문서를 입수해 살펴봤다.

하 의원실은 이 문서에서 '고교 기말고사 중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내용 포함 현황'을 조사한다면서 일선 고교에 ▲기말고사 문항 중 일본 오염수 관련 문제 포함 여부 ▲문제가 포함되었다면 시험문항 원문 제출을 요구했다. 제출 마감일자는 오는 10일까지다.

이같은 문서를 받은 한 시도교육청은 이날 이 지역 전체 고교에 보낸 공문에서 "하태경 의원실로부터 자료 요구가 있으니 해당 학교는 자료를 7일 12:00까지 공문 회신하라"고 지시했다. 비슷한 내용의 공문은 다른 시도교육청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형민 전교조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에 "하 의원의 자료 요구는 교사평가자율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교사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라면서 "교사 평가문항 감시는 정치적 의도가 의심스러운 행위이며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교육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학교 도서관의 책을 검열하더니, 이번엔 같은 당 의원이 기말고사 시험지까지 검열하려고 나서고 있다"고 짚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6월 27일자 기사 <[단독] 고교에 '박원순' '손석희' '세월호' 책 보유 현황 제출 요구>(https://omn.kr/24jz6) 등에서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고교와 대학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손석희 언론인, 문재인 전 대통령, 윤석열 현 대통령, 세월호 참사 등과 관련된 도서 보유 여부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서 교사 등은 '이해할 수 없는 정치 검열성 조사'라고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교육과정에 갈등 조정 포함, 여당 의원 자료요구 시대역행"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위' 제2차 회의에서 하태경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위' 제2차 회의에서 하태경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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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도 <오마이뉴스>에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공동체의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 역량 및 갈등을 조정하는 의사소통 역량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고교의 경우 새로운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교육목표의 하나로 설정되어 있다"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향후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관련 내용 시험 문제 출제가) 교육과정에 제시된 교육목표에 어긋나지 않는데도 여당 의원이 관련 자료를 요구한 것은 시대 역행"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하태경 의원실의 견해를 듣기 위해 담당자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도 남겼지만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태그:#하태경, #시험지 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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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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