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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천교 제방이 비로 깊게 파혀 있는 모습.(이종은 기자)
 미호천교 제방이 비로 깊게 파혀 있는 모습.(이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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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는 오랜 기간 계속된 공사와 안일한 대처가 원인입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습니다. 큰 비가 온다고 했으면 일단 임시 둑을 톤백(마대자루)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허술하게 20kg로 짜리 모래를 쌓아 놓았으니... 모래가 어떻게 수압을 견딜 수가 있겠습니까?"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복지회관에서 만난 오송 지역 이재민들은 궁평2지하차도 참사는 공통적으로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라고 성토했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음에도, 안일한 대처가 불러온 참사라는 것이다. 특히 미호천교 공사 현장의 임시 제방이 부실한 게 문제였다는 지역 주민들의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번 오송 참사는 미호천로 재가설 공사 현장 옆 둑이 15일 새벽 집중호우로 유싱되면서 하천의 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오며 발생했다.

오송 주민 김기훈씨는 "이미 큰 비가 예보된 상황에서 둑이 터지기 직전 포크레인 1대가 임시 둑을 쌓고 있었다. 모래가 무슨 힘이 있나"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둑이 터지기 직전 주민이 직접 촬영한 영상에는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포크레인 한 대가 주변의 흙을 긁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또 다른 주민 A씨는 오랜 기간 지속되는 공사를 지적했다. A씨는 "공사를 벌써 6년, 7년째 하고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공사를 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공사가 진작 끝났다면 사고가 안 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호천교 확장 공사는 수해를 방지하기 위해 강폭을 넓히는 공사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관리책임을 맡고 있다. 당초 계획은 지난해 1월 완공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공사현장 출입을 편하게 하기 위해 제방을 평평하게 만들었다. 큰 비를 앞두고 임시제방을 쌓았는데 문제는 임시 제방이 기존 제방보다 낮았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17일 기자가 미호천 제방을 찾았을 때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복구된 상태였지만 가장자리 부분은 지난 15~16일 비로 깊게 파인 흔적을 볼 수 있었다.

행복청은 <연합뉴스>에 "(문제가 된 부분의) 기존 제방을 두고는 다리 재가설 공사를 할 수 없어 제방을 일시 허물었다가 장마철을 앞두고 임시제방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작년에도 이런 방식으로 공사했고, 임시제방은 미호강의 계획 홍수위에 맞춰 조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제방도 (물이 새지 않도록 하는) 천막을 깔고, 흙을 올려 견실하게 만들었다"며 "이번에 홍수 수준을 넘을 정도로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는 천재지변으로 제방이 유실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임시 제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공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김기훈씨
 주민 김기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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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둑과 기존 제방의 높이 차이.
 임시둑과 기존 제방의 높이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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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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